장정석 감독이 요코하마와 연습경기를 앞두고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장정석 감독이 요코하마와 연습경기를 앞두고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
젊은 선수들이 지닌 잠재력을 발견한 경기였다. 투수들은 일본 프로야구 1군급 타자들을 상대로 호투했고, 야수들은 집중력 있는 수비로 전날 경기의 아쉬움을 만회했다. 공격에서도 '탑 유망주' 투수를 상대로 막판 추격전을 펼치며 살아나는 타격감을 확인했다.
넥센 히어로즈는 2월 25일 일본 오키나와 기노완 구장에서 일본 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즈와 연습 경기를 치렀다. 23일 주니치 드래곤스 1군, 24일 주니치 2군과 경기에 이은 사흘 연속 실전이었다.
이틀 동안 실전을 치른 덕분인지 넥센 선수단은 전날 경기보다 한결 가벼운 움직임을 보였고, 안정감 있는 경기를 펼쳤다. 특히 지난 경기에서 부진했던 투수들도 이날 경기에선 나란히 호투를 선보였다. 경기를 거듭하면서 점차 살아나는 넥센의 경기 감각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백전노장 투수, 차세대 에이스 기용한 요코하마

25일 기노완 구장에서 열린 넥센-요코하마 연습경기(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25일 기노완 구장에서 열린 넥센-요코하마 연습경기(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넥센은 이날 선발투수 최원태-1번 좌익수 고종욱-2번 중견수 임병욱-3번 지명타자 김태완-4번 1루수 윤석민-5번 우익수 대니돈-6번 3루수 김민성-7번 유격수 김웅빈-8번 포수 김재현-9번 2루수 김혜성의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다. 이적생 김태완을 선발 3번 지명타자에, 김웅빈을 유격수에 배치한 점이 눈에 띄었다.
한편 요코하마는 선발투수 구보 야스모토-1번 2루수 이기가와-2번 유격수 야마자키-3번 포수 아미야-4번 우익수 호소가와-5번 지명타자 고토-6번 중견수 아라나미-7번 좌익수 시라네-8번 1루수 휴마-9번 포수 가메이를 기용했다.

경기전 수비 훈련을 지켜보는 심재학 수석코치(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경기전 수비 훈련을 지켜보는 심재학 수석코치(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특히 눈여겨볼 대목은 이날 요코하마가 기용한 투수들이다. 선발 구보는 통산 300경기에서 93승 평균자책 3.66을 기록 중인 백전노장 투수다. 명성 그대로 노련한 피칭을 선보이며 3이닝 동안 넥센 타선을 1피안타 무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요코하마 타선은 2회 넥센 김윤환을 상대로 2루타 2개와 단타 2개를 묶어 3득점, 3-0으로 앞서 나갔다.
4회부터는 유망주 투수들이 마운드에 올랐다. 4회 등판한 교야마 마사야는 요코하마가 2016 신인 드래프트에서 4번째로 지명한 신인급 투수. 기대대로 교야마는 1이닝을 안타 없이 무실점으로 막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요코하마 차세대 에이스 구마바라 겐타가 강속구를 던지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요코하마 차세대 에이스 구마바라 겐타가 강속구를 던지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5회에는 팀 내 최고 투수 기대주인 구마바라 겐타가 마운드에 올랐다. 2015 신인 드래프트 2위로 입단한 구마바라는 최고 152km/h에 달하는 빠른 볼이 주무기인 투수. 일본 대학야구 정상급 에이스로 활약했고, 21세 이하 야구 월드컵에도 일본 대표로 출전한 바 있다.
데뷔 시즌인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18경기 29이닝 평균자책 4.97을 기록했다. 올 시즌엔 1군 주력 투수로 활약이 기대되는 유망주다.
빠른 템포의 독특한 투구폼에서 나오는 구마바라의 강속구를 만난 넥센 타자들은 처음에는 다소 고전했다. 5회부터 7회까지 10타자가 나서서 몸 맞는 볼 하나를 얻는 데 그쳤다. 세 명의 타자가 삼진으로 물러났고, 인플레이 타구도 모두 내야에 머물렀다. 그만큼 구마바라의 구위가 위력적이었다.
경기 후반 추격전 펼친 넥센, 젊은 투수들 호투도 긍정적

이틀 연속 호투한 넥센 김홍빈(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이틀 연속 호투한 넥센 김홍빈(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0의 행진을 이어가던 넥센은 8회 초 공격에서 오랜만의 득점에 성공했다. 전날 주니치(2군)전부터 시작된 16이닝 연속 무득점 행진에 종지부를 찍었다. 선두 김민성의 깨끗한 중전안타를 시작으로 김웅빈이 유격수 쪽 내야안타로 찬스를 이었고, 1사 후 대타로 나온 박동원이 초구 우전 안타를 때려 이날의 첫 타점을 기록했다.
8회 말 다시 1점을 내준 넥센은 9회 초 공격에서 재차 추격에 나섰다. 1사 후 김규민이 우전안타를 때려내며 포문을 열었다. 연습경기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이다. 이어 2아웃 2루에서 이정후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때려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비록 후속 김웅빈의 삼진으로 그대로 요코하마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긴 했지만(4-2), 요코하마 차세대 에이스 투수를 상대로 점수를 뽑아내며 끈질긴 공격을 펼친 점은 긍정적이다.

이틀 전 1이닝 3실점 악몽에서 탈출한 박주현(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이틀 전 1이닝 3실점 악몽에서 탈출한 박주현(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또 이날 등판한 젊은 투수들이 첫 등판 때보다 훨씬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인 것도 넥센이 얻은 수확이다. 선발 최원태(1이닝 2피안타 무실점)를 비롯해 유재훈(1이닝 무안타 무실점), 박정준(1이닝 1피안타 무실점), 박주현(1이닝 1피안타 무실점), 김홍빈(1이닝 2볼넷 무실점)이 나란히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이 가운데 최원태, 박정준, 박주현은 23일 주니치전에서 많은 안타와 실점을 허용했던 투수들이다. 또 유재훈은 23일 경기 2이닝 무실점에 이은 2경기 연속 무실점을, 김홍빈도 전날 1이닝 무실점에 이어 이틀 연속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장정석 감독은 “투수들에게 피해 가지 말고 공격적으로 승부하라 했는데 대부분 잘 따라줬다. 0-2에서 삼구삼진을 잡는 장면도 나왔다”며 투수진의 공격적 피칭을 칭찬했다.

유격수로 출전한 김웅빈(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유격수로 출전한 김웅빈(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무엇보다 전날 주니치전 0-11로 패하는 빌미가 된 수비 미스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는 점도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장 감독은 “경기 전 선수들에게 오늘 경기에선 수비 때 집중력을 갖자, 수비 조직력에 중점을 두자고 주문했는데 생각한 대로 잘 해줬다”고 밝혔다.
장 감독의 말대로 이날 넥센 야수진은 실수 없이 착실하고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선발 유격수로 나선 김웅빈은 7회 말 무사 1, 2루 위기에서 중전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 병살타로 연결하는 호수비를 해냈다. 외야수들도 안타가 될 수 있는 타구를 잘 처리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나왔고, 내야수들도 주자 있는 상황에서 침착한 판단력을 선보였다.

연습경기 3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한 김규민(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연습경기 3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기록한 김규민(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사흘 연속 연습경기를 통해 경기력을 끌어 올린 넥센은 26일 하루 휴식일을 갖는다. 이후 27일에 히로시마 도요카프와 연습경기를 치른 뒤, 28일 KIA 타이거즈전을 시작으로 KBO리그 구단들과 차례로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스프링캠프 기간을 맞아 MBC SPORTS+와 엠스플뉴스는 [엠스플 in 캠프]란 이름으로 미국 애리조나, 투산, 플로리다와 호주 그리고 일본 오키나와, 미야자키 등 캠프 전역을 현장 취재합니다. [엠스플 in 캠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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