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는 희망찬 기간이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스프링캠프는 희망찬 기간이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애리조나, 오키나와, 미야자키, 호주]
스프링캠프는 다가오는 새 시즌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키우는 기간이다. 이 기간에는 모든 팀이 우승과 가을야구를 자신한다. 신인들이 쑥쑥 자라고 있다고,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이 하나같이 최상이라고 마음껏 자랑하는 기간이기도 하다. 지난 시즌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고, 대안을 찾는 것도 캠프 기간의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어느덧 막바지로 접어든 스프링캠프, 각 구단의 지난 시즌 아픈 손가락은 과연 어느 정도 아물었을까. 엠스플뉴스가 하나하나 짚어봤다.
두산 베어스 - 불펜

두산 5선발, 혹은 좌완 불펜 유력 후보 함덕주(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두산 5선발, 혹은 좌완 불펜 유력 후보 함덕주(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팀, 최강 두산의 유일한 약점이 불펜이다. 윤명준의 입대와 이용찬의 팔꿈치 뼛조각 수술로 올해도 여전히 고민거리인 게 현실. 물론 선발투수 4명이 지난 시즌처럼만 해준다면 올 시즌도 불펜 약점이 크게 부각되는 일은 없을지 모른다. 하지만 야구에선 언제 어떻게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법이다.
일차적으로는 김승회, 홍상삼, 김강률 등 익숙한 이름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어봐야 한다. 여기에 새로 입단한 신인 투수들의 성장도 두산이 기대하는 부분. 제물포고 출신 사이드암 박치국, 대졸 우완투수 김명신이 캠프에서 잇단 호투로 주목을 받고 있다. 5선발 경쟁 후보 함덕주도 상황에 따라선 불펜에서 지난해 진야곱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다.
NC 다이노스 - 좌완투수

어쩌다 마주친 NC 좌완 기대주, 구창모(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어쩌다 마주친 NC 좌완 기대주, 구창모(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NC는 2016시즌 리그에서 가장 적은 좌완투수를 기용하고(115경기), 좌투수 대체선수대비기여승수(WAR)도 가장 적었던(1.7승) 팀이다. 물론 못 던지는 좌투수보다는 잘 던지는 우투수를 기용하는 편이 훨씬 나은 게 사실. 하지만 확실한 좌완투수를 보유하고 있다면, 상대의 라인업 구성을 흔들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불펜에선 여전히 임정호와 민태호(민성기)의 활약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 탈삼진 능력이 뛰어난 임정호가 2015시즌만큼만 해줘도 좌완 스페셜리스트 고민을 덜 수 있다. 영건 구창모의 보직도 눈길을 끈다. 구창모는 장현식과 5선발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다. 장현식이 벌써 148km/h 강속구를 뿌리며 앞서가고 있지만, 구창모의 잠재력도 만만찮다.
만약 구창모가 5선발 경쟁에서 승리하면, NC는 창단 첫해 아담 윌크 이후 오랜만에 든든한 좌완 선발을 얻는다. 설령 구창모가 불펜으로 가더라도, 우타자 상대 능력을 갖춘 좌완이라는 점에서 활용도가 크다.
넥센 히어로즈 - 백업과 대타

넥센 내야의 미래(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넥센 내야의 미래(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지난 두 시즌, 넥센은 백업 멤버였던 선수들이 대거 주전 선수로 올라섰다. 그 과정에서 자연히 백업 선수층이 약해지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장기 레이스를 치르려면 강한 백업 선수진을 갖추는 건 필수다. 장정석 감독도 올해 캠프에서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며 백업으로 기용 가능성을 점검하고 있다.
내야에선 장시윤, 김웅빈 등 1군 경험이 있는 선수들에 이정후, 김혜성 등 신인까지 내야 전 포지션에서 경기력을 테스트하는 중이다. 외야에서도 김규민, 허정협 등이 테스트 대상이다. 김규민은 연습경기에서 연일 안타 행진으로 칭찬을 들었고, 허정협은 KIA와 연습경기에서 홈런을 때려냈다. 여기에 1루수 김태완과 타이완 2군 캠프에서 훈련 중인 김지수도 있다. 넥센의 백업진이 지난해보다 훨씬 풍성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LG 트윈스 - 득점 생산력

LG에서 장타를 기대할 수 있는 타자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LG에서 장타를 기대할 수 있는 타자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야구는 주자를 한 베이스 더 보내서 홈으로 불러들이면 점수가 나는 스포츠다. 홈런을 비롯한 장타, 다음 베이스를 훔치는 도루는 득점 생산력을 높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러나 LG는 지난 시즌 두 자릿수 홈런 타자가 3명으로 리그에서 가장 적었던 팀이다. 기동력도 그다지 뛰어나지 않았다. 좋은 투수력을 갖추고 있지만, 투수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건 이미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증명된 사실이다.
잠실구장 때문이라 하지만, 이웃 두산 베어스의 장타력을 보면 꼭 구장 탓을 할 일도 아니다. LG의 한 코치는 “우리 선수 구성으로 볼 때 많은 홈런을 기대하기는 한계가 있다”며 “장타보다는 넓은 외야를 활용한 중거리포, 볼넷과 출루에 집중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밝혔다.
1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할 서상우, 양석환과 채은성은 충분히 장타를 때릴 수 있는 선수들이다. 양상문 감독은 올해 팀 공격력에 대해 “지난해 경험을 쌓은 젊은 타자들의 성장에 기대한다”는 시각을 보였다.
KIA 타이거즈 - 4선발

방학 숙제를 잘 해온 홍건희(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방학 숙제를 잘해온 홍건희(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KIA는 헥터 노에시-양현종-팻 딘으로 이어지는 좋은 3선발 체제를 갖췄다. 하지만 ‘판타스틱 4’나 ‘어메이징 4’와 대결하려면 나머지 한 자리의 주인을 찾아야 한다. 지난 시즌 KIA는 4선발과 5선발이 확실치 않았다. 많은 투수가 돌아가며 등판해 ‘아무공 대잔치’를 벌였다. 10경기 이상 등판한 선발이 헥터-양현종-지크 스프루일 셋밖에 없었다.
올해는 다를까. 후보는 많다. 부상에서 돌아온 김진우와 베테랑 고효준, 상무에서 전역한 사이드암 임기영, 그리고 지난해 선발 기회를 받았던 김윤동과 홍건희가 후보다. 하나같이 구위만 놓고 보면 누구에도 뒤지지 않는 투수들이다. 특히 젊은 투수들이 그간 경험을 바탕으로 한 뼘 성장한다면, KIA는 지난 시즌보다 훨씬 탄탄한 하위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을 전망이다.
SK 와이번스 - 세밀함

미국야구도 일본야구도 아닌 힐만야구(사진=엠스플뉴스 박은별 기자).
미국야구도 일본야구도 아닌 힐만야구(사진=엠스플뉴스 박은별 기자).

지난 시즌 팀 홈런 2위(182개)를 기록한 거포 군단 SK. 하지만 팀 득점은 753점으로 9위에 그쳤다. 한 방에만 의존한 공격으로, 정작 중요한 상황에서는 결정타를 날리지 못했다. 기동력도 도루성공률 최하위(59.7%)로, 뛰지 않느니만 못한 결과만 낳았다. 선수 구성, 벤치 성향, 팀 상황 등이 종합적으로 맞물려 나온 ‘미스터리’한 결과다.
트로이 힐만 감독이 취임한 올 시즌은 다를까. 힐만 감독은 캠프에서 오히려 더욱 공격적인 타격을 강조하고 있다. 2스트라이크에서도 존으로 들어오는 공은 강하게, 자신 있게 스윙하라는 주문이다. 삼진을 두려워한 소극적 타격을 하지 말라는 요구다. 주루에선 많은 도루보다는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공격적 주루로 만회한다는 방침이다. SK의 단점을 뜯어고치기보다는, 장점을 부각하는 방향을 선택한 힐만 감독이다.
한화 이글스 - 건강

중도 귀국한 정근우(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중도 귀국한 정근우(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지난 2년간 주력 선수들의 줄부상에 신음한 한화 이글스. 올 시즌에도 가장 큰 관건은 부상 방지다. 그리고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선수 관리가 필수다. 일단 알렉시 오간도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 영입으로 선발진이 탄탄해진 건 좋은 일이다. 외국인 투수가 앞에서 긴 이닝을 막아준다면, 불펜의 과부하를 줄일 수 있다. 부상에서 돌아온 권혁, 배영수, 송창식 등도 순조롭게 재활 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캠프 막바지 악재도 생겼다. 2루수 정근우가 부상으로 조기 귀국했다. 정근우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무릎 수술을 받고 재활 훈련을 해왔다. 개막전 합류 여부도 현재로썬 불투명하다.
롯데 자이언츠 - 불펜

시즌 내내 웃을 수 있길(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시즌 내내 웃을 수 있길(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지난 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FA(자유계약선수) 손승락과 윤길현을 야심 차게 영입했다. 그러나 두 선수는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고, 롯데는 10개 구단 중 가장 나쁜 불펜 성적(불펜 WAR 4.77승으로 10위)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올 시즌 도약의 관건도 역시 불펜이다. 돌아온 이대호가 마운드에서 투수로 던질 순 없다.
FA 듀오 손승락과 윤길현은 캠프 기간 내내 훈련에만 집중하고 있다. 캠프 준비도 잘해왔고 과정도 순조롭다는 평가다. 송승준과 노경은 등 베테랑들의 컨디션이 좋은 것도 희소식이다. 이 둘이 선발 자리를 책임진다면 박진형, 박시영, 김원중 등 젊은 투수들을 불펜에서 부담이 적은 상황에 기용하며 성장할 시간을 벌어줄 수 있다. 강영식, 정대현 등 재기를 벼르는 좌우타자 스페셜리스트도 있다. 롯데의 한 코치는 “설마 지난 시즌보다 더 나쁠 수 있겠냐”며 올 시즌 불펜 상황을 희망적으로 바라봤다.
삼성 라이온즈 - 우타자

홈런? 그 정도야 기본. 다린 러프(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홈런? 그 정도야 기본. 다린 러프(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지난해 삼성 우타자들의 WAR 합계는 3.47승으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였다. 팀 내 우타자 WAR 1위는 LG로 이적한 최재원(1.15승), 3위가 아롬 발디리스(0.84승)일 정도로 좋지 않았던 삼성 우타자 라인이다. 박석민이 NC로 떠난 공백에 외국인 타자 부진, 유격수 김상수 부진이 맞물린 결과다.
올해는 좀 다를까. 일단 새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에 대한 기대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파워 하나만큼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은 선수다. 훈련 자세, 인성도 좋은 평을 받고 있다. 3루수로 영입한 이원석도 코칭스태프의 기대가 크다. 우타자 배영섭, 나성용, 김헌곤은 좌익수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올 시즌 많은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여기에 김상수까지 ‘FA로이드’를 맞고 살아난다면, 삼성 우타 라인은 지난해보다 훨씬 강해질 수 있다.
kt 위즈 - 분위기

웃음꽃이 핀 kt 캠프(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웃음꽃이 핀 kt 캠프(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2016시즌 kt 위즈는 거의 모든 포지션이 약점이었다. 특별한 약점을 따지기에 앞서, 침체한 팀 분위기가 가장 큰 문제였다. 강훈련과 사건 사고에 지친 선수들, 가라앉은 더그아웃 분위기, 신생팀다운 파이팅은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분위기 전환은 김진욱 감독이 취임 후 가장 강조한 부분이기도 하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며 활발한 소통을 시작했다. SNS 메신저로 끊임없이 말을 걸었고, 선수들의 생각을 들었다. 선수들도 하나둘씩 마음을 열고 다가가기 시작했다.
캠프장에는 시종 웃음소리와 함성이 끊이지 않았다. 선수들은 입을 모아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 “훈련하는 게 즐겁다”고 말한다. 비록 연습경기지만 연일 승리를 거두며 자신감도 챙겼다. 올 시즌 kt가 지난 2년과 확실히 다를 것으로 보는 이유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스프링캠프 기간을 맞아 MBC SPORTS+와 엠스플뉴스는 [엠스플 in 캠프]란 이름으로 미국 애리조나, 투산, 플로리다와 호주 그리고 일본 오키나와, 미야자키 등 캠프 전역을 현장 취재합니다. [엠스플 in 캠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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