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구와 변화구를 고루 섞어 던진 니퍼트(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속구와 변화구를 고루 섞어 던진 니퍼트(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고척]

1선발 그리고 에이스의 품격을 보여준 하루였다. 두산 베어스 투수 더스틴 니퍼트와 넥센 히어로즈 투수 앤디 밴헤켄의 팽팽한 5이닝 맞대결이었다.
3월 19일 두산과 넥센의 경기가 열린 서울 고척돔. 일요일 낮 경기기에 꽤 많은 관중들이 모였다. 4430명의 팬들은 니퍼트와 밴헤켄의 선발 맞대결을 즐겼다. 두 투수에게 주어진 임무는 비슷했다. 5이닝과 60~70개의 투구 수였다.
밴헤켄의 출발이 순조롭지 않았다. 밴헤켄은 1회 초 선두타자 허경민을 상대로 초구 132km/h 속구를 던졌다. 다소 높게 제구 된 공은 허경민의 벼락 같은 스윙에 걸렸다. 비거릭 115m짜리 좌월 선제 솔로포였다.
2회에도 밴헤켄의 위기는 이어졌다. 최주환과 정진호에 연속 안타를 맞은 밴헤켄은 무사 1, 2루 상황을 맞이했다. 잠시 흔들린 순간 팀 수비마저 밴헤켄을 돕지 못했다. 3루수 윤석민이 최재훈의 땅볼 타구를 2루로 악송구했다. 그 사이 3루로 달리던 2루 주자 최주환이 홈으로 들어왔다. 밴헤켄의 비자책점이었다.
다행히 밴헤켄에게 추가 실점은 없었다. 밴헤켄은 무사 1, 3루에서 조수행을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 류지혁은 초구 만에 병살타로 유도해 2회를 매듭지었다.
이번엔 니퍼트의 위기였다. 1회를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출발한 니퍼트는 2회 선두 타자 윤석민에게 큼지막한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고척돔 좌측 담장 최상단에 꽂힌 윤석민의 홈런 타구는 비거리 125m로 측정됐다. 볼카운트 2B-2S 상황에서 들어간 143km/h 속구가 화근이 됐다. 니퍼트는 1사 후 허정협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들을 삼진과 범타로 처리했다.

장기인 포크볼을 적절히 활용한 밴헤켄(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장기인 포크볼을 적절히 활용한 밴헤켄(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이후 두 투수가 허용한 실점은 없었다. 니퍼트는 3회부터 5회까지 사구 하나를 제외하곤 타자 주자를 내보내지 않았다. 밴헤켄도 3회 1사 2루와 5회 1사 2루의 득점권 위기를 실점 없이 넘겼다. 5회를 마친 니퍼트와 밴헤켄은 각각 박치국과 김건태에게 공을 넘기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니퍼트(5이닝 2피안타 4탈삼진 1실점)와 밴헤켄(5이닝 4피안타 4탈삼진 1볼넷 2실점) 모두 깔끔한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투구 수 관리와 제구력도 돋보였다. 니퍼트는 5이닝 동안 총 66구를 던지면서 스트라이크 48개를 기록했다. 밴헤켄도 5이닝 간 던진 총 69구 가운데 스트라이크 45개를 넣었다.
특히 니퍼트는 속구(32개) 최고 구속 147km/h를 찍으면서 쾌조의 몸 상태를 자랑했다. 그간 속구 위주의 투구를 했지만, 이날은 커브(15개)와 슬라이더(14개), 그리고 체인지업(5개)까지 고루 섞어 던진 니퍼트였다. 밴헤켄은 최고 구속 137km/h의 속구(35개)와 더불어 특기인 포크볼(21개)을 주로 사용했다.
니퍼트와 밴헤켄 모두 칼날 제구를 앞세워 깔끔한 투구 내용을 보였다. 양 팀의 선발 로테이션 순서상 당연히 두 투수는 개막전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에이스로서 품격이 무언인가를 보여준 두 투수의 하루였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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