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개막 엔트리 합류에 성공한 김지수(사진=넥센).
넥센 개막 엔트리 합류에 성공한 김지수(사진=넥센).

[엠스플뉴스=고척]

정규시즌 대비 팀 훈련이 한창인 3월 28일 고척스카이돔. 경기 전 워밍업을 하는 선수들 사이에 내야수 김지수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넥센 히어로즈는 시범경기와 개막전 사이의 훈련은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선수들만 데리고 진행한다. 이는 김지수도 넥센의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단 얘기다.

김지수는 지난 시즌까지 넥센 내야의 '빨간 약' 역할을 한 선수다. 2루와 3루, 유격수를 오가며 빈 자리가 생길 때마다 건실한 수비로 팀에 기여했다. 하지만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해도 김지수의 이번 시즌 전망은 불확실했다. 김지수는 미국 애리조나 1군 캠프가 아닌, 타이완 2군 캠프에서 겨울을 보냈다.

시범경기 초반에도 거의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정후, 김혜성, 장시윤, 김웅빈 등 젊은 후배들의 빠른 성장 속에, '수비형' 내야수 김지수의 입지가 좁아진 게 사실이다. 특히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한 이정후, 공격은 물론 수비에서도 전천후로 활약한 김웅빈이 돋보이면서 김지수의 존재감이 다소 흐릿해지는 효과를 낳았다.

김지수는 시범경기 막판인 22일 롯데전부터 출전 기회를 얻었다. 수비에선 특유의 안정적인 플레이로 내야를 탄탄하게 지켰다. 4경기 8타수 4안타 타율 0.500로 공격에서도 나름대로 제 몫을 했다. 결국 시범경기가 끝난 뒤 넥센 코칭스태프는 "경기 후반 8, 9회에 대수비 요원으로 김지수만큼 믿음이 가는 선수도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2군 캠프에서 출발해 개막 엔트리 생존에 성공한 것이다.

한편 '수비형' 김지수와 대조를 이루는 선수가 바로 '공격형' 내야수 김웅빈이다. 김웅빈은 이번 넥센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선수다. 특유의 '한 방'이 있는 공격력은 여전했고, 수비에서도 2루와 3루는 물론 유격수까지 소화할 만큼 발전했다. 주전 내야수들의 공백이 생길 때 가장 먼저 떠오를 만한 선수로 성장했다.

장정석 감독은 시즌 초반 27인 엔트리를 투수 13명, 야수 14명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시즌 초반인 만큼 야수들의 체력은 충분하다는 판단과, 시즌 초엔 선발투수가 가급적 100구 이상을 던지지 않게 하려는 배려에서 나온 결정이다. 5월 이후부터 엔트리에 야수 수를 늘려서 체력 안배를 한다는 게 넥센의 계획이다. 주전 야수들은 필요할 때마다 경기에서 빼서 '완전 휴식'을 줄 계획도 갖고 있다.

바로 이 때 필요한 선수가 김웅빈이다. 김지수는 수비력은 좋지만, 스타팅 멤버로 나서기엔 공격력이 다소 약한 편이다. 반명 김웅빈은 수비력은 좀 더 발전이 필요하지만, 공격력에선 주전 야수 못지 않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 장 감독은 5월 이후 서건창, 김하성 등 주전 야수들의 휴식일에 김웅빈을 투입해 마치 '주전 같은 백업'으로 활용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수비형 내야수 김지수와 공격형 내야수 김웅빈의 서로 다른 기용 방법은, 144경기 장기 레이스를 준비하는 넥센만의 치밀한 계획성을 잘 보여주는 한 사례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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