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외친 박종훈 한화 이글스 단장(사진=엠스플뉴스)
변화 외친 박종훈 한화 이글스 단장(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한화 이글스의 달라진 움직임이 눈에 띈다. 과도한 자유계약선수(FA) 영입과 불필요한 트레이드 대신 팀에 가려운 곳을 긁어줄 젊은 선수를 데려왔다. 올 시즌 달라진 한화 프런트 야구가 철 걸음을 내딛었다.

박종훈 한화 이글스 단장의 트레이드 첫 작품은 ‘포수보강’이었다.

한화는 4월17일 1대1 트레이드로 두산 베어스 포수 최재훈을 데려오고, 신성현을 내줬다. 한화 관계자는“우리 팀에 가장 필요한 포지션이 바로 포수였다”며 “양 측의 요구사항이 잘 맞아 떨어진 윈-윈 트레이드”라고 밝혔다.

한화는 최재훈의 가세로 포수보강에 성공했다. 올시즌 포수 보강이 절실했던 팀이 바로 한화였다. 기존 베테랑 포수 조인성과 차일목이 있지만, 올 시즌 심각한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퓨처스 팀 소속의 허도환, 박상언도 1군 전력감은 아니란 평가다.

최재훈은 리그 최고 수준의 백업 포수로 좋은 평가를 받는 선수다. 2008년 육성선수로 두산에 입단해 강한 어깨와 안정된 수비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두산의 탄탄한 1군 포수진 탓에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지만, 어느 팀에 가든 1군 주력 포수가 될 수 있는 자원이다. 올 시즌엔 18일 현재 6경기에 나서 7타수 3안타 타율 0.429를 기록했다.

한화 관계자는 “최재훈의 합류로 우리 팀 포수진의 뎁스가 생겼다. 앞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게 될 것”이라며 “수비면에선 부족할 게 없는 선수다. 앞으로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확 달라진 한화 프런트, ‘필요하면 움직인다’


달라진 한화 프런트의 첫 번째 결실, 최재훈(사진=두산)
달라진 한화 프런트의 첫 번째 결실, 최재훈(사진=두산)

이번 트레이드는 박 단장 취임 후 첫 트레이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화는 지난해까지 김성근 감독이 전권을 쥐고 자유계약선수(FA), 외국인 선수, 트레이드 등 모든 영역에 관여했다. 모든 구단 운영이 김 감독 의중에 따라 이뤄졌다. 구단은 미래 가치를고려하지만, 현장은 당장 눈앞의 성적을 중시한다. 그러다 보니 당장 급한 곳을 채우기 위한 영입과 트레이드가 주를 이뤘다.

한화는 FA 영입과 트레이드로 적지 않은 유망주를 떠나 보내야 했다. 특히 노수광(SK 와이번스), 임기영, 한승택(KIA 타이거즈) 등은 팀을 옮긴 뒤에 1군 주력 선수로 성장했다. 롯데 투수 박한길도 언젠간 큰 활약이 기대되는 유망주다. 한화 관계자는 “최근 한화를 떠난 유망주들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문제는 현재 한화에 꼭 필요한 포지션 선수들이란 점이다. 어찌 보면 한화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이었다. 우리로선 뼈아픈 대목”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올 시즌을 앞두고, 박 단장을 선임해 ‘프런트 전문성 강화’를 외쳤다. 박 단장은 프로야구 1군 감독은 물론 NC에서 육성 파트를 총괄한 인사로, 선수단 육성과 장기적인 구단운영에 최적이란 평가였다.

박 단장은 취임 초 “FA 영입보단 유망주 보호”를 강조했다. '눈앞의 성적만 보는 바라보는 트레이드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원칙을 지키다 보니 현장과의 마찰도 생겼다. 김성근 감독은 노골적으로 구단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김 감독은 “구단이 트레이드에 소극적이다”, “도대체 구단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볼멘소릴 늘어놨다. 구단은 이런 비난에 흔들리지 않았다. 대신 ‘최고의 외국인 투수 듀오’ 알렉시 오간도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를 영입해 팀의 기둥으로 삼았다.

또 퓨처스 선수들의 무분별한 1군 동행도 차단했다. 퓨처스팀과 1군을 별도로 관리해 1군 성적의 소모품이 되는 것을 막았다. 현장의 반발이 있었지만, 미래를 바라보고 구단의 방침을 고수했다.

그러면서도 팀을 위해 꼭 필요한 전력 보강에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최재훈 영입도 그 연장선이라 볼 수 있다. 전문성을 갖춘 프런트가 현장의 필요를 미리 파악해 한발 먼저 행동했다. 포수 문제가 심각하자 최재훈을 영입해 현장에 힘을 보탰다. '단발성 트레이드는 없다'는 원칙만 고집하는 대신, 유연하게 상황에 대처했다.

그간 한화는 트레이드가 쉽지 않은 팀이었다. 한 야구 관계자는 "대부분의 구단과 감독이 김성근 감독이 있는 팀과의 트레이드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 몇몇 구단 고위 인사는 '김성근 감독과는 거래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할 정도"라고 전했다. 하지만, 현장과 프런트를 아우르는 박단장의 소통이 굳게 닫힌 트레이드의 문을 열리게 했다.

한화가 달라졌다. 현장에 흔들리지 않고 팀의 중심을 잡았다. 현장과 구단은 늘 시각차가 있기 마련이다. 구단은 ‘미래’, 현장은 ‘현재’가 최우선이다. 그래서 소통이 중요하다. 분명한 원칙 하에, 끊임없는 대화로 팀을 위한 길을 열어가야한다. 최재훈 영입으로 구단이 손을 내밀었다. 이제 그 손을 잡는 것은 김 감독의 몫이다.

전수은 기자 gurajeny@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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