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군단의 '신형 엔진' 투수 장시환(사진=kt)
거인 군단의 '신형 엔진' 투수 장시환(사진=kt)

[엠스플뉴스]

l '거인 군단'의 진격은 계속 된다. 롯데 자이언츠가 국가대표 셋업맨 장시환을 트레이드로 영입하며 구멍으로 평가받던 불펜진을 메꿨다. 과연 장시환은 롯데 불펜의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일까.

롯데와 kt 위즈가 또 한 번 손을 맞잡았다. 2015년 5대 4 트레이드 이후 2년 만에 트레이드다.

양 팀은 4월 18일, ‘2대 2 트레이드’ 를 공식 발표했다. 롯데는 장시환, 김건국, kt는 오태곤(전 오승택), 배재성을 데려왔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트레이드로 국가대표 셋업맨 장시환과 잠재력을 갖춘 김건국을 영입했다. 마운드에 큰 힘이 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kt 관계자도 “장시환을 내준 건 아쉽지만, 우리 팀엔 젊은 투수들이 많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전체 선수단 구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롯데와 kt는 2015년 맞트레이드로 재미를 봤다. 양 팀은 2015시즌 종료 후 5대 4 대형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롯데는 장성우, 윤여운(포수), 최대성(투수), 이창진(내야수), 하준호(외야수)를 kt 보내고, 박세웅, 이성민, 조현우(투수), 안중열(포수)을 받았다. 이 트레이드로 롯데는 미래의 에이스 박세웅을 얻었고, kt 역시 공·수를 겸비한 포수 장성우를 데려왔다. 당시 대표적인 '윈-윈 트레이드'로 평가받았다.

이번 트레이드도 마찬가지다.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잔 취지에서 비롯됐다. 양 팀 모두 올 시즌 초반 상승세가 뜨거운 상황. 모처럼 달아오른 분위기를 이어가잔 의미에서 의견이 통했단 평가다.

트레이드의 출발은 올 시즌 시범경기로 돌아간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김진욱 kt 감독과 조원우 롯데 감독은 시범경기 때 만나 트레이드를 논의했다. 조 감독은 장시환에 대한 관심을 표명했고, 김 감독은 내야 뎁스를 강조했다.

양 팀은 트레이드 카드를 놓고 고민이 많았다. 합의가 이뤄진 것도 최근 며칠 새다. 애초 ‘장시환 대 오승택. 배재성’으로 꾸려진 협상안에 롯데 측 요구로 김건국이 포함돼 2대 2 트레이드가 확정됐다.

김원형 코치 "장시환, 롯데 불펜진에 큰 힘 될 것"

장시환 영입은 박시영에겐 큰 힘이 될 전망이다(사진=롯데)
장시환 영입은 박시영에겐 큰 힘이 될 전망이다(사진=롯데)

트레이드 결과는 양측 모두 나쁘지 않다. 롯데는 국가대표 불펜 투수 장시환을, kt는 타격 잠재력이 뛰어난 거포 내야수 오태곤을 얻었다. 여기다 아직 긁어보지 않은 투수 유망주를 각각 데려갔다.

롯데엔 호재다. 그간 불안했던 불펜진에 날개를 단 셈이다. 롯데는 올 시즌 9승 6패로 리그 공동 2위에 올라있다. 공격 전 부문 상위권에 오르며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끌었다. 여기다 선발진도 힘을 보탰다. 평균자책 3.47로 리그 전체 3위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거인 군단의 발목을 잡았던 선발 야구를 선보였다.

문제는 불펜진이다. 롯데 불펜 평균자책은 5.10으로 리그 8위다. 여기다 팀 블론 세이브는 3개로 KIA 타이거즈(4개)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Rel%(승계 주자 실점율)에선 53.6%로 리그 최하위였다. 불펜 투수가 등판 하면 2번 가운데 1번은 점수를 내줬단 얘기다.

특히 필승 조로 나서야 할 투수들이 모두 무너졌다. 팀 셋업맨으로 올 시즌을 시작한 윤길현은 7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 6.43을 기록했다. 실망감을 안긴 윤길현은 현재 추격조로 보직을 옮겼다.

기대를 모았던 박시영은 최근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최근 2경기에서 1.1이닝 3실점으로 크게 흔들렸다. 18일 NC 다이노스전에선 투구 수 7개 만에 마운드를 내려왔다. 지난 시즌 회춘(77이닝/ 평균자책 3.16)을 알린 이정민도 올 시즌 컨디션이 심상치 않다. 올 시즌 7경기 등판해 5.2이닝 6실점 난조를 보였다.

어찌 보면 롯데 불펜 보강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김원형 수석코치는 “(장)시환이가 우리 팀에 합류하면서 불펜진에 힘이 생겼다. 요즘 우리 불펜진이 힘든데 큰 힘이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시환이는 빠른 공을 던지고, 구종도 다양하다. 특히 올 시즌 kt 불펜진의 핵심이었다. 앞으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장시환은 고교 졸업 후, 2007년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에 현대 유니콘스 유니폼을 입었다. 2015시즌 kt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장시환은 12세이브 평균자책 3.98을 기록하며 기량을 꽃 피웠다. 올핸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선발돼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김 수석은 “그동안 (박)시영이 혼자 부담이 컸다. 상황이 안 이렇다 보니 결과 또한 안 좋았다. 시환이 합류로 시영이 부담도 줄어 들 것”이라며 “시환이 정도면 다른 팀도 탐낼 만한 투수다. 나이도 이제 31살이다. 많은 나이가 아니다. 오랫동안 우리 팀 불펜진을 이끌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는 장시환의 가세로 불펜진에 깊이를 더했다. 불펜진 상승효과도 기대해 볼만 하다. 장시환은 올 시즌 5경기에 등판해 6.1이닝 1승 2홀드 평균자책 1.42로 절정의 기량을 선보였다.

김건국도 만만치 않은 투수다. 2006년 2차 1라운드 6순위 두산 베어스에 지명된 김건국은 고교 시절 김문호(롯데), 민병헌(두산), 김세현(넥센 히어로즈)과 함께 덕수고 전성기를 이끌었다. 김건국의 원래 이름은 김용성이다.

선수 시절 부상으로 기량을 꽃 피우지 못했지만, 최고 구속 148km/h를 호가하는 빠른 공으로 상대 타자들을 공략한다. 롯데 관계자는 “김건국은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자로 잠재력을 갖춘 투수”라며 “장시환과 함께 올 시즌 롯데 마운드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롯데는 그간 외부 영입 불펜 투수와 인연이 없었다.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여왕벌' 정대현과 손승락, 윤길현 모두 만족스런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과연 장시환과 김건국은 롯데 불펜 잔혹사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전수은 기자 gurajeny@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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