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패를 설욕한 KIA 타이거즈가 천적마저 꺾었다(사진=KIA)
대패를 설욕한 KIA 타이거즈가 천적마저 꺾었다(사진=KIA)

[엠스플뉴스=광주]

불 붙은 KIA 타이거즈 타선은 ‘천적’ 윤성환(삼성 라이온즈)도 막을 수 없었다. 아니 그 반대다. 호랑이 타선이 화끈한 공격력을 뽐내며 천적을 집어삼켰다. 4월 2일 대패도 깔끔하게 설욕했다.

KIA는 4월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7-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KIA는 시즌 16승 6패를 기록, 단독 선두를 지켰다. 삼성과의 주중시리즈서 이틀 연속 완승을 거두고 위닝시리즈를 확보한 KIA다.

선발 헥터 노에시가 7이닝 4피안타 5탈삼진 2볼넷 무실점 역투를 펼쳐 시즌 5승째를 거뒀다. 타선도 화끈하게 터졌다. 특히, 삼성 에이스 윤성환을 맞아 제대로 폭발하며, 아픈 기억을 지웠다는 게 더 의미가 있었다.

사실 윤성환은 2008년(선발 전환 이후)부터 KIA 상대 35경기(31선발) 17승 10패/평균자책 3.08로 막강했던 대표적인 ‘호랑이 천적’이다.

반대 입장에서 본다면 KIA는 약 10년 가까이 윤성환만 만나면 맥을 못 췄다. KIA 상대로 강했던 많은 천적이 있지만 이토록 오랫동안 KIA 상대 막강했던 특정 투수도 드물 정도다.

KIA는 2일 삼성전서도 윤성환에게 6이닝 동안 3득점을 뽑는데 그쳤다. 거기다 투수진이 무너져 3-16 스코어의 치욕적인 대패를 당했다. 윤성환을 만나 올 시즌 출발부터 쓰린 기억으로 출발했던 KIA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 경기는 KIA 입장에선 ‘리벤지 매치’기도 했다. 그 경기서 ‘천적’을 완벽히 극복한 것이니 기쁨도 2배였다.

'천적 격파'에 앞장선 이들은 ‘이적생’들이다. 최근 SK와이번스에서 트레이드 된 이명기, 김민식이 도합 3안타 3타점을 합작했다. 김민식이 3회 1사 후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이명기가 2타점 적시 3루타를 때렸다.

군에서 전역해 올 시즌부터 풀타임 선발 출전하고 있는 김선빈도 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공격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김선빈이 3회 기록한 적시타가 이날 결승타가 됐다. 나지완이 멀티히트를 기록했고, 안치홍이 시즌 1호 홈런을 쳤다. 안치홍 개인으론 2014년 9월 6일 마산 NC전 이후 1군에서 기록한 첫 홈런이다.

타선 전체가 활발한 공격을 펼친 것도 고무적이다. 앞서 KIA는 21일부터 23일까지 열렸던 LG 트윈스와 원정 경기서 1승 2패로 루징시리즈를 당해 3연속 위닝시리즈 행진이 끊겼다. 하지만 삼성을 제물삼아 위닝시리즈를 재개, 반등 계기를 마련했다.

어쩌면 더 의미가 있는 건, 자칫 또 한 번 트라우마를 안고 시작할 뻔 했던 상대인 윤성환을 꺾으며 용기를 얻었다는 것일지 모른다.

김원익 기자 one2@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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