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관이 천적 넥센을 맞이해 시즌 호투했다(사진=두산)
유희관이 천적 넥센을 맞이해 시즌 호투했다(사진=두산)

[엠스플뉴스=고척]

두산 베어스 투수 유희관이 ‘천적 극복’과 더불어 투구 페이스를 끌어 올렸다. 비록 불펜진의 방화로 승리가 날아갔지만, 3경기 연속 호투로 정상 궤도에 오른 것은 유희관에게 위안거리였다.
유희관은 4월 26일 고척 넥센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8.1이닝 4피안타 2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유희관에겐 다소 부담스러운 등판이었다. 올 시즌 넥센 타선은 두산만 만나면 기가 살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넥센은 두산과의 네 차례 대결에서 경기당 평균 11.5득점으로 전승을 거뒀다. ‘영웅 포비아’에 걸린 두산이었다.
유희관 개인적으로도 넥센에 약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유희관은 통산 넥센전에서 12경기에 등판해 5승 3패 평균자책 6.27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1.61을 기록 중이었다. 유희관의 특정 팀 상대 평균자책과 WHIP 기록은 넥센전이 가장 안 좋았다.
올 시즌 넥센과의 첫 만남도 유쾌하지 않았다. 유희관은 8일 잠실 넥센전에서 5.2이닝 9피안타 5실점으로 부진했다. 다행히 패전 투수는 피했지만, 유희관에겐 아쉬운 결과였다.
하지만, 올 시즌 두 번째 만남은 달랐다. 유희관은 등판 전 “투구 페이스는 개막 때부터 좋았다. 이제 검증이란 말은 안 붙을 때가 됐지 않나. 결과로 보여드리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다졌다.
유희관의 다짐대로 경기가 흘러갔다. 유희관은 이날 두산이 3-0으로 앞선 4회 말 2아웃 상황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그나마 넥센은 서건창의 우전 안타로 이날 첫 출루에 성공했다. 유희관은 후속 타자 윤석민에게도 우전 안타를 맞고 2사 1, 3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유희관은 허정협을 2루수 뜬공으로 잡아내면서 실점을 막았다.
유희관의 쾌속 질주는 이어졌다. 5회부터 7회까지 유희관은 단 한 명의 상대 타자 출루를 허용치 않았다. 특유의 칼날 제구로 무사사구 경기를 펼친 유희관이었다. 다소 힘이 빠진 탓일까. 유희관은 8회 말 채태인과 김태완에 안타를 맞고 1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유희관의 투구 수가 100개에 육박하자 두산 벤치가 내린 결단은 교체였다.
대타 이택근의 타석에서 유희관은 이용찬에게 공을 넘긴 뒤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이용찬이 김하성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유희관의 실점 숫자는 ‘2’가 됐다. 다행히 후속 타자 서건창이 범타로 물러나면서 유희관의 승리 요건은 유지됐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유희관의 승리는 마법처럼 날아갔다. 두산이 3-2로 앞선 9회 말 1사 1, 3루 위기에서 마무리 이현승이 김민성에게 1타점 적시 2루타를 맞은 것. 유희관의 승리는 날아갔지만, 두산은 연장 10회 양의지의 결승 적시타로 4-3 승리를 거뒀다.
이제 정상 궤도에 오른 유희관이다. 유희관은 14일 마산 NC 다이노스전(8이닝 6피안타 8탈삼진 3실점)과 20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8이닝 4피안타 4탈삼진 2실점)에 이어 이날도 8.1이닝 4피안타 2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최근 마이클 보우덴의 복귀와 더불어 판타스틱4의 귀환을 알릴 유희관이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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