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 뉴스]

삼성과의 2차전까지 승리하며 KIA가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2차전 역시 올 시즌 KIA의 승리공식인 ‘선발 야구’가 그대로 통한 경기였다.

선발로 나선 헥터는 7이닝 5K 무실점으로 기대에 부응하며 개인 5승째를 챙겼고, 타선에선 장단 11안타 7득점으로 헥터를 도왔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안치홍의 시즌 첫 홈런과 KIA 하위 타선의 활약이었다. 7번 서동욱 8번 김민식 9번 김선빈은 5안타 4타점 3득점을 합작하며 승리를 견인했고, 여기에 8회 말 안치홍이 솔로홈런으로 쐐기포까지 터뜨리며 팀 승리를 사실상 결정지었다.

반면 삼성 타선은 KIA 헥터에게 맥을 못 추었다. 1회부터 6회까지 헥터에게 번번이 가로막혔을 뿐만 아니라 7회가 돼서야 처음으로 득점권 찬스를 맞이했다. 하지만 7회 초에도 삼성은 두 타자 연속 삼진을 당하며 단 한 번의 찬스마저 살리지 못했다. 결국 6안타 무득점으로 또 한 번 침묵하며 시즌 17패째를 기록했다.

어제 경기 수훈갑은 누가 뭐래도 선발 헥터다. 헥터는 이번 시즌 5번 선발로 나서 5번 모두 선발승을 챙겼을 뿐만 아니라, 5경기 모두 QS+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피칭, 압도적인 성적이다. 벌써 NC 맨쉽, LG 류제국과 더불어 다승왕 1순위 후보로 거론되고 있을 정도다. 이렇게 헥터를 비롯해 양현종, 팻딘, 임기영까지 든든한 선발진이 버티고 있는 한 올 시즌 KIA는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KIA 우승을 이끈 ‘2009 최강 선발’

KIA 우승을 이끌 ‘2017 최강 선발’

검증된 헥터와 양현종, 검증되지 않은 팻딘과 임기영. 올 시즌 KIA 선발진에는 느낌표와 물음표가 공존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KIA 4명의 선발진은 대박 중에서도 초대박이었다. 지난 시즌 두산의 우승을 이끈 ‘판타스틱 4’에 비견될 만한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헥터, 팻딘, 양현종, 임기영은 22경기에서 벌써 선발승으로만 13승을 챙겼다. 패배는 단 한 번뿐이었다. 심지어 평균 자책점이 1점대에 불과하다.

현재 KIA의 선발진은 마치 2009시즌 로페즈, 구톰슨, 양현종, 윤석민 4명의 선발진을 떠올리게 한다. 2009년 당시 KIA는 이 4명의 선발진으로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었다. 정규시즌에만 47승을 합작한 4명의 투수진은 QS만 54차례, 평균 자책점 3.25로 수준급 투구로 리그를 호령했다. 올 시즌 KIA가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이유 역시 헥터, 팻딘, 양현종, 임기영 4명의 투수가 있기 때문이다.

양현종의 불운이 팻딘에게?

‘1승’ 팻딘, 4경기 평균 자책점 1.57

삼성과의 3차전 선발은 KIA 팻딘이다. 팻딘은 올 시즌 4경기 선발로 나서 평균 자책점 1.57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내고도 아직 1승밖에 수확하지 못했다. 5경기 평균 자책점 1.22로 5승을 신고한 헥터에 비하면 행운이 따르질 못했다.

국내 무대 데뷔전이었던 1일 삼성전에선 7이닝 무실점을, 이후 두 번째 등판이었던 8일 한화전에선 5.2이닝 1실점을 했지만 모두 불펜의 블론으로 승리를 기록하지 못했다. 팻딘이 처음으로 승리를 기록한 14일 넥센전은 스스로 승리를 ‘지켜낸’ 경기였다. 경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면서 단 2실점으로 완투승을 따낸 것이다. 이날 승리가 팻딘의 유일한 승리이자, 지금까지 마지막 승리 기록이다. 심지어 지난 21일 LG전에선 7이닝 2자책으로 호투하고도 득점 지원이 저조해 패전을 기록하고 말았다. 이쯤 되면 마치 지난 시즌 양현종의 성적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지난 시즌 양현종은 8번째 선발 등판한 경기에서 첫 승을 신고했는데, 이전 7경기에서 QS를 6차례 기록하고도 4패를 떠안았었다. 팻딘이 그 불운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선 득점 지원과 불펜의 지원이 필요하다.


피할 곳이 없다

KIA, 최근 15경기 3할 타자 5명

KIA가 11승 4패를 기록한 최근 15경기만 살펴보면 KIA 팀 타율은 .290으로 리그 3위 수준이지만 역전승 6차례로 리그 최다였고, 역전패는 1차례로 리그 최소였다. KIA가 이런 성적을 낼 수 있던 것은 투수진의 활약도 있지만 타선의 역할도 컸다.

같은 기간 KIA에서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한 타자는 ‘호랑이 4번 타자’ 최형우를 필두로 5명이나 된다. 나성범, 모창민, 지석훈 등 3할이 넘는 타자가 5명 있는 NC 외에는 KIA보다 많은 3할 타자를 보유한 팀이 없을 정도다.

특히 FA로 데려온 최형우가 4번에서 중심을 잡아주니 중심타선은 한층 강력해졌고, 이명기가 상위타선에서 펄펄 나니 상위타선 역시 무서워졌다. 이제는 KIA 타선에서 쉬어갈 곳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집이 최고야

홈에서 펄펄 나는 KIA

이런 투타의 조화에 힘입어 현재 KIA는 홈에서 9승 1패, 무려 9할의 성적을 달리고 있다. 최근 5년간 성적을 살펴봐도 이렇게 좋았던 성적이 없을 정도다. 물론 아직 초반이고, 시즌이 길다는 것을 감안해도 스타트가 좋으니 올 시즌이 기대될 수밖에 없다.

사실상 암흑기였다고 봐도 좋은 2013시즌부터 2015시즌까지 KIA의 홈경기 성적은 리그 최하위나 다름없었다. 그나마 지난 시즌 승률 .528로 선전한 것이 최근 가장 좋았던 성적이다. 하지만 올 시즌은 이미 10경기 중 9승을 올리며 리그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KIA의 승전보가 계속 되고 있는 요즘, KIA는 이번 주 내내 홈에서 경기를 치른다. 오늘 삼성과의 경기 후 주말 3연전에선 최근 상승세인 NC를 만난다. 과연 KIA는 삼성전 스윕과 더불어 NC와의 경기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3승 17패 2무 승률 .150

삼성, 벗어날 수 없는 연패의 늪

타선의 무기력, 에이스의 빛바랜 호투, 사라진 집중력. 올 시즌 삼성에 대해선 더 이상 뭐라고 말해야 할까 싶다. KIA와의 3연전 중에서 이미 2경기 째 패하며 루징 시리즈를 확정 지은 삼성. 벌써 6연패에 빠지며 시즌 17패를 기록하게 됐다.

사실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삼성의 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돼 왔던 상황이다. 선수들의 이탈, 감독 교체, 불미스런 일에 연루된 선수 등 팀 내적, 외적으로 홍역을 겪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삼성에게 닥친 현실은 상상 그 이상으로 가혹한 상황이다. 심지어 지금 추세라면 시즌 100패 팀이 최초로 나올 거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5년 간 3,4월 동안 가장 낮은 승률을 기록했던 팀들을 살펴봐도 1할대 승률의 팀은 많지 않았다. 2013년 첫 1군으로 올라온 NC가 .190을 기록했고, 2015년 kt가 .120을 기록했을 뿐이다. 심지어 삼성은 프로야구 역사상 꼴찌를 기록해본 적이 없는 팀이다. 신생팀이 기록했던 1할대 승률을 이어가고 있으니, 자존심이 말이 아니다.


뭘 해도 안 된다

‘멘붕’에 빠진 삼성 타선

사실, 지금의 삼성은 어디부터 어디까지 손대야 할지 앞이 캄캄한 상황이다. ‘KIA킬러’, 믿었던 윤성환도 6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고 오늘 선발로 나설 최충연도 제구가 불안한 신인 투수다. 그야말로 산 넘어 산인 상황이다.

믿고 맡길 투수도 없지만 타선도 문제다. 팀 홈런 13개 중 올해 은퇴를 선언한 이승엽이 3홈런으로 팀 내 최다 홈런을 기록했을 정도다. 27일 현재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 중에서도 3할 타자는 김헌곤 단 한 명뿐이다. 팀 타율, 득점권, OPS까지 지금 삼성타선은 뭐 하나 제대로 되는 게 없다. 투타 모두 불안한 상황, 이대로 가다간 삼성의 시즌 성적을 불 보듯 뻔하다. 삼성이 반등하기 위해선 일단 타선부터 살아나야 한다.

삼성과 KIA의 3번째 맞대결은 오후 6시 30분부터 MBC SPORTS+를 통해 생중계 될 예정이다. 중계에는 한명재 캐스터와 허구연 해설위원이, 현장 리포터에는 정새미나 아나운서가 함께한다.

글 & 분석 & 자막 : 박종현 애널리스트 (blogpjh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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