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로부터) 롯데 자이언츠 투수 송승준, 한화 이글스 투수 배영수(사진=엠스플뉴스)
(좌로부터) 롯데 자이언츠 투수 송승준, 한화 이글스 투수 배영수(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대전]

150km/h를 넘나들던 광속구와 5이닝 이상을 던져도 거뜬했던 체력은 볼 수 없었다. 늘어난 건 얼굴에 생긴 주름뿐이었다. 하지만, 두 베테랑 투수의 선발 맞대결에 왠지 모를 기대감이 감돌았다.

두 투수에 대한 기대는 헛된 꿈이 아니었다. 최선을 다한 두 투수의 야구 열정에 박수가 터져 나왔다.

5월 10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이날 양 팀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베테랑 투수들을 선발로 내세웠다. 한화는 현역 최다승(131승)에 빛나는 배영수를, 롯데는 ‘고무팔’ 송승준을 예고했다. 애초 두 투수의 맞대결은 9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레 내린 비로 경기가 우천 취소되며 하루 뒤인 10일로 등판이 밀렸다.

이날 송승준은 5.2이닝 1실점으로 3경기 연속 호투를 이어갔다. 반면 배영수는 4이닝 3실점(2자책)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두 투수 모두 1회에 흔들렸다. 1회 초 마운드에 오른 배영수는 1번 손아섭에게 선두타자 초구 홈런을 허용해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 2번 나경민을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3번 이대호(안타), 4번 최준석(볼넷)을 루상에 다시 내보냈다. 그러나 위기는 여기까지. 이내 안정을 되찾은 배영수는 1사 1, 2루 상황에서 5번 강민호와 6번 김문호를 연속 범타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송승준도 1회 말, 1번 정근우와 2번 양성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이어 4번 월린 로사리오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지만, 3루 주자 정근우가 이 때 홈을 밟았다. 1루 주자 송광민은 2루에서 아웃됐고, 로사리오는 1루에서 기사회생했다. 이후 송승준은 5번 김경언(삼진)과 1루 주자 로사리오를 견제사로 잡고 긴 이닝을 마쳤다.

두 투수는 3회까지 소강상태를 이어갔다. 배영수는 4회를 넘지 못했다. 4번 최준석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한 배영수는 이후 마운드를 송창식에게 넘겼다.

반면, 송승준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4번 로사리오와 5번 김경언을 땅볼로 잡아낸 송승준은 6번 장민석에게 볼넷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두 투수의 선발 맞대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9월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한차례 선발 대결을 펼친 바 있다. 당시 송승준은 6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따냈고, 배영수는 2.2이닝 7실점(4자책)으로 크게 무너졌다.

올 시즌 나란히 1군에 복귀한 두 투수는 최근 호투를 이어왔다. 배영수는 마지막 선발 등판 경기였던 3일 SK 와이번스전에서 4이닝 5실점(4자책)으로 흔들렸지만, 이전 2경기에서 11.2이닝 3실점 쾌투를 펼쳤다. 송승준은 불펜 투수로 시작해 어렵사리 얻은 선발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올 시즌 선발 등판한 2경기에서 13.2이닝 1실점으로 부활을 알렸다.

전수은 기자 gurajeny@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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