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는 박종호 LG 수비코치와 강승호(사진=엠스플뉴스 김원익 기자)
빗속에서 수비 훈련을 하고 있는 박종호 LG 수비코치와 강승호(사진=엠스플뉴스 김원익 기자)

[엠스플뉴스]

l LG 트윈스, 최소 실책 1위 철벽 수비 위용 뽐내다. 도루 저지율까지 1위 안방도 든든. 신

·구 조화 완벽한 '더블스쿼드' 구축.

LG 트윈스가 강한 투수력과 탄탄한 수비로 KBO리그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다시 ‘지키는 야구’의 매력을 보여주고 있는 LG다.

LG의 상승세가 5월 중순에도 꺾일 줄 모른다. 오히려 더 이어질 모양새다. 많은 이들이 LG의 선전을 기대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오랜 야구 격언에 가장 충실한 팀이 LG이기 때문이다.

LG는 5월 16일 경기 전 팀 평균자책 2.86으로 당당히 선두에 올라 있다. 2위 NC 다이노스의 3.92와 격차가 매우 크다. 최하위 삼성 라이온즈의 팀 평균자책은 6.07이고, 리그 평균은 4.32다. 전반적으로 리그 전체가 투고타저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하지만 그걸 고려해도 LG는 비교조차 거부하는 압도적인 마운드 위용을 뽐내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기록이 더 있다. ‘강팀의 또 다른 조건’인 수비도 완벽한 LG다.

‘최소 실책 1위’ LG, 철옹성 구축하다.

올 시즌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노리는 오지환(사진=LG)
올 시즌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노리는 오지환(사진=LG)

LG는 37경기를 치러 19개의 실책을 범했다. LG는 이 부문서도 1위다. 수비율(0.986) 또한 당연히 선수다.

더 놀라운 건 LG가 그 외의 각종 수비지표 또한 모두 상위권을 석권하고 있다는 점이다. 포일을 단 1개만 기록해 이 부문서도 kt 위즈와 함께 공동 1위다. LG는 도루 저지율까지 44.4%로 가장 높다.

내·외야에 물샐 틈이 없다. 그야말로 ‘철옹성’이란 이름이 아깝지 않을 정도다.

여기엔 2016시즌 중반부터 1군 수비코치로 승격돼 LG의 새로운 ‘철옹성’을 설계하고 완성한 박종호 LG 수비코치의 공이 매우 크다.

박 코치는 “지난해보다 전체적으로 확실히 안정감이 붙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가장 큰 비결은 투수들의 호투 덕분이다”라고 되레 투수들에게서 이유를 찾았다.

“우리 투수들이 공격적이고 좋은 투구를 펼쳐, 수비 시간이 타 팀보다 상대적으로 짧다. 그만큼 야수들이 집중력을 유지하기 좋은 환경이다. 또 투수들이 어려운 상황 자체를 많이 만들지 않는다. 그렇기에 실책이 적은 것 같다.”

일리가 있는 박 코치의 말이다.

실제로 LG는 자살이 981개로 리그에서 2번째로 적고, 보살은 362개로 가장 적다. 이건 LG 야수진 수비 범위나 능력이 떨어져서가 아닌 말 그대로 수비 시도 횟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탓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LG 수비의 탄탄함을 투수들에게서만 찾기 어렵다. 그것보단 완벽한 신·구조화가 이뤄진 ‘더블 스쿼드’에서 설명을 찾는 것이 옳다.

박 코치는 “전체적으로 포지션 경쟁력도 강화됐다. 몇 년 동안 호흡을 맞춘 선수들의 수비 안정감이 붙었고 스쿼드 두께도 전체적으로 두꺼워진 편이다”라고 했다.

완벽 신·구 조화로 빈틈 없는 LG 야수진

든든한 안방마님 정상호(사진=LG)
든든한 안방마님 정상호(사진=LG)

모든 포지션에 최소 2명 이상의 주전급 선수를 확보했다. 이것이야말로 LG 수비력이 탄탄해진 진짜 이유에 가까울 듯싶다.

1루수엔 베테랑 정성훈과 신예 양석환이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양석환이 주전 승격 이후 같은 기간 리그 6위인 타율 0.348로 펄펄 날고 있다. 하지만 정성훈의 기세 또한 여전하다. 29경기서 타율 0.329를 기록, 녹슬지 않는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누가 나서도 약점이 없다. LG 야수진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경쟁력을 자랑하는 포지션이 1루다.

양석환은 “정성훈 선배의 타격을 정말 많이 배웠다. 지금도 여전히 배울 점이 많은 분이고 정신적인 멘토라고 생각한다”라며 “한 팀으로 힘을 합쳐 좋은 역할을 하겠다”라고 했다.

2루수도 마찬가지다. 손주인이 주전, 최재원이 백업을 맡아 탄탄한 전력을 유지하고 있다. 손주인은 2루수 가운데 각종 수비 지표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최재원은 백업으로 출전해 다소 기대엔 못 미치고 있다. 하지만 삼성에서 보여준 모습 등을 고려하면 주전으로 나올 땐 얼마든지 반전을 이뤄낼 수 있는 선수다.

손주인은 “이제 오지환은 리그 최고 유격수 가운데 한 명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경기 중에도 대화를 많이 하면서 원활하게 수비를 하고 있다. 난 언제나 공격보다 수비가 먼저”라고 수비에 대한 강한 애착과 자부심을 내비쳤다.

3루수는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완벽하게 자리를 잡았다. 많은 감독이 꼽는 최고의 3루수가 바로 히메네스다. 수비력만큼은 핫코너를 맡는 이들 가운데 최고란 점에 별반 이견이 없을 정도다. 거기다 타율 0.289/6홈런/29타점으로 공격 다이너마이트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3루수 출신의 양석환과 내야 유틸리티플레이어인 최재원도 3루수로 대기하고 있다.

유격수는 9년 차 내야수 오지환이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과거 ‘지닌 재능에 비해서 집중력이 부족하다’라는 평가를 자주 받았던 오지환이다. 하지만 그런 세간의 꼬리표를 떨쳐내듯이 점점 성장해 어느덧 완숙미까지 풍기고 있다. 공격적이면서 안정적인 오지환의 수비는 손주인과 함께 물을 만났다. 거기다 타격 재능이 더 돋보였던 강승호도 부쩍 수비력이 개선 됐다.

외야는 그야말로 치열한 정글이다. 최근엔 다소 주춤하지만 이형종이 타율 0.316/3홈런/15타점/7도루를 기록하며 핵심선수로 올라섰다. 우려가 있었던 수비도 기대 이상의 수준이다. 거기다 초반 주춤했던 김용의가 타율 0.345를 기록하며 리드오프 자리를 되찾았다. 김용의는 5월에만 타율 0.457로 리그 전체에서도 가장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빠른 발을 이용한 안정적인 수비는 두말할 것도 없다.

최근엔 박용택까지 좌익수로 자주 나서면서, LG 외야 경쟁 구도는 더 뜨거워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지명타자인 박용택이다. 하지만 외야수로도 여전한 경쟁력을 보이며 외야진의 깊이를 더하고 있다. 부진으로 퓨처스리그에 내려가 있었던 채은성도 복귀 경기서 홈런 포함 멀티히트 맹활약을 펼쳐 또 한 번 불꽃 튀는 경쟁을 예고한 상황이다.

백업 멤버인 임훈도 타율 0.303으로 꾸준하다. 부진에 빠진 이병규, 이천웅, 문선재까지 제대로 가세하면 시즌 전 기대했던 그 이상의 깊이를 보여줄 수 있을 LG 외야진이다.

정상호와 유강남이 지키고 있는 LG의 안방도 완벽 그 자체다. 이들은 탄탄한 수비력, 도루 저지율 1위의 강력한 어깨, 능수능란한 리드로 투수들의 어깨를 한결 가볍게 만들었다. 포수를 포함한 센터라인이 안정적이기에 더 무서운 LG 수비진이다.

다시 ‘지키는 야구’의 흐름을 가져와 리그 판도를 완전히 바꿔놓고 있는 LG다. LG의 이런 상승세가 쭉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이들도 점점 늘고 있다.

김원익 기자 one2@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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