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뉴스]

ㅣSK 와이번스 "김택형 제2의 양현종으로 키운다." 트레이 힐만 감독·염경엽 단장의 한 목소리 “김택형은 선발감.” 김택형 “SK는 인천이 고향이라, 오고 싶던 팀.”

‘김택형을 제2의 양현종으로 키운다.’

SK 와이번스가 넥센 히어로즈와의 트레이드로 김택형을 데려오면서 내린 결정이다. 이를 위해 SK는 장기육성 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이다.

SK는 5월 18일 “좌완투수 김성민과 넥센 히어로즈 좌완투수 김택형의 1대 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라고 발표했다.

염경엽 SK 단장은 15일 KBO(한국야구위원회) 단장회의에서 넥센 고형욱 단장과 만나 김택형-김성민 트레이드를 논의한 터였다. 고 단장은 김성민을, 염 단장은 김택형에 관심을 나타냈다. SK 스카우트팀, 트레이 힐만 감독, 염 단장이 머리를 맞댄 끝에 17일 저녁 트레이드가 결정됐다.

김성민은 ‘2017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SK 유니폼을 입은 선수다. 당장 트레이드 카드로 쓰기엔 아까운 선수였다. 하지만, SK는 ‘2015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18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김택형의 성공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트레이드에 임했다.

염경엽 단장 “김택형을 처음 봤을 때 양현종이 보였다.”

염경엽 단장은 이번 트레이드를 진행한 핵심 인사다. 넥센 감독 시절 김택형의 가능성을 눈여겨봤던 염 단장이다.

염 단장은 “우리도 김성민을 트레이드 카드로 쓰는 게 조금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우리 스카우트팀과 트레이드 관련 미팅을 했다”며 “트레이 힐만 감독에게도 김택형 투구 영상을 보여주고서 의향을 물었다”고 말했다.

힐만 감독은 “전력분석팀이 제공한 김택형이 좋았을 때의 경기 영상을 봤다”며 “영상을 보며 김택형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김성민은 좋은 투수다. 그래서 다른 팀으로 보내는 게 아쉬웠다. 하지만, 좋은 선수를 얻으려면 포기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김성민과 김택형은 같은 좌완 투수지만, 신체조건과 공 스피드 등을 놓고 봤을 땐 김택형의 잠재력이 더 크다고 판단했다. 미래를 보고 결정했다. 김택형의 나이가 김성민 보다 2살 더 어리다는 점도 현실적인 판단 배경이 됐다.” 구단의 힘든 결정에 동의한 힐만 감독의 말이다.

김택형은 3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올 시즌엔 팀 합류가 어렵다.

염 단장은 “김택형이 정상적으로 마운드에 돌아온다면 2시즌 정도는 팀 사정을 고려해 불펜 요원으로 활용하는 게 더 가치 있는 결정이 아닐까 싶다”며 “우리 팀의 현재와 미래를 종합 분석한다면 3시즌 째(2020시즌)가 됐을 땐 선발 전환을 고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SK는 장기적인 청사진을 통해 김택형을 육성할 계획이다. 김택형의 잠재력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팔꿈치 상태가 선발로 뛰어도 무리가 없을 만큼 강해진다면 우린 김택형을 양현종(KIA)같은 좌완 선발로 키울 생각이다. 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난 김택형을 처음 봤을 때 김택형의 투구에서 양현종을 봤다. 어느 선수든 즉흥적이 아니라 계획을 갖고 키울 거다. 100%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계획을 갖고 트레이드를 단행한 것이고, 앞으로도 계획에 맞춰 선수를 키울 것이다.” 염 단장은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수단을 육성할 계획임을 분명하게 밝혔다.

김택형 “인천 출신이라 SK에 오고 싶었다.”

김택형을 선발감으로 보고 있는 건 힐만 감독도 마찬가지다.

힐만 감독은 “재활이 잘 이뤄진다면 장기적으론 김택형은 선발투수로 더 어울린다고 본다. 구종이 다양하고 체격조건이 우수한 만큼 긴 관점에선 선발로 키워보고 싶다”고 밝혔다. 단, 이 모든 결정은 아직 시기가 남은 만큼 신중하게 고민하겠다는 게 힐만 감독의 생각이다.

김택형도 다부진 각오를 전했다. 트레이드가 결정된 직후 김택형은 인천 SK행복드림파크로 이동했다. 오후 6시께 구장에 도착한 김택형은 SK 선수단과 상견례 시간을 가졌다.

김택형은 “넥센에 정이 많이 들었기에 아쉬운 마음이 든다”라며 전 소속팀 넥센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이어 “한편으론 인천 출신으로서 SK는 고등학교 때부터 오고 싶어 했던 팀이었다"며 "이렇게 갑작스럽게 입단을 하게 되니 얼떨떨하면서도 감회가 새롭다”고 털어놨다.

김택형은 창영초, 재능중, 동산고를 졸업, 프로에 오기 전까지 인천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고향 팀으로 돌아온 셈이다.

건강하다면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김택형이다. 다행히 수술은 잘 마무리됐다. 김택형과 SK는 복귀 시점을 내년 초로 예상한다.

김택형은 “수술 후 몸 상태가 순조롭게 호전되고 있다. 컨디션도 괜찮은 편이다. 재활 스케줄에 맞춰 잘 훈련하고 있다”고 현재 상태를 전했다.

익숙했던 친정팀을 떠나 새 출발을 하면서 넥센과 SK 팬 모두에게 인사를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앞으로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많은 기대와 응원 부탁드리겠다. 그동안 많이 챙겨주신 넥센 팬 여러분들께도 깊은 감사를 전하고 싶다.”

김택형은 건강하게 복귀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순조롭게 재활 단계를 잘 밟고 있으니, 끝까지 잘 마치고 가을 캠프에 합류해 기량을 끌어올리면서 내년에는 시합에서 뛸 수 있도록 몸 관리 잘하겠다.” 이젠 ‘SK맨’이 된 김택형의 약속이다.

김원익 기자 one2@mbcpl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