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뉴스]

특타를 둘러싼 단장과 감독의 파워게임이 경질 사태를 불러왔나? 발단은 '특타 논란'이나, 김 감독 경질은 모그룹 의중이 반영된 결과.

김성근 한화 이글스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한화는 5월 23일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김성근 감독이 자진 사의를 밝혔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자진 사의가 아닌 경질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질 소식은 갑작스레 나왔지만, 이상 징후는 21일 경기가 끝난 직후 포착됐다.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가 끝난 후 한화 선수단은 특타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특타가 취소됐다. 박종훈 한화 단장이 특타를 반대한 까닭이었다. 이 과정에서 김 감독의 표정이 매우 좋지 않았다는 게 코치들의 전언이다.

한화 모 코치는 "휴식일인 월요일엔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오늘(23일) 오전 코치진이 출근했을 때 감독이 아닌 단장이 미팅을 주재했다. 이때 단장이 '이상군 감독 대행이 팀을 이끈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특타 논란이 김 감독 경질의 발단이 됐을진 몰라도 근본적인 배경은 아니라는 게 한화 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화 그룹 관계자는 "특타 논란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었다. 성적 부진도 그렇다. 만약 성적 부진이 문제였다면 지난 시즌이 끝났을 때 감독에게 책임을 물었을 것"이라며 "그보다는 구단과 모그룹 이미지 제고 차원에서 그룹 최고위층이 결단을 내렸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고 전했다.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21일 삼성과의 벤치 클리어링으로 한화 구단이 화제의 중심에 서자 모그룹 측이 상당한 부담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모그룹 사정을 잘아는 전직 구단 고위층은 "어느 시점부터인가 한화 야구단이 '구시대' '구태'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비치기 시작했다. 일각에선 한화 야구를 '적폐'로까지 불렀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화 모그룹이 야구단에 대해 더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김 감독을 선임한 주체가 한화 모그룹 최고위층이었다는 건 잘 알려진 이야기다. 그 때문에 김 감독 경질 역시 최고위층의 재가없인 불가능하다는 게 정설이었다. 실제로 그렇게 됐다.

문이 잠긴 한화 이글스 감독실(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문이 잠긴 한화 이글스 감독실(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강윤기 기자 styleko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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