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화 이글스 야구의 현실'(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과거 '한화 이글스 야구의 현실'(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엠스플뉴스]

| "새 감독 선임으로 팀의 새로운 변화 이끌겠다"고 선언한 한화. 한화 감독이 되기 위해 정치권에 줄을 대고 있는 극소수 적폐 야구인들.

한화 이글스가 ‘8연패’에 빠졌다. 올 시즌 리그 최다 연패이자 구단 사상 두 번째로 긴 연패다. 기존의 한화 최다 연패는 2012년 10월 3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2013년 4월 14일 LG 트윈스전까지 이어진 14연패다.

한화는 시즌 초반부터 부진을 거듭했다. 이젠 ‘감독 경질’이란 변수까지 겹쳤다. 팀이 정상궤도로 돌아오려면 새 코칭스태프 구성을 통한 팀 분위기 쇄신이 급선무다.

구단도 이를 모를 리 없다. 박종훈 한화 단장은 흔들리는 팀 분위기를 다잡는 차원에서 신임 감독 선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월 25일 박 단장은 “우리 팀 비전에 적합한 신임 감독을 찾겠다”며 “필요하면 감독 후보 인터뷰를 하겠다”는 구체적 계획까지 제시했다.

야구계가 '박종훈 단장의 복심'인 최계훈 퓨처스 감독을 주목하는 이유

'신임 감독 후보' 최계훈 한화 퓨처스 감독(사진=NC)
'신임 감독 후보' 최계훈 한화 퓨처스 감독(사진=NC)

한화 내부 사정을 잘아는 관계자는 “박종훈 단장이 이상군 감독대행을 비롯해 여러 감독 후보에 대한 면밀한 조사에 들어갔다”며 “이미 감독 후보 인터뷰를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특히나 이 관계자는 "최근 박 단장이 최계훈 퓨처스 감독과 만나 1군과 관련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최 감독이 한화가 아닌 외부 관계자였다면 인터뷰로 해석할 만한 자리였다"고 전했다.

현역 시절 삼미 슈퍼스타즈에서 투수로 활약했던 최 감독은 선수 은퇴 후 심판 자격증을 취득하고서 한동안 KBO리그 심판위원으로 활약했다. 이후 1996년 현대 유니콘스 2군 투수코치를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해 SK 와이번스,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 등에서 차례로 투수코치로 일했다. NC 다이노스에선 2013년부터 잔류군 투수코치로 활동하며 후진 양성에 애썼다. 지난 시즌 종료 후엔 박 단장의 부름을 받아 한화 퓨처스팀 감독을 맡았다.

박 단장과 최 감독은 인연이 깊다. 두 이는 학연은 없으나, 현대 시절 함께 코치로 일한 걸 계기로 오랫동안 동고동락했다. 두 이는 2003년 박 단장이 SK 퓨처스 감독, 최 감독이 퓨처스 투수코치로 선임되며 재회했고, 2009년엔 박 단장이 LG 감독에 취임하자 인천고 감독이던 최 감독이 LG 투수코치로 영입됐다.

당시 야구계 인사들은 1군 감독 경험이 전무한 박 신임 감독이 베테랑 투수코치 대신 고교 감독에게 1군 투수코치를 맡긴 것에 대해 여러 평을 내놨다. 대체적인 평은 “그 정도로 박 감독이 최 코치를 인간적으로 신뢰하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두 이의 인연은 박 단장이 프런트로 변신했을 때도 이어졌다. 박 단장은 NC 육성이사에 선임된 뒤 최 감독을 NC 잔류군 투수코치로 추천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종료 후 박 단장은 한화 새 단장에 취임하자마자 최 감독을 한화 퓨처스 사령탑으로 불렀다. 20년이 넘는 두 이의 호흡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정치권 로비를 통해 한화 감독 자릴 노리는 적폐 세력들

'이글스의 영광'을 재현할 신임 감독은 누구?(사진=엠스플뉴스)
'이글스의 영광'을 재현할 신임 감독은 누구?(사진=엠스플뉴스)

한화는 최 감독을 퓨처스 사령탑으로 영입하면서 그를 "구단의 최우선 목표인 육성을 효과적으로 담당할 최적의 인사"라고 소개했다. 박 단장과 최 감독은 NC 시절부터 신인 발굴과 육성 시스템 구축을 두고 머릴 맞대온 사이다. 그런 점에서 최 감독은 분명 ‘육성’에 큰 장점이 있고, 단장과의 호흡에서도 최고점을 받을 만한 감독 후보다.

여기다 LG 투수코치 시절 증명한 수준급 지도력 역시 큰 장점이다. 한화 전력의 최대 난제가 ‘마운드’임을 모르는 이는 없다.

그렇다고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우려도 있다. ‘박종훈의 복심’이란 타이틀은 언제든 조금만 방심하면 ‘박종훈의 아바타’로 변질될 수 있다. 가뜩이나 야구계 일부에선 김성근 감독 퇴진 이후 '박종훈 동반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단장이 최측근인 최 감독을 1군 감독으로 선임한다면 최 감독의 능력과 자질을 떠나 자칫 김 감독 퇴진이 '예정된 시나리오'로 비칠 수 있다. 무엇보다 최 감독이 한화를 잘 아는 지도자가 아니라는 것도 우려의 배경 가운데 하나다.

한화 측은 "아직 단장 차원에서 정식으로 감독 후보 인터뷰를 진행한 바 없다"며 "팀을 위해 가장 적합한 인사가 누굴일지 심도 싶게 고민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야구계엔 “어느 야구인이 정치권에 줄을 대 한화 감독이 되려고 열심히 뛰고 있다”는 식의 소문이 파다하다. 모 야구인의 경우 자신이 ‘00 공신’임을 강조하며 한화 감독 자릴 요구한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런 작태야말로 적폐이자 구시대적 발상이다. 이젠 시대가 바뀌어 그런 이들의 요청을 들어줄 정치권도 없지만, 만약 정치권을 움직여 감독직에 오르려는 시도가 포착된다면 야구계가 할 일은 즉시 그 야구인을 영구 추방하는 것이다.

한화 출신의 한 야구인은 "팀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이글스의 영광을 진심으로 꿈꾸는 이가 한화에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화 새 감독 선임의 기준을 이보다 더 잘 설명하는 말도 없을 것이다.

전수은 기자 gurajeny@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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