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이 포수 박동원과 이야길 나누고 있다(사진=넥센).
김성민이 포수 박동원과 이야길 나누고 있다(사진=넥센).

[엠스플뉴스=고척]
‘이적생’ 김성민이 선발투수 데뷔전이자 넥센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등판에서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4이닝 무실점. 투구수가 많아 5회를 채우진 못했지만, 한계와 함께 가능성도 엿볼 수 있었던 선발 데뷔 경기였다.
김성민은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 전에 선발투수로 나섰다. 애초 화요일 경기에 등판한 신재영이 등판해야 할 차례지만,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1군 말소된 신재영을 대신해 김성민이 선발 기회를 잡았다. 김성민의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이자 넥센 유니폼을 입고 나선 첫 경기다. 고향인 대구 연고팀 삼성을 상대로, 어릴 적부터 동경의 대상이던 선배들을 상대로 나선 경기라서 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장정석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김성민의 투구수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분위기와 구위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투구수를 미리 정해두면 감독 입장에서도 부담을 느낀다는 게 이유다. 그러면서도 "김성민이 최근 투구수를 75구까지 끌어올렸다"는 말로 어느 정도 선이 교체 시점일지 시사했다.
1회초 마운드에 선 김성민은 톱타자 김헌곤을 상대로 초구와 2구 모두 볼을 던졌다. 3구째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고 3-2까지 끌고 갔지만 7구째 던진 패스트볼이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가 됐다. 크게 벗어나는 볼은 없었지만 조금씩 존을 빗나갔고, 변화구가 다소 높게 제구됐다. 다소 긴장한 듯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간 모습이었다.
첫 안타를 맞고 긴장이 풀린 것일까. 김성민은 2번 박해민을 상대로 커브를 낮게 떨어뜨려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이어 까다로운 상대 구자욱을 내야 땅볼로 잡았고,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도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1회를 무사히 마쳤다.
이후에도 매 이닝 위기가 이어졌다. 2회엔 선두 조동찬에 내야안타를 맞은 뒤 포수 견제 아웃으로 위기를 넘기나 했지만, 2사후 배영섭에 2루타-이지영에 볼넷을 내줘 다시 실점 위기를 맞았다. 3회에도 박해민 안타-러프 볼넷-박해민과 러프의 도루로 맞은 2사 2, 3루 위기에서 조동찬을 삼진 처리해 어렵게 이닝을 마쳤다.
4회도 김상수의 볼넷 출루로 시작한 김성민은 이후 배영섭을 삼진으로, 이지영을 땅볼로 잡은 뒤 강한울과 3-2까지 가는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해 이날의 투구를 마쳤다. 4회까지 투구수는 87구. 퓨처스리그에서 준비한 투구수를 훌쩍 넘어서자, 넥센 벤치는 김성민을 무리하게 끌고 가는 대신 무실점 상황에서 끊어주는 쪽을 택했다. 5회부터 넥센은 하영민이 마운드를 이어 받았다.
선발 데뷔전을 치른 김성민의 최종 기록은 4이닝 4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고 볼도 많은 편이었지만, 실점 위기에서 대담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141km/h, 평균 137km/h를 기록했고 의식적으로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가진 구종을 전부 활용해 선발 역할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눈에 띄었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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