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출구 없는 추락에 빠졌다(사진=엠스플뉴스)
LG 트윈스가 출구 없는 추락에 빠졌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LG 트윈스, 최근 15경기에서 4승 11패로 부진. 순장타율 최근 6년 사이 최저. ‘위닝 멘탈리티(Winning Mentality)’마저 사라졌나.

LG 트윈스의 추락이 심상찮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부진의 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

LG는 최근 15경기에서 4승 11패를 기록했다. 5월 초 7연승을 달릴 때만 해도 이런 부진을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LG의 급추락, 도대체 문제는 무엇일까.

6연승-5연패->7연승->5연패, ‘롤러코스터 행보’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고 있는 LG 트윈스(사진=엠스플뉴스)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고 있는 LG 트윈스(사진=엠스플뉴스)

개막 6연승은 LG 창단 이래 첫 기록이었다. 이때만 해도 장밋빛 미래가 그려졌다. 하지만, LG는 이후 거짓말 같은 5연패에 빠졌다. 이후 승패를 반복하는 흐름을 이어가다 5월 들어 다시 힘을 냈다.

LG는 5월 3일부터 11일까지 개막 6연승을 뛰어넘는 7연승을 기록하며 선두 경쟁을 벌였다. 11일 기준 2위 LG와 1위 KIA 타이거즈의 승차는 불과 1.5경기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12일부터 28일까지 최근 15경기에서 LG는 완전 다른 팀으로 변했다. 연승은 고사하고, 이 기간 4승 11패 승률 0.267을 기록하며 급추락했다. 같은 기간 LG보다 승률이 낮은 팀은 아무도 없었다. 최하위 삼성 라이온즈의 같은 기간 승률도 0.500이었다.

가뜩이나 LG는 최근 5연패 중이다. 타선은 지속적으로 터지지 않고, 팀 승리를 견인하던 마운드마저 흔들리는 실정이다. 그 탓일까. 선두를 넘보던 LG 순위는 어느덧 4위까지 내려왔다. 한 술 더 떠 이젠 공동 5위 그룹에 1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다.

최악의 장타 실종, 6년 내 최저 순장타율

LG에서 가장 높은 장타율(0.451)을 기록하고 있는 루이스 히메네스조차 최근 10경기 장타가 1개 뿐이다(사진=엠스플뉴스)
LG에서 가장 높은 장타율(0.451)을 기록하고 있는 루이스 히메네스조차 최근 10경기 장타가 1개 뿐이다(사진=엠스플뉴스)

많은 지도자는 ‘꾸준한 팀이 강팀’이라고 말한다. 감독들은 야구가 시작하는 화요일이면 ‘2번의 우세 시리즈(2승 1패)’를 바란다. 이유는 간명하다. 그래야 ‘계산이 서는 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LG는 계산이 서지 않는 팀이다. 강팀의 면모는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최근 5차례의 3연전서 우세 시리즈는 단 1번 밖에 없었다. 대신 열세 시리즈는 4번이나 됐다.

LG의 최근 어려움은 ‘공격 부진’으로 요약할 수 있다. 마운드가 최근 흔들리지만, 타선 부진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다.

5월 29일 기준 LG 팀 타율은 0.279로 리그 5위다. 언뜻 보기엔 나쁘지 않다. 하지만, 209득점으로 득점 순위 리그 9위임을 고려한다면 '나쁘지 않다'는 표현이 잘못된 것임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팀 장타율이 0.377로 최하위라는 게 문제다. 정말이지 최근 LG를 보면 장타 구경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다.

장타율에서 타율을 뺀 순장타율(Isolated Power, ISO)을 보면 그 부진을 더 극명하게 알 수 있다. LG 순장타율은 0.098로 단연 리그 최하위다. 1위 SK 와이번스(0.192)와는 2배 이상 차이 나고, 9위 한화 이글스(0.114)와도 차이가 크다. 순장타율이 1할이 넘지 않는 팀도 LG가 유일하다.

당연한 이유로 팀 홈런은 27개밖에 되지 않는다. 2루타도 60개로 최하위다. LG가 아무리 잠실구장을 홈으로 쓴다 해도 이렇게 장타가 적은 건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다. 같은 지붕을 쓰는 두산 베어스는 팀 순장타율이 0.138로 이 부문 리그 4위다.

LG 장타 실종 현상은 올 시즌 리그 전반적인 경향인 '투고-타저'와 직접적 연관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LG의 장타력 추락은 리그의 전반적인 경향을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그도 그럴 게 최근 6년 동안 LG 순장타율이 1할 이하였던 시즌은 2012년(0.093)뿐이다. 그해는 리그 평균자책이 3.82였을 정도로 투고-타저가 극심했던 시기였다. 그러나 올 시즌은 29일 기준 리그 평균자책이 4.52로 그때부터 훨씬 높다.

병살타가 많은 것도 심각한 문제다. LG 팀 병살타는 54개로 리그 1위다.

최근 15경기만 놓고 보면 넥센도 LG와 같은 병살타 20개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 기간 LG의 득점(49득점)과 넥센(82득점)의 기록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차이가 크다. 롯데도 LG보다 2개 적은 52개의 병살타를 쳤다. 또 LG와 같은 48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팀 득점은 롯데가 252득점으로 LG의 209득점보다 월등히 많다.

금이 간 위닝 멘탈리티. 근본 원인은?

LG 트윈스(사진=엠스플뉴스)
LG 트윈스(사진=엠스플뉴스)

‘위닝 멘탈리티(Winning Mentality)’. 현대 스포츠계의 화두다. ‘이기는 습관’이나 ‘승리를 위한 근성’ 정도로 표현할 수 있는 위닝 멘탈리티는 구시대의 ‘투지’와는 의미부터 다르다. 최근의 ‘위닝 멘탈리티’는 선수단 전체가 어떤 정서를 공유하는지에 더 집중한다. 많은 스포츠 학자는 ‘어떤 상황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과 집중력이 때론 전력 이상으로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LG에선 위닝 멘탈리티를 찾아보기 힘들다. ‘선수들의 근성이 부족하다’는 구시대적인 발상에서 비롯된 시각이 아니다. 최근 LG 선수단을 보면 자신감과 집중력이 현격히 떨어져 보인다. 경기가 채 끝나지도 않은 시점에서 ‘이미 진 것 같은 느낌’이 더그아웃에 흐르고 있다. 이는 절대 프로답지 못한 일이다.

자신감이 없는 프로는 더는 경쟁 상대가 아니다. LG의 최근 경기력을 두고 한 야구인은 “져도 너무나 무기력하게 진다. 이 정도면 팀 전체 자신감이 확연히 떨어졌다고 봐야 한다”며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더 기용하는 식의 단기적 방법으론 쉽게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 같다”고 지적했다.

프로의 세계는 냉정하다. LG 하락세를 집요하게 파고드는 팀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 지금이라도 LG는 팀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냉정하게 살펴보고, 무너진 위닝 멘탈리티를 살리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다행히 시즌은 아직 길게 남아 있다.

김원익 기자 one2@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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