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업그레이드 된 W매치가 팬들 곁에 찾아온다(사진=kt).
더 업그레이드 된 W매치가 팬들 곁에 찾아온다(사진=kt).

[엠스플뉴스]

| 2년 째를 맞아 더욱 발전한 모습으로 돌아온 kt-SK의 라이벌 대결 W매치. 30일부터 6월 1일까지 수원에서 열리는 W매치의 주요 행사와 의미를 짚어 봤다.

“W매치를 일회성으로 끝낼 생각은 없다. 앞으로도 10년, 20년 꾸준히 지속하는 게 목표다. 내년이 되면, 분명 올해와는 분위기가 달라질 거다.”

지난해 처음 W매치를 치른 뒤, kt 위즈와 SK 와이번스 관계자들이 입을 모아 했던 말이다. 두 구단 다 하나같이 ‘지속성’을 강조했고,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W매치를 진행하겠다고 약속했었다.

W매치는 수도권을 연고로 사용하는 공통점을 가진 kt와 SK가 치열한 승부(war)와 다양한 팬서비스를 통한 지역 야구 붐 조성을 목적으로 2016년 만든 라이벌 매치다. 수도권 지역 라이벌이자 통신사 라이벌인 양팀의 대결을 매년 꾸준히 이어가서, 훗날 KBO리그 대표 라이벌전으로 키운다는 큰 꿈을 W매치에 담았다. 언젠가는 두 팀 모두 인기구단이자 명문구단으로 자리매김하겠단 목표가 담겨 있다.

그 목표대로 kt와 SK는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W매치를 이어간다. W매치 첫해의 성과는 이어가고, 아쉬웠던 점은 보완해 올해는 더 업그레이드 된 ‘시즌 2’를 팬들 앞에 선보인다.

kt vs SK, 올해는 전 경기가 W매치다

2016년 W매치 첫 대결(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2016년 W매치 첫 대결(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올해와 지난 시즌 W매치의 가장 큰 차이점은 경기수다. 지난해 W매치는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2경기, 수원 케이티위즈 파크에서 2경기씩 총 4경기만 치렀다. “작년엔 특정한 날짜를 정해서 그 경기만 W매치라고 불렀다. 올해는 SK와 kt가 치르는 모든 시리즈를 W매치로 기획했다. 경기수가 확 늘어난 게 달라진 점이다.” kt 관계자의 말이다.

kt와 SK는 이미 인천 개막 시리즈에서 한 차례 W매치를 치렀다. 이번엔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수원 케이티위즈 파크에서 W매치 3연전을 치른다. “경기수가 늘면서 W매치의 ‘희소성’은 줄었을지 몰라도, 대신 지역 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진 게 장점이다. 시리즈마다 시의성 있는 이벤트를 기획해서 W매치에 접목할 수 있다는 점도 있다.” kt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역 사회와 함께 하는 ‘나눔’의 가치는 개막 시리즈 당시 열린 W매치에서 잘 드러났다. 당시 SK는 W매치 홈팀 공약으로 ‘소래포구 화재 피해상인 돕기’를 kt 측에 제안했다. 인천 소래포구에 발생한 큰 화재로 지역 사회가 큰 아픔을 겪은 시기였기에 시의적절한 제안이었다. 이에 양팀은 4월 2일 경기에서 나온 안타 하나당 20만원, 홈런 하나당 50만원을 피해상인 돕기 기금으로 조성했다.

수원에서 열리는 이번 W매치에도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의미있는 시간을 이어간다. 이번엔 홈팀 kt의 제안에 따라 6월 1일 경기에서 나오는 안타 하나당 10만원, 홈런 하나당 50만원을 수원 지역 밥차 봉사단체인 ‘돕는 사람들’에 전달할 예정이다.

6월 1일 경기에선 ‘호국의 달’ 6월을 기념하는 이벤트도 연다. kt 관계자는 “인천지역 국군장병 50명, 수원지역 장병 200명을 초청해 경기 관람과 그라운드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그라운드 이벤트는 ‘밀리터리 Race(고지를 점령하라)’는 타이틀로 인천과 수원 국군장병 각 30명씩 총 60명, 양팀 응원단장과 치어리더 2명을 투입해 외야에서 진행한다. kt 관계자는 “3판 2선승제로 10명씩 조를 나눠 에어봉 릴레이, 그물막 낮은 포복 통과, 이동튜브에 치어리더 태워 결승점 들어오기 경주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패한 팀의 응원단장은 벌칙으로 위장크림을 바르고 방독면을 쓴 채 경기 응원을 진행한다.”

4월 2일 W매치에선 SK 치어리더가 시구를, kt 위즈 치어리더가 시타를 맡아 화합 분위기를 연출했다(사진=SK).
4월 2일 W매치에선 SK 치어리더가 시구를, kt 위즈 치어리더가 시타를 맡아 화합 분위기를 연출했다(사진=SK).

W매치의 재미를 더할 다양한 볼거리도 준비되어 있다. kt 관계자는 “30일 첫 경기 전 그라운드에서 양팀 선수들의 W매치 각오와 도발 인터뷰 시간을 갖는다”고 전했다. 또 “인천 W매치 당시 진행한 응원단 가위바위보 대결 결과에 따라, 1이닝 동안 kt 응원단이 SK 유니폼을 입고 응원을 진행할 예정”이라 밝혔다.

이외에도 경기 중 응원단상에서 ‘맥주 빨리 마시기 대결’이 SK와 kt 팬 대결 이벤트로 진행되고, 시리즈가 끝난 뒤엔 W매치 한정판 티셔츠를 승리팀 관중들이 승리팀 관중석에 투척한다. 이 티셔츠 제작 비용은 시리즈 패전 팀 측이 부담할 예정이다.

시리즈 기간 특별한 의미를 담은 시구도 이어진다. 30일엔 KT 고객센터에서 5월의 ‘1등 컨설턴트 상’을 수상한 키 109cm의 ‘작은 거인’ 오루비 씨가 시구자로 나선다. kt 관계자는 “오루비 씨는 저연골 형성증이라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상담실력과 고객 서비스 마인드, 동료애로 KT 그룹 임직원들에게 큰 귀감이 되는 분”이라 설명했다.

31일 시구자는 ‘중앙 입양원 해외 입양자’ Franck Leroy(한국명 박부민) 씨가 나선다. kt 관계자는 “박부민 씨는 1984년 마산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입양되어 살다가, 2007년 친부모를 찾으러 귀국한 분이다. 이날 프랑스 입양자 강기영씨와 함께 시구와 시타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박부민-강기영 씨는 경기 전 선수단과 기념사진 촬영 시간도 갖는다. 또 kt는 중앙입양원 입양자 포함 20명의 입양자를 경기장에 초청하고, 전광판을 통해 ‘해외입양자 부모 찾기 캠페인’ 영상도 송출할 예정이다.

마지막 날인 6월 1일 시구자는 16살 나이로 골육종 암을 극복한 송성찬 학생이다. kt 관계자는 “송성찬 학생은 가톨릭 대학교 성빈센트 병원에서 6번의 항암치료와 수술을 받고 암을 극복했다”며 “송성찬 학생이 치료를 담당했던 가톨릭대 강용구 교수와 함께 입장해 시구를 하고, 안유배 의무원장이 시타를 진행한다”고 전했다.

달라진 kt와 SK, 더 치열한 승부를 예고한다

4월 2일 인천에서 열린 W매치 당시 '맥주 빨리 마시기' 이벤트 장면(사진=SK).
4월 2일 인천에서 열린 W매치 당시 '맥주 빨리 마시기' 이벤트 장면(사진=SK).

올해의 W매치와 지난해와 다른 점이 하나 더 있다. kt와 SK 두 팀 다 감독이 바뀌었다. kt는 김진욱 감독이 새 사령탑을 맡았고, SK는 외국인 감독 트레이 힐만이 지휘봉을 잡았다. 두 감독은 모두 팬과 미디어 친화적인 감독으로 높은 대중적 인기를 자랑한다. 힐만 감독은 최근 열린 SK 스포테인먼트 10주년 행사에 ‘김보성’ 분장을 하고 나타나 ‘망가지길 두려워하지 않는’ 팬서비스 정신을 선보였다.

여기다 kt와 SK 모두 팀 성적이 좋지 않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두 팀 다 시즌 초반 성적은 물론 분위기도 좋다. SK는 30일 현재 24승 1무 24패 5위에 올라 있고, kt는 22승 28패로 5위와 3게임차 8위다. 두 팀 다 지난 시즌에 비해 한결 재미있고 색깔이 뚜렷한 야구를 한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kt는 지난해(경기당 평균 9478명)에 비해 평균 관중수(10354명)도 부쩍 늘었다.

불과 일년 사이에 위상이 크게 달라진 kt와 SK의 맞대결이다. “내년엔 올해와는 분위기가 다를 것”이라던 두 팀 관계자들의 호언장담이 그대로 이루어졌다. “W매치를 준비하면서 한결 신이 나는 건 사실이다. 올해는 W매치를 통해 보다 많은 팬들에게 즐거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kt 관계자의 말이다.

1차전 선발부터 양 팀 다 에이스를 내세웠다. SK는 메릴 켈리를, kt는 라이언 피어밴드를 앞세워 진검승부를 펼친다. kt 관계자는 “기왕이면 매 경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짜릿한 명승부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구단이 준비한 이벤트 뿐만 아니라, 경기장에서도 멋진 승부가 펼쳐져서 W매치가 팬들의 큰 사랑을 받는, 팬들이 먼저 기다리는 이벤트로 자리잡았으면 한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2년차를 맞아 더욱 업그레이드 된 kt와 SK의 'W매치 시즌 2'는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다. W매치를 일회성으로 끝내지 않겠다는 kt와 SK의 목표가 일단은 이뤄졌다. 이제는 이 라이벌 매치를 내년에도, 앞으로 10년 20년 뒤에도 꾸준히 계속해 KBO리그의 대표 라이벌 매치로 발전시킬 일이 남았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