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이 넘치는 스크럭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흥이 넘치는 스크럭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

NC 다이노스 재비어 스크럭스는 언제나 유쾌하고 흥이 넘친다.

더그아웃에서 김경문 감독과 마주치면 큰 소리로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를 건넨다. 여기까진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큰 차이 없는 수준. 그런데 여러 사람이 모였을 때 하는 인사는 좀 다르다. 더그아웃에 모인 취재진을 보면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넨다.

“모두들, 안녕하십니까!”

적막한 더그아웃에 웃음폭탄이 쾅!하고 터지는 순간이다.

팀 동료들과도 항상 유쾌하게 어울려 지낸다. 일부 외국인 선수들처럼 따로 떨어져 ‘혼밥’하지 않는다. 선수들과 함께 둘러앉아 이야기꽃을 피우며 밥을 먹는다. 친한 선수나 구단 관계자는 이름 대신 별명으로 부른다. 통역을 맡은 강마루솔 대리는 ‘쏠’로, 홍보팀의 조대오 대리는 ‘빅 파이브’로 부르는 식이다.

“동료들이 (스크럭스를) 많이 좋아한다. 팀 분위기에 항상 좋은 영향을 주는 친구다.” 김경문 감독이 스크럭스 얘기가 나올 때마다 칭찬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혼자만 야구하는 게 아니라 팀 동료들과 ‘함께’ 호흡하는 선수다. 야구는 개인 스포츠가 아니라 팀 스포츠이지 않나. 그런 면에서 스크럭스는 참 좋은 선수다.”

스크럭스는 SNS 활동도 열심이다. 최근엔 ‘유튜버’ 활동까지 시작했다. 아내 제시카와 함께 ‘한국 과자 먹기’에 도전하는 영상이 NC 팬 사이에 큰 화제가 됐다. 캠프 당시 “한국에서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게 기대된다”던 말대로 부부가 함께 한국 문화를 하나씩 배워가고 있다.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언제나 스크럭스는 유쾌한 남자다.

이렇듯 유쾌한 스크럭스지만, 일단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나서면 누구보다 진지하다. 경기에 몰입해 집중하고 매 타석 전력을 다한다. 운동장에선 유쾌한 행동 대신 장쾌한 홈런포로 팬들에게 기쁨을 주는 게 스크럭스의 방식이다.

올 시즌 스크럭스가 홈런을 친 12경기에서 NC는 전승을 거두고 있다. 홈런 14개로 홈런 부문 리그 2위, 39타점으로 이 부문 리그 1위, 볼넷 29개로 2위에 장타율도 0.565로 리그 8위의 성적이다. 무안타에 그치는 날도 있지만 팀이 이기면 활짝 웃는다. 좋은 타격 성적을 내도 팀이 진 날엔 함께 아쉬워할 줄 안다.

“야구 선수이기 이전에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야구장 안에서나 밖에서나, 항상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인간적으로 성장하는 그런 사람이고 싶다.”

스프링캠프 당시 스크럭스가 했던 얘기다. 스크럭스는 경기장 안팎에서 언제나 유쾌하고, 팀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모습으로 자신의 목표를 실천하는 중이다.

긍정적인 마음, 팀의 일원으로 동료들과 함께 하는 자세, 한국에서의 생활과 야구를 진심으로 즐기는 태도. 외국인 타자들이 하나같이 부진에 시달리는 올 시즌, 스크럭스가 성공 가도를 달리는 비결이 여기에 있지 않을까.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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