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의 번트시도, 모두 실패(사진=엠스플뉴스).
3번의 번트시도, 모두 실패(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잠실]

안 하니까 못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니까 안 하는 것이었던가.

넥센 히어로즈는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희생번트가 적은 팀이다. 29일까지 희생번트 성공 횟수는 단 7차례 뿐. 리그에서 유일하게 희생번트가 한 자릿수인 팀이다. 애초에 희생번트 시도 자체가 적다. 첫 희생번트는 시즌 17경기째를 치른 4월 20일 SK전에서 뒤늦게 나왔다.

총 시도 횟수 15회로 리그 최소. 번트성공률도 46.7%로 유일하게 50% 이하의 저조한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좀처럼 번트 시도도 하지 않지만, 어쩌다 시도해도 성공률이 저조한 팀이 넥센이다. 넥센 경기에서 희생번트가 성공하는 장면을 볼 확률은, 3루타나 고의 볼넷을 볼 확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그런데 5월 30일 잠실 LG전에선 넥센 경기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2-0으로 앞선 넥센의 5회초 공격, 선두타자 허정협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자, 넥센 벤치에선 8번타자 주효상에게 초구에 희생번트 사인을 냈다. 결과는 3루쪽 번트파울. 앞으로 몸을 날린 LG 3루수 루이스 히메네스가 잡았다 떨어뜨리지 않았다면, 아웃카운트 하나를 헌납할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주효상은 2구째에 강공으로 전환, 좌익수 앞 안타를 때려냈다.

무사 1, 2루에서 9번 이정후 타석. 이번에도 넥센 벤치에선 초구에 희생번트 사인을 냈다. 역시 결과는 3루쪽 파울. 넥센은 재차 희생번트를 주문했고, 이정후는 간신히 공을 페어 지역 안에 떨어뜨리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공이 너무 포수와 가까운 곳에 멈췄고, 재빨리 타구를 잡은 포수 정상호가 3루에 던져 2루 주자 허정협을 잡아냈다.

무사 1, 2루였던 상황은 한순간에 1사 1, 2루가 됐다. 후속 고종욱의 1루쪽 땅볼이 더블 플레이가 되면서, 넥센은 무사 1, 2루의 달아날 수 있는 기회에서 한 점도 얻지 못하고 공격을 끝냈다.

넥센은 5회초 세 차례나 희생번트를 시도해 넥센 경기에선 좀처럼 볼 수 없는 희귀한 장면을 연출했다. 시즌 49경기를 치를 동안 7번 밖에 없던 희생번트를 한 이닝에 세 번이나 시도하며 추가득점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세 번 모두 실패. 전날까지 46.7%에 그쳤던 희생번트 성공률은 43.8%로 더 하락했다. 이래저래 희생번트와는 인연이 없는 넥센이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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