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문고 에이스 안우진(사진=엠스플뉴스 강윤기 기자).
휘문고 에이스 안우진(사진=엠스플뉴스 강윤기 기자).

[엠스플뉴스]

| 프로야구의 미래를 이끌 2018 KBO 신인 1차 지명 선수가 6월 26일 발표를 앞두고 있다. 10개 구단이 지명할 유력 후보는 누구일지, 엠스플뉴스가 미리 살펴봤다.

선택의 시간이 다가온다. 미래의 슈퍼스타가 탄생할 ‘2018 KBO 신인 1차 지명’ 결과가 6월 26일(월요일) 발표를 앞두고 있다. KBO리그 10개 구단은 그 동안 고교와 대학 주말리그, 각종 전국대회를 통해 ‘달빛 아래 미인’을 찾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일부 구단은 이미 선택을 마쳤고, 일부 팀은 최종 후보를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는 중이다.

‘선택 완료’ 넥센-두산, ‘고심 거듭’ LG

배명고 에이스 곽빈(사진=엠스플뉴스 강윤기 기자).
배명고 에이스 곽빈(사진=엠스플뉴스 강윤기 기자).

올해도 고교야구의 대어급 유망주는 대부분 서울에 몰려 있다. 한국사회의 수도권 쏠림 현상에 야구 유망주들의 ‘조기 유학’이 더해져 낳은 결과다. 한 지방 구단 단장은 “만약 1차 지명이 아닌 전면드래프트 형식이라면 올해 1라운드 지명자 상당수가 서울에서 나올 것”이라며 입맛을 다셨다. “서울권에 140km/h 중후반대 강속구 투수만 열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라는 말도 덧붙였다.

물론 그 중에서도 ‘독보적’인 선수는 있다. 올해 서울 세 팀 중에 1번 지명권을 행사할 넥센 히어로즈 행이 유력한 휘문고 안우진이다. 실업배구 선수 출신 어머니의 피를 물려받은 안우진은 193cm에 93kg의 빼어난 신체조건을 자랑한다. 긴 팔다리를 채찍처럼 활용해 최고 152km/h의 강속구를 뿌린다. 신체조건과 현재 기량만 보면 단연 고교 최대어다. 넥센은 지난해 이정후에 이어 안우진까지 2년 연속 휘문고 출신 선수를 1차 지명하게 됐다.

두산 베어스도 배명고 투수 곽빈 지명이 확실하다. 곽빈은 키 187cm에 몸무게 90kg으로 ‘두산스러운’ 건장한 체격조건을 갖췄다. 2학년까지는 주로 1루수로 활약하며 타석에서 재능을 과시했다. 올해는 다시 투수로 전향, 150km/h대 강속구를 뿌리며 잠재력을 증명했다.

곽빈의 장점은 강력한 패스트볼 구위와 ‘상대적’으로 싱싱한 어깨다. 고교 공식경기 등판 기록이 6경기 15.1이닝(평균자책 2.93)이 전부다. 투수 경험은 많지 않지만, 제구력과 경기 운영도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수도권 팀의 스카우트는 “잠재력 면에서는 안우진 못지 않은 투수”라고 평했다.

이미 선택을 끝낸 넥센-두산과 달리 LG 트윈스는 1차 지명 발표 전까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지방 구단의 한 스카우트는 “LG가 덕수고 우완 양창섭과 선린인터넷고 김영준을 놓고 고민한다고 들었다”고 했다. 서울 고교팀 한 감독은 “LG가 최근 장충고 성동현의 경기에 스카우트를 파견했다. 성동현도 여전히 주시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덕수고 양창섭은 2년 연속 황금사자기 MVP를 차지한 고교 최고 투수다. 고교 무대 기록과 투수로서 완성도만 따지면 경쟁자가 없다. 최고 147km/h의 빠른 공에 안정적인 제구력, 강력한 슬라이더까지 갖춰 즉시전력감으로 손색이 없다. 1차 지명에서 선택받는 게 당연해 보인다.

덕수고 에이스 양창섭(사진=엠스플뉴스 강윤기 기자).
덕수고 에이스 양창섭(사진=엠스플뉴스 강윤기 기자).

하지만 LG가 망설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방 구단 스카우트는 “양창섭은 서울권 다른 투수들에 비해 체격이 다소 작은 편이다. 이 때문에 LG에선 발전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 같다”고 했다. 다른 지방 구단 스카우트는 “양창섭은 리틀야구 때부터 줄곧 에이스로 활약하며 많은 공을 던졌다. 잠시도 어깨를 쉴 틈이 없었다고 보면 된다. LG에서 이 부분을 우려하는 것 같다”고 했다. 물론 양창섭은 아직 한번도 수술대에 오른 경험이 없는 '건강한' 투수다.

LG의 선택은 2차 지명 1라운드 판도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스카우트 사이에선 “만약 LG가 양창섭 대신 다른 선수를 선택하면, 2차 1라운드 상위 순번 지명권을 가진 팀들이 쾌재를 부를 것”이란 말이 나온다. 지방 구단 한 스카우트는 "양창섭이 2차 지명까지 내려온다면, 1라운드 3순위 이내에 반드시 이름이 불릴 것"이라 단언했다. 다른 지방 구단 스카우트는 "일부 구단에 입단하면 첫 해 바로 1군 전력으로 던질 수 있다"고 밝혔다.

LG가 ‘무난’하게 양창섭을 지명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선린인고 김영준과 장충고 성동현 등 잠재력 풍부한 투수들이 2차 지명으로 쏟아지게 된다. 지방의 한 구단은 “1차 지명에선 도저히 뽑을 선수가 없다. 우리 팀은 누가 2차 지명까지 내려올지만 주시하고 있다. 2차 지명에 모든 걸 걸고 있다"고 했다. 야구 잘하는 유망주가 온통 서울에만 몰리다 보니 생기는 현상이다.

‘1차 지명 피해자’ kt, 올해는 웃는다

유신고 우완 김민(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유신고 우완 김민(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kt 위즈는 지난해 신인 1차 지명의 최대 피해자였다. 연고지인 경기권에 이렇다할 대어급 유망주가 없어, 신생 장안고 출신 조병욱을 1차 지명자로 선택해야 했다. 다른 구단 스카우트는 조병욱에 대해 “냉정하게 말해 전면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뽑힐 만한 선수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신생 구단과 하위권 팀의 전력 보강 기회가 되어야 할 신인 드래프트 제도의 본래 취지와는 동떨어진 결과다.

하지만 올해는 예외다. 올해만큼은 kt 위즈도 신인 1차 지명에서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다. 유신고 우완투수 김민이 kt 위즈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민은 키 187cm의 좋은 신체조건에 최고 151km/h에 달하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다. 큰 키와 깔끔한 투구폼, 강력한 구위에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 구사 능력까지 갖춘 유망주다. 한 지방 구단 스카우트는 “신체조건과 기량 면에서 서울권의 안우진, 곽빈 등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평했다.

한편 kt는 2차 지명에서도 가장 먼저 지명권을 행사한다. 서울고의 ‘이도류’ 강백호를 비롯해 현재 상무 소속인 해외파 김선기, 그외 서울권 투수 유망주들이 대기하고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스카우트 사이에선 “kt가 2차 1라운드 지명권도 즉시전력감 투수를 뽑는데 사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 와이번스는 투수 두 명과 내야수 하나, 총 세 명의 후보를 두고 고민하는 중이다. 야탑고 출신의 연세대 사이드암 투수 김동우, 야탑고 좌완투수 이승관, 동산고 내야수 김정우가 후보다. 이 가운데 김동우는 대학 진학 뒤 패스트볼 구속은 물론 경기 운영 능력이 부쩍 좋아졌단 평을 받는다. 하지만 SK가 김주한-박종훈 등 잠수함 투수를 여럿 보유하고 있어 실제 지명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한 서울권 고교 감독은 “동산고 유격수 김정우는 강한 어깨와 타격 능력을 겸비한 좋은 선수다. 현재 SK의 선수 구성을 봐도 꼭 필요한 선수”라면서도, “좌완에 빠른 볼을 던지는 이승관에도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승관은 좌투좌타 외야수로 지난해까지는 마운드보다 타석에 서는 날이 많았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투수를 시작해, 최고 145km/h의 강속구 좌완투수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한화와 KIA “대어가 없네”

동성고 포수 한준수(사진=대한야구협회).
동성고 포수 한준수(사진=대한야구협회).

한화 이글스는 1차 지명 제도의 최대 피해 구단 중 하나다. 올해도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다. 연고지 고교팀인 세광고등학교에 장신 좌완투수 김유신, 포수 김형준이 있지만 둘 다 전학 경력이 있어 1차 지명 대상자가 아니다.

지방 구단의 한 스카우트는 “한화는 북일고 우완 성시헌 지명이 거의 확실하다”고 전했다. 성시헌은 183cm-94kg의 탄탄한 체구에 140km/h 초반대 빠른 볼, 슬라이더를 던지는 투수다. 올해 11경기에서 54.2이닝 동안 평균자책 2.64로 북일고 에이스로 활약했다. 한화가 현 제도 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선수라는 평이다. 한화 관계자는 "신체조건과 잠재력은 괜찮은 선수다. 투구폼을 개선하고 육성하기에 달렸다"고 밝혔다.

KIA 역시 호남지역 유망주들의 잇단 수도권 전학으로 최근 신인 지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는 인하대 투수 정성종과 동성고 포수 한준수가 1차 지명 후보다.

광주일고 시절 타자로 활약한 정성종은 인하대 진학 후 투수로 전향했다. 150km/h대 강속구가 매력적이다. 수도권 구단 스카우트는 “빠른 볼만 놓고 보면 대학 투수 중에 최고 수준”이라면서도, “아직 투수로서 보완할 부분이 적지 않다. 즉시 전력감이라 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평했다.

동성고 포수 한준수도 후보로 꼽힌다. 키 185cm의 건장한 체격 조건에 포수로는 드물게 좌타석에서 타격을 한다. 장타자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다. 스카우트 사이에선 최상위 지명권을 사용할 정도의 포수는 아니라는 냉정한 의견도 나온다. 이미 김민식, 한승택 등 젊은 포수 자원이 풍부한 KIA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KIA 관계자는 “24일에 1차 지명 대상자를 결정해 유니폼을 입히고 사진 촬영을 할 계획”이라 전했다. 다른 지방 구단 스카우트는 "KIA가 투수 쪽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삼성, 롯데, NC의 선택은?

한양대 좌완 에이스 최채흥(사진=한국대학스포츠블로그).
한양대 좌완 에이스 최채흥(사진=한국대학스포츠블로그).

‘리빌딩’을 진행 중인 삼성 라이온즈는 한양대 좌완투수 최채흥과 경북고 내야수 배지환이 1차 지명 후보다.

최채흥은 140km/h 후반대 강속구를 던지는 대학 넘버원 좌완투수. 상원고 시절에는 타자로 활약하다, 대학에 진학해 투수로 방향을 틀었다. 각종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하고 위력적인 공을 구사하는 만큼, 즉시전력감 투수가 필요한 삼성에 잘 어울리는 선택이다.

다른 선택지로는 경북고 우투좌타 내야수 배지환이 있다. 배지환은 올해 15경기에서 타율 0.443을 기록한 정교한 타격에 도루 23개로 뛰어난 기동력을 겸비한 선수다. 지방 구단 한 단장은 “올해 고교 내야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선수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반면 다른 지방 구단 스카우트는 "투수 자원이 없다면 모를까, 올해 같은 해에 1차 지명에서 뽑을 만한 야수는 아니다"라고 평했다. 세대교체를 진행 중인 삼성이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롯데 자이언츠는 경남고의 ‘리틀 이대호’ 한동희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우투우타의 ‘내츄럴’ 우타자 한동희는 키 184cm에 97kg의 건장한 체격을 갖췄다. 지방 구단 한 스카우트는 “거포 내야수감이다. 파워도 훌륭하고, 송구 능력도 좋다. 안정된 수비력을 갖춰 내야에서 활용도가 높은 타자”라고 평했다. 올해 고교 경기에선 16경기에 출전해 타율 0.440에 4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2차 지명 때 수준급 투수를 뽑을 기회가 있는 만큼, 1차 지명권을 과감히 야수에게 사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마산고 에이스 김시훈(사진=대한야구협회).
마산고 에이스 김시훈(사진=대한야구협회).

NC 다이노스도 마산고 우완투수 김시훈에게 유니폼을 입힐 가능성이 크다. 기량만 놓고 보면 최상의 선택은 아니다. NC 연고팀인 마산용마고에 ‘경남권 최대어’ 이승헌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구단 스카우트는 “이승헌은 뛰어난 신체조건과 경험, 140km/h 중후반대 빠른 볼까지 장점이 많은 투수다.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호평했다. 하지만 좋은 소식은 여기까지. 이승헌은 1년 유급 경력이 있어 1차 지명 대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NC는 고민을 거듭하다 최근 김시훈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188cm-95kg의 건장한 체격에 140km/h 중후반대 묵직한 패스트볼이 장점인 투수다. 올해 고교 대회에서도 11경기 5승 2패 평균자책 1.84로 빼어난 활약을 했다. NC 관계자는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매력적인 투수”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배지헌, 강윤기 기자 jhpae117@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