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왼쪽)와 민병헌(오른쪽)이 사구 골절상으로 이탈했다(사진=두산)
양의지(왼쪽)와 민병헌(오른쪽)이 사구 골절상으로 이탈했다(사진=두산)

[엠스플뉴스]

두산 베어스는 마이클 보우덴의 1군 복귀란 희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비보가 먼저 날아왔다. 양의지와 민병헌의 사구 골절상이란 비보였다. 한 달여가 넘는 회복 기간이 필요한 위기 상황에서 두 선수의 빈자리를 채워야 할 두산이다.

드디어 희소식이 오는가 싶더니 난데없이 큰 비보가 날아왔다. 정말 비상이다. 두산 베어스가 올 시즌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팀 타선의 중심축인 포수 양의지와 외야수 민병헌이 골절로 이탈한 것. 외국인 투수 마이클 보우덴의 복귀가 코앞이었기에 더욱 안타까운 일이 됐다.

두산은 6월 26일 기준 36승 1무 33패로 리그 4위에 있다. 공동 1위 KIA 타이거즈와 NC 다이노스와의 승차는 7.5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선 전혀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이다.

분명히 저력이 있는 팀이기에 반등은 충분해 보인다. 특히 시즌 초반부터 어깨 통증으로 이탈한 보우덴이 정상적으로 돌아온다면 그때가 두산의 반격 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히트 상품인 ‘판타스틱4’의 재결성으로 후반기 승부수를 띄우겠단 것이 두산 김태형 감독의 다짐이었다.

‘오랜 기다림’ 보우덴의 복귀가 다가왔다

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보우덴이 이번 주 1군 복귀를 노린다(사진=두산)
어깨 부상에서 회복한 보우덴이 이번 주 1군 복귀를 노린다(사진=두산)

어깨 충돌 증후군에서 회복한 보우덴은 차근차근 복귀 절차를 밟고 있다. 올 시즌 두 번째 재활이기에 더 조심스러웠다. 5월 1일 말소된 보우덴은 30일에서야 첫 캐치볼을 소화했다. 그리고 6월 7일(30구)과 11일(50구)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두 차례 불펜 투구에 나선 보우덴이었다.

퓨처스리그 등판도 이어졌다. 보우덴은 15일 상동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1이닝(25구) 2피안타(1홈런) 3탈삼진 2실점으로 재활 뒤 첫 실전 등판을 펼쳤다. 21일 이천 화성 히어로즈전에서도 보우덴은 2.1이닝(53구) 4피안타(1홈런) 4탈삼진 4실점으로 두 번째 점검을 마쳤다.

마지막 점검이 남았다. 보우덴은 27일 이천 SK 와이번스전 등판 뒤 이상이 없다면 곧바로 1군에 합류한다. 보우덴의 1군 복귀 D-DAY는 7월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이 유력하다. 김 감독은 “보우덴은 27일 한 차례 더 퓨처스리그 등판 뒤 1군으로 부를 거다. 한 경기에 90구까지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불펜이 아닌 선발로 곧장 투입하겠다”라고 설명했다.

보우덴의 복귀는 천군만마와도 같다. 더스틴 니퍼트(14G 7승 5패 평균자책 3.47)·장원준(13G 5승 5패 평균자책 3.09)·유희관(15G 6승 1패 평균자책 4.37)·함덕주(14G 3승 6패 평균자책 4.82)로 이어지는 기존 선발에 보우덴이 합류한다면 두산은 선발진의 안정감을 되찾는다. 게다가 임시 선발 역할을 맡던 강속구 우완 이영하를 불펜으로 돌려 투수 운용에 여유를 줄 수 있다.

물론 보우덴의 건강한 복귀와 투구 뒤 무탈(無頉)이 중요하다. 아팠던 부위가 어깨라 걱정이지만, 두산은 보우덴의 성실함과 검증된 실력을 믿고 기다렸다. 지난해 통합 우승의 원동력이었던 강력한 ‘선발 야구’가 가능해질 두산이다.

희소식을 앞두고 찾아온 비보

양의지가 박세웅의 사구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사진=두산)
양의지가 박세웅의 사구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사진=두산)

이렇게 두산은 보우덴 복귀라는 희소식만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비보가 두산에 전해졌다. 양의지와 민병헌이 사구 골절로 이탈한 것. 상대 투수의 공에 맞아 다쳤기에 두산의 속은 더 쓰리다.

양의지와 민병헌은 6월 25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사구를 기록했다. 4회 말 롯데 선발 투수 박세웅의 공에 연이어 맞은 것. 양의지는 왼쪽 손등, 민병헌은 오른쪽 약지 부분에 공을 맞아 두 선수 모두 곧장 대주자로 교체됐다.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이동한 양의지와 민병헌은 엑스레이 검진을 받았다. 이 결과에선 큰 이상이 바로 나오진 않았다. 다만, 손에 부기가 남았기에 26일 재검진을 받아야 했다.

결국, 26일 추가 검진에선 믿고 싶지 않은 소식이 나왔다. 두 선수 모두 골절이 발견된 것. 두산 관계자는 “민병헌은 오른쪽 약지 골절, 양의지는 왼쪽 소지 미세 골절이 발견됐다. 두 선수 모두 수술은 필요 없고, 보조기를 착용해야 한다. 정확한 치료 기간은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라고 밝혔다.

주전 포수와 주전 외야수가 한순간에 이탈한 두산은 올 시즌 최대 악재를 맞았다. 두 선수는 뼈가 완전히 붙을 때까지만 해도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실전 감각을 되찾는 걸 고려하면 복귀까지 시간은 더 걸릴 수 있다.

양의지는 공·수에 있어 대체 불가한 포수다. 양의지의 편안한 투수 리드와 영리한 볼 배합은 두산 투수들의 끝없는 극찬을 끌어낸다. 올 시즌 타율 0.323/ 9홈런/ 44타점/ 출루율 0.419/ 장타율 0.523로 타석에서의 활약도 빛난 양의지다. 주로 5번 타순(185타석)에서 중심 타자 역할을 맡았기에 양의지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진다.

포수 출신인 김 감독이 가장 아끼고 신경 쓰는 선수가 양의지다. 그만큼 양의지가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단 뜻이다. 결국, ‘백업 포수’ 임무를 수행하던 박세혁이 공·수에서 양의지의 빈자리를 얼마나 채워줄지가 관건이다. 박세혁은 올 시즌 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1(61타수 19안타) 3홈런 13타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당연히 민병헌의 공백도 걱정이다. 민병헌을 올 시즌 타율 0.316/ 8홈런/ 39타점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주로 1번 타순(245타석)에서 리드오프 임무를 수행했던 민병헌은 부동의 우익수로 팀 타선의 주축이었다. 특히 올 시즌 예비 FA(자유계약선수)기에 갑작스러운 골절이 더 야속한 민병헌이다.

평소 민병헌은 자신의 손에서 방망이를 놓지 않는다. 그만큼 소문난 연습 벌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즌에서 방망이를 한동안 잡지 못한다는 건 민병헌에겐 크나큰 고통일 수 있다. 그래도 두산은 대안을 찾아야 한다. 정진호와 국해성이 당분간 민병헌의 빈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크다.

두산은 보우덴의 복귀와 더불어 완전체로 후반기 대반격을 꿈꿨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두 주축 야수의 골절상으로 팀 구상이 완전히 어그러졌다. 절체절명의 순간에서 두산과 김 감독이 어떤 카드를 꺼낼지 궁금해진다. 올 시즌 두산의 가장 큰 위기가 찾아온 건 사실이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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