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백쇼(사진=엠스플뉴스).
진화하는 백쇼(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대구]

백쇼는 진화한다. 삼성 라이온즈 좌완 백정현이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개인 한 경기 최다이닝 역투를 펼쳤다.

백정현은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시즌 7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을 4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7이닝은 2010년 데뷔 이래 백정현의 한 경기 최다 이닝. 종전 기록은 7월 9일 넥센 히어로즈 전 6.1이닝(2실점)이다.

왜 경기전 NC 김경문 감독이 "백정현이 우리 팀 상대로 잘 던진다"며 경계했는지 보여준 투구였다. 1회부터 위력적이었다. 1회초 톱타자 윤병호를 8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2사후엔 나성범과 풀카운트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2회에도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실점, 3회엔 2사후 내야안타-2루타로 맞은 위기에서 나성범을 빠른 볼로 삼진 잡는 배짱을 발휘했다.

4회도 삼타범퇴로 막은 백정현의 첫 실점은 1-0으로 앞선 5회초에 나왔다. 선두 권희동이 좌전안타, 손시헌이 좌측 2루타를 날려 1-1 동점을 내줬다. 이어 김태군의 번트로 1사 3루 추가실점 위기를 맞이했지만 윤병호를 내야 땅볼 처리한 뒤 박민우를 3구 삼진으로 잡아 위기를 넘겼다. 삼성은 5회말 공격에서 박해민의 적시타로 바로 2-1를 만들어 백정현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기세가 오른 백정현은 6회말 나성범-재비어 스크럭스-이호준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막았다. 특히 나성범은 슬라이더 3개로 3구 삼진 처리, 세 타석 연속 삼진으로 돌려 세워 절대 우위를 보였다. 6회까지 투구수 90개를 기록한 백정현은 7회에도 등판, 세 타자 연속 범타로 잡고 임무를 완수했다.

7회까지 투구수는 정확히 100개. 패스트볼 56구를 던지며 최고구속 144km/h를 기록했고,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적절히 안배해 NC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다. 특히 결정구로 패스트볼을 자신있게 구사해 삼진 8개 가운데 4개를 패스트볼로 잡았다. 탈삼진 8개는 18일 롯데전에 이은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이 기록이다.

지난해까지 주로 불펜에서 활약한 백정현은 올 시즌 5월부터 선발투수로 변신해, 경기를 거듭할수록 안정감을 더해 가고 있다. 선발 변신의 계기는 5월 6일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NC전. 당시 백정현은 1.2이닝만에 물러난 선발 최지광에 이어 등판, 7회까지 5.1이닝을 3피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는 깜짝 호투를 펼쳤다. 삼성은 백정현의 호투와 타선 폭발에 힘입어 NC에 12-1로 대승을 거뒀고, 백정현은 12일 넥센전부터 선발로 보직을 바꿨다.

알고보니 선발투수 체질이었다. 12일 넥센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와 시즌 첫 선발승을 올렸고, 18일 SK전에서도 5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이후 6월에 잠시 정체기를 겪긴 했지만, 7월 들어 매 경기 6이닝 이상을 던지며 든든한 선발투수 역할을 하고 있다. 7월 4일 롯데전부터 이날 NC전까지 7월 선발 4경기 연속 6이닝 이상-2실점 이하 호투. 급기야 이날 NC전에선 데뷔 이래 가장 많은 7이닝을 소화해 확실한 '이닝이터'로 진화했다.

백정현은 3-1로 앞선 8회부터 마운드를 심창민에 넘겼다. 만약 경기가 이대로 끝날 경우, 백정현은 시즌 6승으로 한 시즌 최다승 타이(2016년 6승)를 달성한다. 에이스 윤성환(6승)과 팀내 최다승 공동 1위도 오르게 된다. 좌완 에이스로 성장한 '백쇼'의 진화가 어디까지일지 궁금하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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