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 유격수 정경운(사진=한화)
한화 이글스 유격수 정경운(사진=한화)

[엠스플뉴스=사직]

한화 이글스가 또 졌다. 실망의 목소리가 이곳, 저곳에서 흘러나온다. 한화 팬들의 마음이 오죽했으랴.

하지만, 패배 속에서 조그마한 빛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바로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었다. 시작은 미약했지만, 이글스의 젊은 선수들은 조금씩 1군 무대에 적응해가고 있다. 26일 경기는 이를 증명한 경기였다.

7월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한화는 김태균, 송광민, 최재훈의 병살타가 이어지며 득점 기회를 수차례 놓쳤다. 반면, 롯데는 선발투수 송승준과 타선이 폭발(13안타 9득점)하며 9대 8 승리를 거뒀다.

한화는 눈 깜짝할 사이 7연패에 빠졌다. 고민거리였던 마운드는 여전히 불안감을 노출했다. 이날 한화 선발투수 배영수는 1.1이닝 5실점하며 조기 강판당했다. 이후 바뀐 투수 이충호(3실점)와 장민재(1실점)마저 추가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웃을 일도 있었다. 마운드에선 정재원(3.2이닝 무실점)과 박상원(1이닝 무실점), 강승현(1이닝 무실점)이 연이어 호투를 펼쳤다. 그간 젊은 투수들을 과감하게 기용해 온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22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한화는 이날 선발투수 김범수를 시작으로, 정재원, 이충호, 박상원을 등판시켰지만, 17실점을 허용하며 크게 무너졌다. 이날 경기 후엔 한화 팬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전임 감독을 다시 데려오란 소리까지 들렸다. 하지만, 이상군 감독대행은 흔들리지 않았다. 되레 불펜에 투수를 대기시키지 않은 것으로 젊은 투수들에게 믿음을 안겼다.

마운드뿐만이 아니었다. 2회 강경학과 교체돼 출전한 정경운은 안정된 수비로 신인답지 않은 활약을 선보였다. 여기다 안타까지 기록하며 타선에 힘을 보탰다. 정경운은 하주석 부상 이후 많은 경기에 주전 유격수로 출전해왔다. 그 경험이 정경운에겐 큰 힘이 되고 있다.

26일 경기 전 이 대행은 "우리 팀 젊은 선수들에게 지금 필요한 건 경험이다. 때론 깨지고, 때론 호투를 펼치면서 성장해간다. 이런 성장통 없인 한화의 미래를 꿈꿀 수 없다"고 말했다.

한화는 비정상적이었던 팀 운용을 바로 잡아가고 있다. 무너진 팀을 재건하는덴 '성장통'이 따르게 마련이다. 당장의 성적은 의미가 없다. 한화표 밝은 미래를 꿈꾼다면 조금 더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하다.

전수은 기자 gurajeny@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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