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인파에 둘러 싸여 윌리암스포트 시내를 통과하는 한국 리틀야구대표팀(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수많은 인파에 둘러 싸여 윌리암스포트 시내를 통과하는 한국 리틀야구대표팀(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엠스플뉴스=윌리암스포트]

l 해마다 8월이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윌리암스포트는 리틀야구 열기로 후끈 달아오른다. 바로 ‘세계 최대 어린이 야구축제’ 리틀리그 월드시리즈가 이곳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열기의 기폭제가 되는 행사는 바로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전야제’라고 불리는 카퍼레이드다.

2017년 8월.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세계 최대 어린이 야구축제’를 하루 앞둔 8월 16일(미국 시간) 오후 6시, ‘리틀야구의 성지’로 불리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윌리암스포트 시내 거리에선 '리틀리그 월드시리즈 전야제'인 카퍼레이드 행사가 펼쳐졌다.

해마다 카퍼레이드 행사 때면 '레전드' 출신의 전직 메이저리거가 찾아오는데 올해에도 예외는 없었다. 이번에 윌리암스포트를 찾은 귀한 손님은 바로 메이저리그에서 21년간 활약하며 504홈런을 기록한 ‘명예의 전당 헌액자’ 에디 머레이였다.

리틀야구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레전드 에디 머레이(사진=LLBW).
리틀야구 선수단을 격려하고 있는 메이저리그 레전드 에디 머레이(사진=LLBW).

머레이는 퍼레이드에 앞서 “이번 대회는 여러분 인생에 영원히 기억될 축제가 될 겁니다. 좋은 시간을 보내며 야구를 즐기세요”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며 대회에 참가한 모든 야구소년을 격려했다.

카퍼레이드를 보기 위해 모여든 시민은 무려 4만 명 이상이었다. 미국 스포츠채널 ESPN에선 카퍼레이드 현장을 미국 전역에 생중계했다.

미 전역 각지에서 모인 이들이 세계의 야구소년들을 열렬히 환영하는 가운데,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 참가한 16개 팀은 ‘특설 트럭’을 타고 퍼레이드에 나섰다.

"Good Luck, Korea!(행운을 빌어요. 한국)" 한국 대표팀 향한 열렬한 환호

“Good luck Korea“를 연호하며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는 윌리암스포트 시민들(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Good luck Korea“를 연호하며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는 윌리암스포트 시민들(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한국 리틀야구대표팀은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 참가한 선수단 가운데, 13번째로 윌리암스포트 시내 거리에 등장했다.

윌리암스포트 현지 주민들은 유난히 큰 환호성과 박수갈채를 보내며 한국 리틀야구 대표팀을 환영했다. 현지인들은 한국 대표팀이 탑승한 트럭에 사탕을 던지고, 말랑말랑한 장난감 야구공을 아이들에게 건네며 사인을 요청했다.

이곳 주민들은 여전히 ‘2014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드라마틱한 우승을 차지한 한국 대표팀을 기억하고 있었다.

윌리암스포트에 거주하는 로렌 칼슨(20) 씨는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 아시아-태평양 지역대표로 출전한 한국이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기동력 야구'로 대회 전체를 흔들어놓은 한국 리틀야구대표팀 매력에 푹 빠졌던 기억이 난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한국 리틀야구대표팀을 소개하고 있는 ESPN 중계진(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한국 리틀야구대표팀을 소개하고 있는 ESPN 중계진(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한국 선수단 사인볼을 받기 위해 30m를 쫓아온 어린이 팬 브라이언 베이커(8) 군은 “아빠가 한국을 '굉장한 팀(Great team)'이라고 했다"며 "그래서 꼭 사인을 받고 싶었다”고 말했다.

베이커 군은 자신의 공에 한국 대표팀 ‘4번 타자’ 최현석 군의 사인을 받아내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기뻐했다.

현지에서 카퍼레이드 현장을 생중계한 ESPN 중계진은 한국 리틀야구대표팀을 “3년 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서 꿈같은 우승을 차지했던 아시아-태평양(Asia-Pacific) 지역대표"이라고 소개한 뒤 "한국이 다시 한번 윌리암스포트에 등장했다”고 강조했다.

다시 한 번 시내 거리에 모인 엄청난 인파가 한국 대표팀을 환영했다. 한국 야구소년들은 있는 힘껏 손을 흔들며 뜨거운 환호에 화답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스타가 된 리틀야구 대표팀

시민들에게 사인볼을 챙겨주느라 몹시 바빠 보이는 리틀야구 대표팀(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시민들에게 사인볼을 챙겨주느라 몹시 바빠 보이는 리틀야구 대표팀(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리틀야구 대표팀에게 카퍼레이드는 신선한 문화충격이었다.

리틀 대표팀 에이스 안 겸(14) 군은 “그냥 버스에 앉아서 손만 흔들면 되는 행사인줄 알았다. 그런데 현지 주민들이 엄청난 환호를 해 놀랐다"며 "솔직히 순간 기분이 들떴다"고 해맑게 웃었다.

팀 내 ‘최고 미남’임을 자부하는 김준상(14) 군에게 이번 퍼레이드는 새로운 동기부여가 됐다.

“팬이 '사인해달라'며 제게 공을 내밀었어요. 제가 정말 유명한 선수가 된 거 같더라고요(웃음).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 진짜 사인을 많이 해주는 야구선수가 되고 싶어요."

카퍼레이드 열기에 즐거운 충격을 받은 건 아이들뿐만이 아니었다.

리틀 대표팀 이종목 코치(서울 강서구 리틀)는 “정말 재밌었다. 많은 이가 환영해주니 어른인 나도 덩달아 신이 났다. 인생에서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 값진 경험을 만끽했다”며 가슴 벅찼던 카퍼레이드 순간을 회상했다.

리틀야구 대표팀 함여훈 감독에게도 카퍼레이드는 신선한 문화충격 그 자체였다. 손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는 함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리틀야구 대표팀 함여훈 감독에게도 카퍼레이드는 신선한 문화충격 그 자체였다. 손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는 함 감독(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리틀야구 대표팀 함여훈 감독은 “많은 시민이 ‘Good luck Korea(한국 팀의 행운을 빌어요)'라고 외쳐줘 힘이 났다. 아이들에게도 큰 동기부여가 됐을 것”이라며 뿌듯해 했다.

리틀야구 대표팀 선수단은 입을 모아 “윌리암스포트 주민들이 보여준 뜨거운 환호에 화답할 수 있도록 멋진 경기를 펼치겠다"며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카퍼레이드는 오후 8시 30분(미국시간)을 끝으로 성대한 막을 내렸다. 카퍼레이드는 끝났지만, 아이들 머릿속에 카퍼레이드가 새겨놓은 잔상은 ‘영원한 추억’으로 간직될 것이다.

이제 더 소중한 추억을 쌓을 차례가 기다리고 있다. 바로 ‘2017 리틀리그 월드시리즈’다.

‘세계 최대 어린이 야구축제’ 리틀리그 월드시리즈는 18일(한국시간 )오전 2시 멕시코와 베네수엘라의 경기를 시작으로 11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MBC SPORTS+는 이번 대회 한국 리틀야구대표팀의 모든 경기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이동섭 기자 dinoegg509@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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