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크라이(사진=엠스플뉴스).
장크라이(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고척]

안방에서는 선동열이 따로 없는데, 원정만 오면 작아진다. 홈에선 이기고 원정에선 지는 '홈이원져' NC 다이노스 장현식의 고민이다. 19일 고척 원정 넥센전에선 초반 대량실점하며 징크스가 이어지는 듯 했지만, 경기 중반 이후에는 안정적인 피칭으로 징크스 탈출 가능성을 보였다.

장현식은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 시즌 11차전에서 7이닝 동안 6피안타 2볼넷으로 4실점(3자책)했다. 장현식은 지난 1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눈물의 역투'를 펼친 뒤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는 등 큰 화제를 모았다. 이날은 '눈물 경기' 바로 다음 등판인데다, 서울고 2년 후배 최원태와 선발 맞대결이란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장현식은 지난 두산전만큼 완벽한 피칭을 하진 못했다. 1회 출발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톱타자 이정후에게 우중간으로 굴러가는 2루타를 맞았고, 2번 서건창에게도 2루타를 허용해 선취점을 내줬다. 이후 제구가 흔들리며 마이클 초이스와 김하성에 연속 볼넷을 허용, 아웃카운트 하나 못 잡고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여기서 5번 채태인의 강한 타구가 2루 베이스 쪽으로 향했다. 중전 안타성 타구였지만, 2루수 박민우가 몸을 던지는 수비로 더블 플레이에 성공해 아웃카운트 두 개를 한꺼번에 잡았다. 그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2점째 허용. 이어 장영석 타석엔 2스트라이크 노볼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3구째 던진 공이 높게 귀로 빠지는 폭투가 되어 3루 주자 초이스마저 홈을 밟았다(0-3).

2회를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낸 장현식은 3회말 다시 위기를 맞았다. 선두 서건창을 7구 승부 끝에 1루쪽 땅볼로 이끌었지만, 1루수 재비어 스크럭스의 실책으로 선두타자가 1루를 밟았다. 이어 초이스 타석에 폭투를 두 번이나 던져 주자가 3루까지 진출했다. 초이스를 삼진으로, 김하성을 2루수 뜬공 처리해 2아웃을 잡았지만, 채태인에게 던진 2구째가 3루수 키를 살짝 넘어가는 안타가 되며 이날 경기 4점째를 허용했다(0-4).

여기까지만 보면 올 시즌 장현식이 원정경기에서 보여주는 전형적인 패턴이다. 하지만 4회부터 장현식은 안정적인 모습을 찾았다. 4회 이날 첫 삼자범퇴를 잡아낸 뒤 5회엔 안타 하나만 맞고 실점 없이 막았다. 6회도 공 7개만 던지고 삼자범퇴 처리한 장현식은 7회 1사 1루에서 주효상을 병살타로 잡아내며 이날의 임무를 마쳤다.

6회까지 넥센 최원태에 무득점으로 끌려간 NC 타선은 7회초 2점을 뽑아내며 뒤늦게 추격에 나섰다. 그러나 8회 오주원, 9회 한현희로 이어지는 넥센 불펜에 막혀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3-4 NC의 한 점차 패배. 결국 장현식은 서울고 후배 최원태와 선발 맞대결에서 아쉬운 7패(7승) 째를 안았다.

장현식은 올 시즌 유독 마산 홈경기에서 강하고, 원정 경기에서는 부진한 모습을 반복했다. 홈 12경기(6선발)에서는 5승 1패에 평균자책 2.15로 '마산 선동열'이란 말을 들을 정도로 완벽했다. 하지만 원정 경기에선 11경기(8선발) 2승 5패 평균자책 7.25로 좋지 않았다. 장현식은 올해 나이 22살로 아직 어린 투수다. 한 시즌 동안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고 원정경기를 치르는 루틴이 익숙지 않다. 원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건 당연한 결과일지 모른다.

이날도 경기 초반에는 장타와 볼넷을 연거푸 내주며 힘겨운 투구를 펼쳤다. 경기전 "지난번 두산전 때 살살 던진 공이 별로 없다. 거의 모든 공을 전력투구로 던졌다. 오늘 경기에서 어떨지 모르겠다"던 김경문 감독의 우려가 적중하는 듯 보였다. 3회에는 2아웃 이후 잘 던진 공이 빗맞은 안타로 이어지는 불운도 따랐다.

다만 4회 이후 실점 없이 적은 투구수로 넥센 타선을 막아내며 7회를 던졌다는 건 긍정적이다. 1회부터 3점을 내주고 27개의 공을 던졌지만, 이후 2회부턴 별다른 큰 위기 없이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갔다. 2회부터 7회까지 6이닝을 자책점 없이 1점만 내주고 틀어막았다.

앞서 8.1이닝 비자책 2실점으로 호투한 두산전도 잠실 원정 경기였다. 마산 홈경기 뿐만 아니라 원정 경기에도 점차 적응해 가는 모습이다. 비록 패전투수가 되긴 했지만, 하루가 다르게 '완성형 투수'로 발전해 가는 장현식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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