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장현식과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둔 최원태(사진=넥센).
선배 장현식과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둔 최원태(사진=넥센).

[엠스플뉴스=고척]

'서울고 에이스 출신' 맞대결에서 후배 최원태가 선배 장현식에 판정승을 거뒀다. 최원태가 개인 한 경기 최다인 9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NC 타선을 압도했다.

최원태는 1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시즌 11차전에 선발로 나섰다. 이날 경기는 최원태와 장현식, 서울고등학교 출신 선후배 간의 선발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장현식은 2012년까지 서울고 에이스로 활약한 뒤 2013년부터 NC 소속으로 활약했다. 최원태는 2년 뒤인 2014년 서울고 에이스로 이름을 날렸고 2015년 넥센에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양팀을 대표하는 젊은 에이스 대결의 승자는 2년 후배 최원태였다. 최원태는 NC 강타선을 맞아 6회까지 안타 4개만 맞고 한 점도 내주지 않는 호투를 펼쳤다. 평소보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 비율을 높여 많은 삼진을 잡아냈다. 7회 1아웃 1, 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갈 때까지 잡은 삼진은 9개. 종전 개인 한 경기 최다인 8개를 넘어 9개 탈삼진을 솎아낸 최원태다.

최대 고비는 1회였다. 1회초 1아웃 후 2번 박민우가 우중간 안타를 때린 뒤, 재치있는 주루플레이로 3루까지 내달려 1사 3루가 됐다. 나성범을 4구만에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재비어 스크럭스를 볼넷으로 내보내 다시 2사 1, 3루가 됐다.

5번 박석민 타석. 최원태는 초구에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을 유도한 뒤 2구째 투심으로 0-2의 유리한 카운트를 잡았다. 3구째 커브가 볼이 되자 4구째에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 1회부터 삼진 2개를 잡아내며 자신의 힘으로 위기를 벗어났다. 넥센 타선은 1회말 대거 3득점하며 최원태의 어깨에 힘을 실어줬다.

타선 지원에 힘을 얻은 최원태는 2회를 삼자범퇴로, 3회는 볼넷 하나만 내주고 실점 없이 막아냈다. 4회엔 2아웃을 잡은 뒤 연속 안타로 1, 2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지석훈 상대로 3-2 풀카운트에서 커브를 결정구로 던져 삼진아웃. 무실점 피칭을 이어갔다.

5회초엔 선두 박광열에 2루타를 허용했지만, 박광열이 오버런하다 태그아웃되는 행운이 따랐다. 6회초에는 나성범-스크럭스-박석민으로 이어지는 NC 중심타선을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 처리, 8월 8일 KIA전부터 3경기 연속 6이닝 이상 투구를 이어갔다.

6회까지 투구수 86개를 던진 최원태는 4-0으로 앞선 7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선두 모창민의 안타에 이은 도루, 권희동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타석엔 지석훈. 이번에도 승자는 최원태였다. 몸쪽 공으로 카운트를 잡고 슬라이더 볼로 타이밍을 뺏은 최원태는 2-2에서 체인지업을 던져 지석훈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날 경기 9번째 삼진.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을 잡아낸 순간이다.

최원태의 투구수가 98개에 달하자, 넥센 벤치는 셋업맨 이보근으로 마운드를 교체했다. 그러나 이보근이 2아웃 이후 김준완에 좌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최원태가 남긴 주자 두 명이 모두 홈을 밟았다(4-2). 이로서 최원태의 최종 기록은 6.1이닝 5피안타 3볼넷 9탈삼진 2실점이 됐다. 반면 장현식은 7이닝을 버티며 최원태보다 오래 마운드에 머물렀지만, 4실점(3자책)으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 최원태는 투심으로 인플레이 타구를 유도하는 평소 방식과는 조금 다른 패턴의 투구를 했다. 98구 가운데 투심 패스트볼은 39구 뿐. 대신 커브(12구), 슬라이더(28구), 체인지업(19구) 등 변화구를 초구와 삼진 카운트에 구사해 NC 타자들의 헛스윙을 이끌어 냈다. 빠른 볼에 초점을 맞추고 타석에 나선 NC 타자들은 달라진 최원태의 투구에 6회까지 득점 없이 끌려갔다.

넥센은 최원태에 이어 이보근(7회)-오주원(8회)-한현희(9회)가 이어 던지며 NC의 추격을 봉쇄했다. 한현희는 9회말 2사 1루에서 2루타를 맞고 1실점했지만, 2사 1, 2루에서 강진성을 로 잡고 팀 승리를 지켜냈다. 4-3 넥센의 한 점차 승리. 최원태는 시즌 11승(6패)을 달성했고, 한현희는 시즌 5세이브를 기록했다. 최원태의 호투에 힘입어 넥센은 이틀 연속 역전패 충격에서 탈출, 이날 패한 롯데와 하루만에 순위표 자리를 바꿨다.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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