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는 역시 이대호다(사진=엠스플뉴스)
이대호는 역시 이대호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 이대호가 돌아왔다. 7월 잠시 주춤했던 이대호가 살아나자 팀 성적도 동반 상승 중이다. 최근 롯데는 1위팀 '대호(大虎)' KIA를 맞아 이대호의 맹활약으로 2연승을 거뒀다. 그렇다. 롯데 가을 야구의 열쇠는 이대호가 쥐고 있다. 여름의 마지막 문턱에 나란히 선 이대호와 롯데. 그들의 가을 도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150억 원.’

롯데 자이언츠 강타자 이대호의 몸값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 리그 선수 몸값 최고액. 이것만 봐도 이대호에 대한 기대치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이대호는 올 시즌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8월 23일 기준 타율 0.333/ 147안타/ 26홈런/ 8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39를 기록 중이다.

3월 31일부터 6월 31일까지 타율 0.355 맹타로 팀 타선을 이끌 때부터 야구계에선 ‘역시 이대호’란 찬사가 나왔다.

물론 부침도 있었다. 한여름 무더위에 지친 까닭인지 이대호는 7월에 다소 주춤했다(타율 0.259). 이대호가 부진하자 팀 타율도 함께 떨어졌다. 7월 1일부터 31일까지 롯데 팀 타율은 0.260으로 리그 9위였다. 성적 부진이 이어지자 부산 팬들은 아쉬운 한숨을 토해냈다. 이대호가 때아닌 ‘먹튀’ 논란에 휩싸인 것도 그즈음이었다.

하지만, 부진도 잠시. 이대호는 올스타 휴식기를 기점으로 부활했다. 7월 18일부터 8월 30일까지 후반기 전 경기(총 31경기)에 모두 출전한 이대호는 이 기간 타율 0.319/ 9홈런/ 26타점으로 살아났다. 롯데엔 천군만마와 다름없는 활약이었다.

'강팀 킬러' 이대호, 롯데 가을 잔치의 진짜 주인공

8월 들어 원래의 모습을 되찾은 롯데자이언츠 강타자 이대호(사진=엠스플뉴스)
8월 들어 원래의 모습을 되찾은 롯데자이언츠 강타자 이대호(사진=엠스플뉴스)

올 시즌 이대호의 진가는 상위권 팀과의 경기에서 발휘됐다. 이대호는 1위 팀 KIA 타이거즈전에서 타율 0.370/ 4홈런/ 13타점, 2위 두산 베어스전 타율 0.360/ 2홈런/ 8타점, 3위 NC 다이노스전에선 타율 0.380/ 4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이정도면 '강팀 킬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8월 23일 KIA전에서도 '강팀 킬러'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이날 선발 1루수 4번 타자로 출전한 이대호는 팀이 3대 2로 앞선 6회 초 KIA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의 2구째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겼다(2점 홈런). 팽팽했던 점수 차가 순식간에 5대 2로 벌어지는 순간이었다. 전날 KIA전에 이은 2경기 연속 홈런이었다(2경기 2홈런 5타점).

영양가도 만점이다. 22일 이대호가 기록한 홈런은 KIA 선발 양현종을 상대로 뽑아낸 것이었다. 0대 0으로 팽팽한 상황에서 침묵을 깨는 1점 홈런이었다. 롯데는 이대호의 홈런을 시작으로 4, 5, 6, 7회까지 매 이닝 득점에 성공했다.

경기 후 이대호는 “최근 몸 쪽 공에 대한 스트레스가 줄어 그 효과를 보는 것 같다. 오늘 경기에 이겨 기쁘고, 1위 팀을 상대로 연승을 거둬 더욱 기쁘다. 부산으로 돌아가서도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의 'NC 징크스'를 깬 이대호

이대호는 이대호다(사진=엠스플뉴스)
이대호는 이대호다(사진=엠스플뉴스)

롯데는 올 시즌 고질병 하나를 고쳤다. 지난해 골머리를 앓았던 NC전 부진을 털어낸 것이다. 그 중심엔 이대호가 있다.

1월 30일 한국 복귀 기자회견에서 이대호는 “NC는 만만한 팀이 아니다. 만반의 준비로 올 시즌엔 NC를 이기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괜한 말이 아니었다. 롯데는 2016시즌 NC와 총 16번 맞대결을 펼쳤다. 최종 전적 1승 15패. 프로팀 간의 경기라곤 볼 수 없을 정도로 일방적인 열세였다.

2016년 4월 17일 승리 이후 시즌 종료 때까지 단 한 번도 NC를 이기지 못한 롯데는 NC전 ‘14연패’란 부끄러운 기록으로 시즌을 마쳤다. 무엇보다 홈경기 전패(8경기)는 부산 팬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모였다.

따지고 보면 2014시즌부터 16시즌까지 최근 3년간 롯데는 NC와의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보인 적이 없다. 2014년 7승 9패, 2015시즌 5승 11패로 최근 3년간 NC전에서 모두 열세였다. 롯데가 상대 전적에서 앞섰던 건 2013년 8승 2무 6패가 마지막이었다.

이대호는 약속을 지켰다. 올 시즌 NC와의 개막 3연전부터 10타수 5안타 2타점으로 폭발했다. 3월 31일 NC와의 개막전에선 9회 1점 홈런을 쏘아 올리며 마수걸이포를 신고했다. 이대호의 활약으로 NC와의 개막 3연전부터 2승 1패 우세 시리즈를 가져간 롯데였다.

이대호는 이후 4월 총 26경기에서 타율 0.424/ 7홈런/ 17타점을 기록하며 롯데를 잠시나마 리그 1위에 올려놨다.

올 시즌 이대호의 활약은 롯데 성적과 직결되고 있다. 이대호가 치면 롯데도 이긴다. 반면, 이대호가 침묵하면 롯데도 진다. 이대호가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야구뿐만 아니라 클럽하우스에서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이대호는 훌륭한 타자이자 리더다. 흔히 말하는 ‘이대호 효과’가 바로 그것이다.

이대호의 부활은 가을 야구에 한걸음 다가선 롯데가 웃을 수 있는 이유다.

전수은 기자 gurajeny@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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