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5일 극적인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김재율(사진=엠스플뉴스 김원익 기자)
9월 5일 극적인 끝내기 안타의 주인공 김재율(사진=엠스플뉴스 김원익 기자)

[엠스플뉴스]

l LG 트윈스가 21일 만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 승리로 LG는 승률 5할 사수에 성공했다.

극적인 승리였다. 그토록 기다리던 경기 내용이었다.

LG는 9월 5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연장 10회 말 김재율의 끝내기 안타로 KIA에 4-3 역전승을 거뒀다. 거둔 승수는 1승에 불과하나, 그 1승에 담긴 의미는 4, 5승 이상이었다.

‘뒷심 실종’ LG, 끈기를 드러내다.

21일 만에 다시 나온 LG의 끝내기 승리는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사진=LG)
21일 만에 다시 나온 LG의 끝내기 승리는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까(사진=LG)

5일 KIA전은 올 시즌 LG 운명이 걸린 경기였다. 지면 승률 5할 ‘마지노선’이 무너지기 때문이었다. 이 경기 전까지 LG는 59승 2무 59패로 '딱' 승률 5할을 기록 중이었다. 7월 11일 이후로 LG 승률은 5할 아래로 떨어진 적이 없었다.

특히나 LG는 5연승이 끝난 8월 4일부터 9월까지 치른 최근 24경기(8.4~9.4)에서 한 번도 연승을 기록하지 못했다. 이 기간 LG 성적은 7승 1무 16패 승률 0.304에 그쳤다. 같은 기간 리그 최저 승률이었다. 이 탓에 팀 순위도 4위에서 7위까지 떨어졌다.

그렇다면 5일 LG 역전승의 숨겨진 의미는 무엇일까. 우선 '달라진 뒷심'이다. 최근 24경기를 치르는 동안 LG는 무려 8번의 역전패를 경험했다. 같은 기간 역전승도 5번 있었지만, 7회까지 뒤진 12경기에선 단 1승만 따낸 채 11패(승률 0.083)를 기록했다. 경기 후반 뒷심이 거의 발휘되지 못했다는 뜻이다.

그런 가운데 LG는 5일 KIA전에선 8회 말 2점을 뽑아 동점을 만든 후 연장 10회 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경기 종료 후 LG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기뻐했다. 임의탈퇴된 외국인 타자 제임스 로니가 8월 16일 기록한 끝내기 안타 이후 21일 만에 나온 ‘끝내기 경사’였기 때문이다.

10회 말 2사 1, 3루에서 KIA 구원투수 김세현을 공략해 끝내기 안타를 친 김재율은 경기가 끝난 후 “팀이 연패를 끊어 정말 기쁘다”며 “오늘 경기 전에 타자들이 모여 ‘잘 해보자’며 얘기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환한 표정을 지었다.

LG 타선은 이날 경기 전까지 3경기에서 23이닝 무득점에 그치는 '지독한 타격 슬럼프'에 시달렸다. 그 때문에 경기 전 베테랑 타자들이 모여 ‘특별 미팅’을 하기도 했다.

“최근 타격감이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팀 전체가 어려운 상황이라 다들 부담이 컸고, 나 역시 위축돼 있었다. 이전 타석에서 결과가 좋지 않아 연장 찬스가 왔을 때 ‘결과는 의식하지 말고, 내 스윙만 하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섰다. 그게 큰 도움이 됐다.” 김재율의 말이다.

LG는 아직 ‘가을야구’를 믿는다.

결승득점의 주인공 안익훈의 팀의 반등을 기대했다(사진=LG)
결승득점의 주인공 안익훈의 팀의 반등을 기대했다(사진=LG)

LG 양상문 감독은 경기가 끝나고서 “지난주 성적이 좋지 않아 응원해주신 팬들께 죄송했다"며 "오늘 이기는 경기를 보여드려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선발투수 차우찬이 잘 던졌고, 구원투수로 나온 임정우, 신정락, 진해수가 잘 막았다. 타자들도 마지막에 집중력을 보여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선수들의 노력을 칭찬했다.

양 감독 말대로 LG 모든 선수가 제 몫을 다 한 경기였다. 차우찬은 비록 승리투수가 되진 못했지만, 6이닝 3실점으로 선발투수의 역할을 다했고, 임정우, 신정락, 진해수는 나머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티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무엇보다 침묵했던 타선이 경기 막판 연속안타와 볼넷으로 동점과 역전을 이끌며 '집단 타격 슬럼프'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하나 된 승리에 LG 선수들의 마음은 다시 뜨거워진 상태다.

KIA전에서 솔로홈런을 기록한 양석환(사진=LG)
KIA전에서 솔로홈런을 기록한 양석환(사진=LG)

연장 10회 선두타자 안타로 승리의 물꼬를 튼 안익훈은 “오늘 승리가 나와 팀 모두가 반등하는 좋은 계기로 작용했으면 한다"며 "나부터 다시 힘을 내겠다”는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끝내기 안타를 친 김재율의 옷은 아예 넝마가 돼 있었다.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가 주범(?)이었다. 그만큼 LG 선수단이 승리를 갈망했단 뜻이기도 했다.

그 마음을 알았을까. 김재율은 “범인이 누군지 알고 있다. 허프다. 유니폼이야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이겼으니 기쁠 뿐”이라며 너덜너덜해진 유니폼을 보면서 미소를 잃지 않았다.

5위 넥센 히어로즈와 2경기, 4위 롯데 자이언츠와 5.5경기 차. LG의 현실적인 목표는 가을야구에 턱걸이할 수 있는 5위다. 목표는 소박하지만, 포기는 없다.

“오늘 승리를 계기로 LG가 더 힘을 낼 것으로 확신한다. 팀이 꼭 가을야구에 진출하도록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김재율의 각오가 곧 LG 선수단 전체의 각오이리라.

김원익 기자 one2@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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