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스플뉴스]
ㅣ‘LG의 심장’ 박용택, KBO리그 사상 초유의 6년 연속 150안타에 성공하다. 이제 박용택의 목표는 3,000안타와 숙원인 LG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LG 트윈스 베테랑 타자 박용택이 KBO리그 사상 초유의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바로 ‘6년 연속 150안타’다.
9월 6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서 박용택은 2회 말 2사 1, 2루에서 1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이 안타로 박용택은 통산 2,200안타를 기록했다. 양준혁이 보유한 통산 최다 안타 2,318개에 118개로 다가서는 순산이었다. 이뿐이 아니었다.
이 안타로 박용택은 KBO리그에서 ‘6년 연속 150안타 이상’을 기록한 사상 최초의 타자가 됐다. 박용택은 2012년 152안타를 시작으로 2013년 156안타, 2014년 159안타, 2015년 159안타, 2016년 176안타를 기록하며 누가 KBO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타자인지를 스스로의 힘으로 증명하게 됐다.
박용택 “3,000안타가 목표, 갈 길이 멀다”
대기록 달성 축하한다.
6년 연속 150안타 기록은 팀의 중심타자이고, 요즘 같은 중요한 시기라면 그 정도는 당연히 해야 하는 기록이라고 본다. 적지 않은 나이에 부상 없이 뛰고 있어서 그런 면에선 항상 뿌듯함이 있다.
‘개인 통산 최다안타 1위’에 더 빨리 오르고 싶은 생각은 없나.
‘더 빨리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몸 관리엔 자신 있으니까. 그보단 항상 건강한 몸을 잘 유지하는 게 첫 번째 목표다. (개인 통산 최다 안타보다) 더 우선인 목표가 있다. 내 몸이 더 불편해지더라도 우승하고 싶다.
통산 최다안타 경신까지 116개의 안타가 남았다.
2, 3년 전부터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며 꿈꿔왔지만, 지금 내가 갈 길은 훨씬 더 멀리 있다. 그래서 숫자에 대한 압박감은 없다.
목표로 밝혀 온 3,000안타에 대한 꿈은 여전히 유효한가.
오늘도 2,200안타 친 이후에 농담으로 ‘이제 800개 남았다’는 말을 했다. 경기 종료 후 송구홍 단장님을 만났는데 축하해주셨다. 그래 “안타 800개 더 치기 전에 우승해야 하니까 알아서 하시라”고 했다(웃음).
박용택, “대기록보다 우승이 더 하고 싶다.”
나이가 들면 기량이 떨어져 고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오히려 기록이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그런 말은 다 언론에서 만들어 낸 얘기다. ‘배트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말 같은 것도 그렇고. 내가 봤던, 정말 야구를 잘했던 ‘슈퍼스타’ 선배들은 몸에 부상이 와 그만둔 경우가 많았다. 나이 들어 몸의 기능이 떨어지고, 그래서 기량이 감퇴한 게 아니었다. 30대가 되면서 나 역시 ‘몸 관리’의 중요함을 많이 느끼게 됐다.
KBO리그 사상 첫 ‘6년 연속 150안타’ 달성의 기쁨을 단 하루도 즐기지 않을 생각인가.
정말 전혀 감흥이 없다.
여러 기록이 걸려 있는 상황이다. 가장 욕심나는 기록이 있다면.
지금 야구선수로 뛰면서 꿈꿨던 개인기록은 내 기대 이상으로 해내고 있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자면 더 욕심나는 건 없다. ‘딱’ 하나가 있긴 하다.
그게 뭔가.
우승 몇 번은 할 줄 알았는데, 그게 정말 아쉽다.
LG와 5위 넥센 히어로즈의 승차가 다시 1경기 차로 좁혀졌다.
오늘(6일) 경기 전에 “우리 몇 경기 남았어?”하고 물었다. 그 정도로 크게 의식하지 않고 있다. 지금 22경기 남았는데 그 정도면 몇 번의 기회는 충분히 더 찾아올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이 그 기회 가운데 한 번이 아닐까 싶다.
박용택의 조언, “너의 위치를 알라”
최근 경기를 보면 LG 선수들 미팅이 잦은데.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나.
내 경험상 분위기가 떨어졌을 땐 누구의 이야기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또 아무리 좋은 조언을 해도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러면 차라리 귀를 닫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본다. 프로야구 1등 팀인 KIA도 최근 가장 안 좋았던 분위기의 우릴 만나 2연패했다. 그게 야구니까. 후배들에게도 항상 그런 얘기를 해주고 있고, 나 역시 그런 마음을 먹고 있다.
외국인 타자가 없는 LG 사정상 베테랑 타자인 박용택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로니가 없는 상황’이란 말엔 어폐가 있다. 어차피 있어도 팀에 큰 도움은 안 됐고, 오히려 팀 분위기만 해쳤으니까(웃음). 베테랑들이 더 힘내야 한다. 아무래도 팀이 어려울 때, 힘든 상황이나 접전에선 경험이 적은 선수들이 흔들릴 수 있다. 그럴 땐 경험 많은 선수들이 늘 하던 모습대로의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줄 필요가 있다.
LG의 후반기 부진 이유로 ‘침체한 타선’을 꼽는 이가 많았다.
(선수들을) 단체로 모아놓고 말 한 적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1명씩 돌아가며 해준 말이 있다. “네 실력보다 잘 하고 있으니까 주접떨지 말라”고.
그게 사실이다. 우리 팀의 누가 올 시즌 성적보다 더 좋은 개인 성적을 낸 적이 있나? 지금 하나씩 다 만들어가는 과정의 선수들이다. 농담을 섞어 말하긴 했지만, “힘들어하는 척하지 말고, 고민하지 마. 지금 네 실력보다 더 잘하고 있으니까 그냥 (지금처럼) 해”라는 게 내 본뜻이다. 내 생각엔 그 말이 정답인 것 같다.
김원익 기자 one2@mbcpl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