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차세대 포수로 성장하고 있는 유강남(사진=엠스플뉴스)
LG 트윈스의 차세대 포수로 성장하고 있는 유강남(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LG 트윈스 차세대 안방마님 유강남. 공‧수 겸장 신뢰의 포수를 꿈꾸다

LG 트윈스는 프랜차이즈 포수가 많지 않은 팀이다.

역대 프랜차이즈 포수 가운데 10홈런 이상을 기록한 타자가 3명뿐. 김동수, 조인성, 그리고 유강남이 그 주인공이다.

유일한 현역선수인 유강남은 미래가 더 기대되는 포수다. 25세 이하 포수 중 가장 많은 340경기에 출전했다. KBO 10개 구단 젊은 포수 가운데 가장 빠른 성장세다.

출전 기록만 많은 것도 아니다. 유강남은 2015년부터 올 시즌까지 3년간 강민호(13.30, 롯데), 양의지(13.11, 두산)에 이어 3번째로 높은 대체 선수대비 승리 기여(WAR) 3.79를 기록하고 있다.

유강남이 사실상 한국야구 ‘NO.3 포수’란 뜻이다.

유강남 “홈런 타이틀 보다 기쁜 건 팀 평균자책 1위”

유강남은 12홈런으로 포수 부문 2위, 팀 내 1위에 올라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유강남은 12홈런으로 포수 부문 2위, 팀 내 1위에 올라 있다(사진=엠스플뉴스)

“풀타임 마스크를 쓴지 3년 차인 올 시즌 느끼는 게 많다. 새로운 투수와 호흡을 맞추고 더 많은 상황을 겪으면서 올 시즌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고 있는 기분이다.” 유강남의 말이다.

포수는 팀을 위해 헌신한다. 가장 많이 깨지고 넘어지는 포지션이다. 그래서 유강남은 애지중지 키운 도련님과는 거리가 멀다. 거칠게 바닥을 뒹굴면서 성장했다.

유강남은 ‘2011 신인드래프트’ 7라운드 50순위로 LG에 입단해 2014년 상무야구단에서 전역하고, 2015년부터 꾸준히 역할을 늘려가고 있다.

그리고 유강남은 놀랍게도 9월 9일 경기 전 기준 12홈런으로 올 시즌 포수 중에서 홈런 2위(1위 롯데 강민호 22개)를 기록하고 있다.

“홈런 2위? 물론 기쁘고 자랑스러운 이야기다. 하지만 그보단 팀 평균자책 1위가 훨씬 더 기분이 좋다. 그건 내가 포수로서 팀에 기여했다는 뜻이니까, 내겐 그 기록이 더 가치 있다.” 유강남은 ‘홈런 타이틀’ 얘길 꺼내자 대뜸 이렇게 말했다.

자연스럽게 화제는 LG 투수들로 넘어갔다.

유강남은 “올 시즌 우리 팀 투수들이 정말 잘 하고 있어서 팀 평균자책 1위(4.17)를 지키고 있다”라며 “어려운 상황도 있었지만 정말 꾸준히 좋은 활약을 하고 있어 내가 다 자부심이 든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주전 포수의 공을 빼놓을 수 없다’고 하자 유강남은 “나는 조력자 정도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며 손사래를 쳤다. 본인 얘기보다 LG 투수들 얘기가 나오면 입이 더 바빠지고, 얼굴에 미소가 더 가득한 유강남이다.

‘가장 포수다운 포수’ 꿈꾸는 유강남

'포수' 유강남(사진=엠스플뉴스)
'포수' 유강남(사진=엠스플뉴스)

더 놀랍게도 유강남은 LG 타자 가운데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치고 있다. LG는 박용택과 양석환이 홈런 11개를 기록하고 있을 뿐 나머지 타자들은 모두 한 자릿수 홈런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유강남은 특별한 감흥이 없다. 오히려 수비 쪽의 아쉬움을 먼저 떠올렸다.

“아직 정말 부족한 게 많다. 특히 수비는 많이 개선해야 한다. 예전보단 많이 좋아졌지만, 진짜 부족한 게 많다. 특히 올 시즌엔 도루 저지율이 떨어진 게 가장 아쉽다.” 유강남은 계속 한숨을 쉬었다.

여기에도 사연이 있다.

유강남은 2015시즌 0.194란 낮은 도루저지율을 기록하고 절치부심했다. 겨우내 스프링캠프에서 강훈을 거쳐 문제점을 보완했다.

그리고 유강남은 2016시즌 100경기 이상 출전한 포수 중 2번째로 높은 0.381의 도루저지율을 기록하며 확 달라졌다. 그렇게 공을 들였던 도루저지율이 올 시즌 0.195로 다시 뚝 떨어진 것이다.

“전반기엔 운이 좋지 않은 상황도 많이 나왔다. 뭐랄까, 야수들이나 투수와 합이 맞지 않았던 때도 있었다. 또 오심도 나왔다. 하지만 결국엔 포수가 책임져야 할 몫이니 변명하고 싶지 않다. 남은 기간 내가 최대한 잘 막아내겠다.” 유강남은 다시 입술을 깨물었다.

유강남이 늘 입에 달고 사는 말이 있다.

“‘가장 포수다운 포수’가 내 꿈이다. 정말 좋은 포수가 되고 싶다. 당장 결과보단 먼 훗날 좋은 포수가 될 수 있도록 기본에 충실하겠다.”

한국야구는 수년째 포수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강민호-양의지’란 쌍두마차 이후 걸출한 포수가 나오지 않고 있어서다.

그만큼 유강남에게 기대를 거는 이들도 많아졌다. 그리고 그건 충분한 근거가 있는 기대다.

김원익 기자 one2@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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