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히어로즈 인수설'은 '설'로 끝날 전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카카오, 히어로즈 인수설'은 '설'로 끝날 전망이다(사진=엠스플뉴스)

Q. 9월 8일 야구 커뮤니티가 온통 ‘카카오, 야구단 인수 소식’으로 뜨거웠습니다. ‘카카오’가 넥센 히어로즈 야구단 인수를 추진 중‘이란 소문이었는데요. 이와 관련해 정말 이 소문이 사실인지 알고 싶습니다. - 유이상 님 외 64명 -

A. 엠스플뉴스에 많은 분이 이메일을 보내주셨습니다. 이메일 대부분이 말씀하신 바와 같이 ‘카카오가 넥센 히어로즈 야구단을 인수한다는 게 사실이냐’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소문이 나온 배경을 찾아보니 ‘증권가 정보지’가 발단이었더군요. 해당 증권가 정보지를 입수해서 읽어봤습니다. 내용이 꽤 구체적이던데요. 잠시 증권가 정보지 내용을 소개해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최근 시장에서는 카카오가 야구단 인수를 추진한다는 소문이 확산. 카카오뱅크의 성공적인 궤도 안착과 손익분기점 돌파를 목표로 한 통 큰 배팅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야구단을 플랫폼으로 복합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기업 내실과 이미지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가 강함…신규 구단 창단에 난색을 표하는 KBO로 인해 기존 구단 인수로 선회하였으며 그 대상이 서울을 연고지로 한 모 구단이라는 소문’

KBO "신규 구단 창단이나 인수 관련해 문의해온 기업 없다.", 히어로즈 "처음 듣는 소리"

넥센 히어로즈의 홈구장 '고척 스카이돔'(사진=엠스플뉴스)
넥센 히어로즈의 홈구장 '고척 스카이돔'(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는 이 증권가 정보지를 보고, 세 가지 의문을 바탕으로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먼저 ‘신규 구단 창단에 난색을 표하는 KBO'라는 문구의 의문이었습니다.

8일 엠스플뉴스는 KBO에 연락을 취해 ‘신규 구단 창단을 문의한 기업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돌아온 답은 “전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KBO 관계자는 “10구단 체재에 대해서도 ‘너무 구단이 많아졌다’고 지적하는 사람이 많은데 어떻게 11구단 창단을 고려할 수 있겠느냐”며 “신규 구단 문의는 고사하고, 신규 구단 창단을 고민하는 기업이 있다는 얘기도 들은 바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신규 구단 관련 문의가 없었으니 KBO가 난색을 표할 일도 없었겠지요. 두 번째 의문은 ‘기존 구단 인수로의 선회’라는 대목이었습니다.

‘인수’의 전제는 ‘매물’입니다. 매물로 나온 구단이 있어야 인수가 가능한 법이겠지요. 그러나 KBO리그 10개 구단 가운데 ‘매물’로 나온 팀은 아직 한 곳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카카오가 야구단 인수를 고민한다는 이야기가 증권가 정보지에 떴을 정도라면 이미 야구계에선 ‘예상 매물 구단’에 대한 세평 정도는 나왔을 겁니다. 그러나 없습니다.

세 번째 의문은 ‘서울을 연고지로 한 모 구단’이라는 문구에서 나왔습니다. 이 ‘모 구단’을 두고서 많은 야구팬은 넥센 히어로즈를 지목하는 듯합니다. 그래서 엠스플뉴스가 복수의 넥센 관계자에게 물었습니다. 두 관계자는 입을 모아 이렇게 답변했습니다.

“처음 듣는 소리다.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말조차 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였습니다.

"민-형사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카카오, 히어로즈 인수 소문'은 해프닝에 불과"

넥센 타이어의 히어로즈 메인스폰서 계약 기간은 2018년까지다(사진=엠스플뉴스)
넥센 타이어의 히어로즈 메인스폰서 계약 기간은 2018년까지다(사진=엠스플뉴스)

넥센이 이렇게 답한 덴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기존 메인스폰서인 넥센 타이어와의 계약 기간입니다.

2010년부터 히어로즈의 메인스폰서를 맡아온 넥센 타이어는 2015년 11월 이장석 넥센 당시 대표와 메인스폰서 연장 계약에 합의했습니다. 당시 양측은 “2018년까지 메인스폰서 계약을 연장한다”는 합의 내용을 공개했습니다. 이 계약서 안엔 ‘2018년까지 계약 주체가 바뀌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니까 2018시즌이 끝날 때까지 넥센 타이어의 메인스폰서 권리가 보장된다는 뜻입니다. 카카오가 히어로즈를 인수 혹은 메인스폰서가 되려고 해도 2018시즌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모든 계약엔 예외와 변수가 따르게 마련입니다. 히어로즈와 넥센 타이어의 메인스폰서 계약도 ‘영구불변’이 아닐 수 있습니다. 정작 넥센이 카카오와 관련해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라고 하는 결정적 배경엔 법적 다툼이 있습니다.

지난해 9월 이장석 히어로즈 전 대표는 횡령·사기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습니다.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와 관련한 재판이 진행 중인데요. 10월 말이나 11월 1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여기다 이 전 대표는 재미교포 사업가 홍성은 미국 레이니어그룹 회장의 민사소송도 진행 중인 상황입니다. 법조계는 “만약 소송이 홍 회장의 승리로 끝난다면 히어로즈의 지분 구도가 어떤 형태로든 바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봅니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지금처럼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선 주식 매매가 어렵다. 지금 넥센 히어로즈 상황이라면 불가능에 가깝다. 가뜩이나 재판 결과에 따라 구단 지분 구도 변화가 예상되는 시점에 누가 히어로즈 인수전에 뛰어들겠느냐”며 “증권가 정보지에 나온 ‘서울 모 구단’이 히어로즈일 가능성은 현재로선 제로”라고 단언했습니다.

종합적으로 판단했을 때 ‘카카오, 히어로즈 인수설’은 해프닝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스포츠의 궁금점이나 의문점 혹은 제보할 게 있으시면 엠스플뉴스로 연락주십시오. dinoegg509@mbcplus.com, gurajeny@mbcplus.com로 관련 내용 보내주시면 충실히 취재하여 답변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동섭 기자 dinoegg509@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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