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이 투수에서 다시 내야수로 전향한다(사진=엠스플뉴스)
박준영이 투수에서 다시 내야수로 전향한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 지난해 NC 다이노스 신인투수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박준영이 타자로 전향한다. 박준영이 타자 전향을 결정한 이유와, 앞으로의 전망을 엠스플뉴스가 살펴봤다.

NC 다이노스 박준영의 '오승환급' 돌직구를 더는 볼 수 없게 됐다.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박준영이 최근 야수 전향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NC 구단 핵심 관계자는 9월 11일 "박준영이 다시 내야수로 돌아가게 됐다"고 전했다. 박준영은 앞서 9월 6일 개인 SNS 계정에 청소년 대표 타자 시절 사진과 의미심장한 글을 올려, 타자 전향을 암시한 바 있다. 박준영의 타자 전향이 NC 관계자의 말을 통해 처음으로 확인된 셈이다.

박준영은 경기고를 졸업하고 NC에 입단한 지난해, 1군 마운드에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고교 시절 투수보단 타자로 활약한 선수라곤 믿기 힘들 만큼 투수로서 성장 속도가 빨랐다.

스프링캠프부터 위력적인 강속구를 뿌리며 강한 인상을 심었고, 19살 나이에 1군 개막 엔트리에 합류했다. 신인 선수를 좀처럼 바로 1군에 올려 쓰지 않는 NC로서는 이례적인 조처였다.

이후 박준영은 데뷔전 0.2이닝 무실점을 시작으로 내리 6경기에서 6.2이닝 무실점 8탈삼진의 쾌투를 펼쳤다. 4월 한 달간 거둔 성적은 12경기에서 3홀드에 3.27의 평균자책. 11이닝 동안 탈삼진 13개로 타자를 압도하는 피칭을 했다.

140km/h 후반대 힘 있는 패스트볼과 마운드에서 보여주는 당당한 표정은 전혀 고졸 신인처럼 보이지 않았다. 연일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고, 때 이른 ‘신인왕 후보’로까지 이름이 거론됐다.

하지만 5월 이후엔 패스트볼 구속이 조금씩 떨어지면서 실점을 허용하는 날이 많았다. 5월 29일엔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6월 말 다시 1군에 올라왔지만 좀처럼 구위를 찾지 못하다 8월 5일 한화전을 마지막으로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이후 정밀검진 결과 팔꿈치 인대 손상이 발견됐고, 결국 9월 21일 팔꿈치 인대접합(토미존) 수술대에 올랐다.

보통 토미존 수술을 받은 선수는 1년에서 1년 6개월의 재활 기간을 거쳐 마운드에 복귀한다. 그러나 NC 구단은 박준영의 마운드 복귀 여부를 오랜 기간 신중하게 고민했다. 검진 과정에서 박준영의 팔꿈치가 투수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NC 관계자는 "박준영의 팔꿈치 힘줄이 약한 편이다. 다시 투수를 하면 또 탈이 날 위험성이 크다. 선수의 미래를 생각해서, 원래 포지션인 내야수로 돌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강속구 투수는 풍족하지만, 상대적으로 내야 자원이 부족한 팀 상황도 고려한 결정이다.

박준영 타자 전향, 더 뜨거워질 NC 유격수 경쟁

박준영의 강속구를 다시 만날 수 없는 건 아쉬운 일이다(사진=NC)
박준영의 강속구를 다시 만날 수 없는 건 아쉬운 일이다(사진=NC)

작년 시즌 초반 박준영이 보여준 '임팩트'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박준영의 '돌직구'를 다시 볼 수 없단 건 아쉬운 일이다. 박준영은 길지 않은 투수 경력에도 마운드에서 최고 148km/h에 달하는 광속구를 던졌다.

이미 고교 시절부터 프로 에이스 투수와 맞먹는 구속과 분당 회전수를 기록했던 박준영의 패스트볼이다. 김경문 감독은 박준영의 패스트볼을 "오승환처럼 회전이 좋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프로 경험이 쌓이고, 신체적으로 완성된 뒤엔 더욱 압도적인 투수로 성장이 기대됐던 박준영이다. 하지만 이제 '투수 박준영'은 가지 않은 길로 남게 됐다. 내년 시즌부터는 '타자 박준영'으로 야구팬 앞에 선을 보이게 될 전망이다.

박준영의 새 포지션은 고교 시절 주 포지션인 유격수가 유력하다. 박준영은 고교 2학년 때인 2014년 2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8에 2홈런 6도루 장타율 0.569를 기록한 바 있다.

고교 시절 박준영은 최원준(KIA), 김주성(LG), 황경태(두산)와 함께 '고교 4대 유격수'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강한 어깨와 공격력으로 유격수로도 좋은 평가를 받았던 박준영이다.

NC는 유격수 포지션 세대교체를 준비해야 하는 팀이다. 이미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이상호, 김찬형 등이 테스트를 받았고 9월 말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올 노진혁, 유영준 등도 유격수 경쟁 후보다.

여기에 타자로 돌아온 박준영까지 가세하면, NC 유격수 내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유격수로 변신한 박준영이 나성범에 이은 또 하나의 '타자 전향 성공 사례'가 될 수 있을지 지켜보자.

배지헌 기자 gurajeny@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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