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심판에게 격렬하게 항의했다(사진=중계화면 캡처)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심판에게 격렬하게 항의했다(사진=중계화면 캡처)

[엠스플뉴스=잠실]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이 경기 도중 격노했다. 이유는 심판진과 코칭스태프간의 스트라이크존과 관련한 ‘반말 신경전’ 때문이었다. 양 감독은 주심으로부터 정당하지 못한 지적을 받았다고 판단했다.

LG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린 9월 12일 잠실구장. 3회 말 묘한 상황이 벌어졌다. 양 감독이 당일 주심이었던 김병주 구심과 격렬하게 대치하며 선수단을 철수 시킨 것이다.

이유는 뭐였을까.

먼저 사전 상황은 이랬다. LG의 공격 상황인 3회 말 사건이 시작됐다. 공격을 해야할 LG 선수단 전체가 그라운드에 나오지 않은 것이다. 대신 격노한 표정의 양 감독이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이날 주심인 김병주 구심에게 격렬하게 항의했다.

양 감독은 김 구심과 한동안 언쟁을 하다 결국, 더그아웃으로 다시 들어갔다. 그러면서 그라운드에 남아 있던 유지현 작전‧주루코치에게까지 복귀하라는 수신호를 보냈다. '몰수패'를 감수하고라도 항의하겠다는 의지 표현이었다.

이후에도 양 감독은 더그아웃 앞으로 온 심판진에 격렬한 몸짓으로 항의했다. 양 감독은 약 5분 정도 항의를 한 이후 더그아웃으로 복귀했고, 곧이어 LG 선수단도 그라운드로 나왔다. 사건 발생 이후 약 10분 정도가 흐른 이후 경기가 재개됐다.

그렇다면 양 감독과 김병주 구심이 충돌한 정확한 이유는 뭐였을까. 사건 직후 심판대기실을 방문하자 KBO 김풍기 심판위원장은 “상황을 잘 모르겠다. 본인에게 확인해야 할 것 같다”며 대답을 회피했다.

진상을 확인하려면 결국 김 구심을 기다려야 했다. 5회 말 LG의 공격이 끝난 이후 그라운드 정비 시간, 김 구심이 잠실구장 실내 복도로 들어왔다. 하지만 김 구심은 취재진을 피해 심판 대기실로 들어갔다. 이어 경기 재개 상황이 되자 이번에도 취재진을 회피했다. 다시 장사진을 이룬 취재진에게 등을 돌리고 그라운드로 들어가려 한 것이다.

취재진이 가로 막고 상황을 묻자 김 구심은 “지금은 경기 중이라 이야기하기 어렵다”는 말만 남기고 그라운드로 들어갔다.

김풍기 심판위원장 "LG 강상수 코치가 김병주 구심에게 반말을 한 게 원인"

신경전의 발단은 '반말'이었다(사진=중계화면 캡처)
신경전의 발단은 '반말'이었다(사진=중계화면 캡처)

정확한 사실 관계 확인을 위해 기자는 다시 김풍기 심판위원장을 만났다. 김 심판위원장은 “정확한 상황은 본인이 아니라서 잘 모르겠다”고 전제한 이후 “다만, 전해들은 사건 발단 과정에 대해서만 설명하면 이렇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심판위원장은 “LG 강상수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방문하고 돌아가면서 김병주 구심을 향해 반말로 ‘낮아?’라며 (전반적인 소사의)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물어봤다고 한다”며 “그래서 김병주 구심이 ‘예 낮습니다’라고 대답했더니 재차 ‘진짜 낮아?’라고 다시 확인했다고 한다”고 갈등이 생긴 과정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이 말한 상황은 3회 말이다. 이닝이 시작된 이후 LG 선발 소사는 전준우와 손아섭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무사 1, 2루 위기가 되자 LG 강상수 투수코치가 통역과 함께 마운드를 방문해 소사를 진정시키고 내려갔다. 이후 소사는 후속 세 타자를 삼진과 파울플라이로 아웃시키고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김 위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이 때 마운드를 방문하고 내려가던 강 코치가 반말로 김 구심에 불만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결국 ‘반말 논란’이 신경전의 배경이었다.

“김병주 구심이 아무리 강 코치와 나이 차이가 난다고 해도 반말로 항의를 하는 건 아니라고 판단해서 이닝 교대 상황에서 유지현 코치에게 항의했다고 한다. 그리고 4회 초 시작 전 공‧수 교대 상황에서 김병주 구심이 LG 더그아웃을 쳐다보고 있자, 오해한 양 감독이 나와서 자초지종을 물어본 것 같다. 양 감독과의 갈등은 전혀 아니다.” 이어진 상황에 대한 김 위원장의 설명이다.

요약하면 김 구심이 강 코치의 '반말 항의'에 불만을 품었고 이를 유지현 코치에게 대신 전한 것이다. 그리고 김 구심이 LG 더그아웃을 쳐다 보고 있는 상황이 양 감독을 격노하게 했다. 이 사이 어떤 일이 있었는지나 양 감독이 정확하게 무슨 말을 했는지는 아직 확인 되지 않고 있다.

LG 관계자는 “경기 도중이라 양상문 감독의 정확한 발언을 확인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신 TV 중계를 통해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양 감독은 김병주 구심에게 격렬하게 항의하며 ‘왜 우리 코치를 노려보고, 그런 말을 전달 하느냐’고 강력하게 어필했다.

공교롭게도 김병주 구심은 6월 13일 고척 NC-넥센전에서도 투수교체 규정을 적절하게 적용하지 못해 제재금 100만원을 부과 받은 적이 있다. 이외에도 올 시즌 여러 번 오심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김원익 기자 one2@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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