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의 새로운 4번 타자 김재율(사진=엠스플뉴스 김원익 기자)
LG 트윈스의 새로운 4번 타자 김재율(사진=엠스플뉴스 김원익 기자)

[엠스플뉴스]

LG 트윈스 김재율, 8경기 연속 4번 타자로 자리 잡아 맹타 휘두르다. LG 4번 타자로 산다는 건?

2017시즌 LG 트윈스는 ‘붙박이 4번 타자’로 내세울 만한 선수가 없었다.

양석환이 LG에서 가장 많은 63회, 4번 타자로 출전했다. 그런데 이 숫자도 리그 평균과 비교하면 한참 적은 기록이다.

각각 트레이드(윤석민)와 부상(한동민)으로 선수 이탈이 길었던 kt(51회)와 SK(40회)만 LG보다 자주 4번 타자가 바뀌었다. LG, kt, sk를 제외한 나머지 7개 구단의 4번 타자 최다 출전 평균은 109.1회다. 그만큼 2017시즌 KBO리그에서 4번 타자는 잘 바뀌지 않는 타순이었던 셈이었는데 LG는 예외에 속했다.

그리고, 양석환조차 자리 잡지 못 했던 ‘쌍둥이 군단 4번’에 최근 새 얼굴이 나타났다. 입단 7년 차 내야수 김재율이 그 주인공.

김재율은 9월 8일부터 16일까지 8경기 연속 4번 타자로 선발 출전하며 중임을 맡았다. 그 기간 김재율은 타율 0.353/ 6타점을 기록, LG 팀 타선을 앞장 서서 끌었다.

김재율 “부담 가지면 진다. 4번 타자란 생각 안 해"

김재율(사진=엠스플뉴스)
김재율(사진=엠스플뉴스)

‘LG의 4번 타자’로 뛰는 게 쉽진 않을 것 같다.

(단호하게) 아니다. 머릿속에서 ‘4번 타자’란 생각은 지우고 경기에 나간다. 그걸 의식하는 순간 불편해지니까. 그럼 지는 거다. 마음을 비우니 더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

갑자기 ‘타격에 눈을 뜬 것’인가. 8월 성적(타율 0.182)과 9월 성적(0.372)이 ‘하늘과 땅 차이’다.

글쎄? 정작 난 9월 이전과 비교해서 차이를 못 느낀다. 다만 1군 경기가 익숙해졌다. 그 정도 차이뿐이다. 마음이 편해져서 안타를 더 치고 있는 것 같다.

LG 양상문 감독은 ‘컨택트 능력은 1군에서 김재율이 가장 뛰어나다’고 말했다.

(머리를 긁적이며) LG에 입단하면서부터(2011년) ‘공을 맞히는 재주’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그 수준의 평가는 과분하다. 아마 기를 살려주기 위해서 한 말 같다. 팀에 정말 뛰어난 선배들이 많다.

그럼 당신 타격의 단점은 뭔가.

장타력이 떨어진다(통산 장타율 0.372). 더 좋은 타자가 되려면 반드시 개선해야 할 숙제 가운데 하나다.

김재율을 두고 많은 이들은 ‘여유 있게 타격을 한다’고 평가하던데.

경기에 나가서 긴장하는 편은 아니다. 타석에선 최대한 끈질긴 자세로 정확하게 치려고 집중한다. 여유가 있진 않는데(다시 머리를 긁적이며).

김재율 “꿈 같은 나날, 그래서 더 책임감 느껴.”

김재율은 이제 타석에 서면 기대감을 주는 타자가 됐다(사진=엠스플뉴스)
김재율은 이제 타석에 서면 기대감을 주는 타자가 됐다(사진=엠스플뉴스)

2014년 경찰야구단에서 제대한 이후 2015년 1경기에만 나왔고, 2016년엔 1군 출전 기록이 없다. 기다림이 힘들진 않았나.

음. 왜 힘들지 않았겠나. 퓨처스리그에서 준비를 잘 하고 있었다. 하지만 좀처럼 기회가 생기질 않으니 정말 답답했다. 한 땐 오만 생각을 다 해봤었다. 뛰질 못 하니까. 1군 경기에 출전하는게 정말 간절했던 시기였다.

올 시즌에도 1군과 퓨처스리그를 ‘오르락내리락’ 하며 자릴 잡지 못 했다.

그래도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기회가 올 때마다 내 역할만 하자’는 마음을 먹었다. 그렇게 준비하고 또 기다렸던 게 도움이 됐던 것 같다. 그래서 올 시즌 데뷔 후 첫 끝내기 안타, 결승타, 수훈선수 인터뷰까지 많은 걸 경험해봤다. 요즘 매일이 내겐 꿈만 같다.

LG가 막바지 힘겨운 '가을야구 경쟁'을 하고 있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가 강한 책임감을 느끼며 뛰고 있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날도 있지만, 최선을 다 해 ‘가을야구’란 목표만 바라보고 있으니 많이 응원해줬으면 한다.

5위 SK 와이번스와 2.5경기 차(9.17 경기 전 기준)까지 벌어졌다. LG의 희망은 남아 있을까.

결과는 시즌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선수들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LG가 반드시 올라갈 것이다. 선수들 모두 한 마음으로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날 것 같다.

‘4번 타자’인 당신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나부터 잘 하겠다. 시즌 끝까지 좋은 결과를 내서 팀과 함께 웃고 싶다. 꼭 그렇게 만들겠다.

김원익 기자 one2@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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