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송승준-손승락 롯데 자이언츠 '대승 트리오'(사진=엠스플뉴스)
이대호-송승준-손승락 롯데 자이언츠 '대승 트리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롯데 자이언츠 ‘대승 트리오(이대호·송승준·손승락)’가 투타에서 펄펄 날았다. 이틀 연속 선제 홈런을 날린 이대호, 1차전 승리투수 송승준, 2차전을 깔끔하게 마무리한 손승락이 그 주인공이다. 베테랑들의 활약에 힘입어 롯데는 3위 NC를 턱밑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진격의 거인' 롯데 자이언츠가 ‘대승 트리오(이대호·송승준·손승락)’ 활약에 힘입어 SK 와이번스에 2연승을 거두고 확실한 '4위 굳히기'에 성공했다.

9월 16일부터 17일까지 부산 사직야구장에선 롯데와 SK의 항구시리즈 2연전이 펼쳐졌다. 시즌 막판 순위 다툼에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는 승부였다.

중요한 순간 이대호, 송승준, 손승락 세 베테랑이 펄펄 날았다. 더 나아가 롯데는 세 베테랑을 구심점 삼아 똘똘 뭉쳤다. 하나가 된 롯데 선수단은 이제 반 경기 차로 좁혀진 3위 NC 다이노스의 자리를 노리고 있다.

이틀연속 선제 홈런 때려낸 ‘기선제압 담당’ 이대호

17일 3점 홈런을 터뜨린 뒤 기뻐하는 이대호(사진=롯데)
17일 3점 홈런을 터뜨린 뒤 기뻐하는 이대호(사진=롯데)

‘빅보이’ 이대호는 ‘기선 제압’을 담당했다.

이대호는 16일부터 펼쳐진 SK와의 2연전에서 선제 홈런을 때려내며 3연승을 하고 부산을 찾아온 SK 선수단의 기를 꺾어놨다.

첫 홈런은 ‘롯데의 천적’이라 불리던 메릴 켈리를 상대로 때려낸 홈런이라 더욱 의미 있었다. 이대호는 켈리의 152km/h 강속구를 밀어쳐 우측 담장을 아슬아슬하게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이대호가 공격의 물꼬를 트자, 롯데 타선이 켈리를 차근차근 공략하기 시작했다. 결국, 켈리는 이날 경기 4실점 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천적’ 켈리를 꺾은 후 롯데 김승관 타격코치는 “‘켈리의 속구를 공략하자’고 주문했는데, 이대호가 그 주문을 잘 이행해줬다. 이대호가 공격의 물꼬를 튼 게 켈리를 공략하는 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며 이대호를 칭찬했다.

홈런을 때린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는 이대호(사진=롯데)
홈런을 때린 뒤 동료들로부터 축하 인사를 받는 이대호(사진=롯데)

17일 경기에선 1회부터 시원한 3점 홈런을 터뜨린 이대호다. 1회 원아웃 1, 2루 이대호는 SK 선발투수 문승원이 던진 4구째 포크볼을 그대로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3점 홈런을 기록했다.

두 홈런 모두 바람을 타고 날아간 홈런이란 점은 흥미롭다. 주말 간 부산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제18호 태풍 ‘탈림’은 이대호 편이었다.

이틀 연속 이대호가 때려낸 타구는 초속 5.1m 순풍을 맞으며 멀리 비행했다. 비행 말미에는 공이 돼지 꼬리처럼 미세하게 흔들리며 몇 미터를 더 날아가는 모양새였다.

조원우 감독은 “이대호의 홈런이 바람을 타고 날아갔다. 정말 운이 좋았다”며 웃었다.

이대호는 “하루하루 ‘오늘만 이기자’란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 여러분께 감사한 만큼,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며

타선에서 이대호가 SK 격파의 선봉에 섰다면, 마운드엔 대문과 뒷문을 든든히 지키는 승승 듀오가 있었다.

'2연전 싹쓸이'의 시작과 끝 승·승 콤비

포수 강민호와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송승준(사진=롯데)
포수 강민호와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송승준(사진=롯데)

송승준·손승락 승·승 콤비는 9월 16일부터 펼쳐진 SK 2연전 전적을 ‘승-승’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이바지를 했다.

먼저 승리의 방아쇠를 당긴 건 송승준이었다. 송승준은 16일 ‘천적’ 켈리와 선발 맞대결에서 6이닝 무실점 7탈삼진 쾌투를 펼치며 ‘켈리 징크스 탈출’의 일등공신이 됐다. 특히 송승준이 던지는 ‘춤추는 포크볼’은 예술적인 움직임을 선보이며 SK 타선 방망이를 춤추게 했다.

이날 승리로 송승준은 롯데에서만 104승을 올린 투수로 기록됐다. 손민한(103승)을 제치고, 롯데 프랜차이즈 역대 최다승 2위 반열에 오른 송승준이다.

송승준은 “이런 기록을 세운 줄 전혀 몰랐다. 지금은 개인 기록보다 팀을 생각해야 할 때다. 우리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며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흩날리는 빗 방울 속 롯데 승리를 지키는 수호신 손승락(사진=롯데)
흩날리는 빗 방울 속 롯데 승리를 지키는 수호신 손승락(사진=롯데)

송승준의 호투가 2연전 첫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다면, 17일 펼쳐진 2차전 승리를 지켜낸 건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었다. 손승락은 8회 초 투아웃 롯데가 6대 5 한 점 차로 앞선 쫄깃쫄깃한 상황 마운드에 올랐다.

손승락은 SK 정진기를 상대로 아웃 카운트를 손쉽게 잡아내며 8회를 마무리했다. 롯데 타선은 8회 말 3점을 추가하며 손승락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1이닝 동안 2탈삼진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지켜낸 손승락은 시즌 35세이브째를 올렸다.

이 기록은 ‘롯데 역사상 한 시즌 최다 세이브’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손승락은 이 기록에 대해 “롯데 자이언츠에 있다는 것 자체가 내겐 영광이다. 그 팀에서 최다 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로 남는다는 건 더욱 영광이다. 이 기록은 롯데 자이언츠를 사랑하는 모든 이가 만든 값진 기록”이라며 활짝 웃어 보였다.

베테랑 중심으로 한 마음 뭉친 ‘원 팀 자이언츠’

11년 만에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린 롯데 3루수 황진수(사진=롯데)
11년 만에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린 롯데 3루수 황진수(사진=롯데)

SK 2연전에서 롯데 선수단은 ‘대승 트리오’의 맹활약을 구심점 삼아 하나로 뭉쳤다. 그야말로 ‘원 팀 자이언츠’였다.

앤디 번즈, 문규현 등 타자가 좋은 타격감을 뽐내며 좋은 역할을 했고, 최준석은 대타로 나와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안방마님’ 강민호는 좋은 타격과 안정적인 수비를 펼치며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3루수 황진수는 데뷔 11년 만에 마수걸이 홈런포를 터뜨려 롯데에 큰 힘을 보탰다.

롯데 선수단은 한목소리로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이 훨씬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선수단 분위기가 상당히 좋다. 팀을 위해 싸우겠다는 정신이 최근 롯데 상승세의 원동력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베테랑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원 팀 자이언츠'(사진=롯데)
베테랑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원 팀 자이언츠'(사진=롯데)

롯데 선수단은 17일 SK를 상대로 승리하며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시즌 75승째를 올리며 구단 ‘한 시즌 역대 최다승’ 타이기록에 도달한 것이다. 이제 1승만 보태면 ‘2017시즌 롯데 자이언츠’는 구단 역사에 남는 위대한 팀이 된다.

특히 순위 싸움의 중요한 길목에서 SK 2연전을 모두 승리로 가져왔다는 건 의미가 크다. 롯데는 이번 2연전을 통해 SK 추격을 완전히 뿌리치고 3위 NC의 자리까지 넘볼 수 있는 위치가 됐다.

과연, 이대호-송승준-손승락 세 베테랑이 ‘원 팀 자이언츠’의 구심점 역할을 지속하며 거인군단을 3위로 이끌 수 있을까. 쉼 없이 달려온 진격의 거인, 이제 반걸음 앞에 '3위' 공룡의 꼬리가 보인다.

이동섭 기자 dinoegg509@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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