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2일 잠실구장을 방문한 황재균(사진=엠스플뉴스 김원익 기자)
9월 12일 잠실구장을 방문한 황재균(사진=엠스플뉴스 김원익 기자)

[엠스플뉴스]

l LG “황재균 만난 건 사실. 그러나 구체적 계약 논의는 하지 않았다.” 다른 구단 관계자들 “LG가 황재균 영입을 위해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황재균도 수도권 구단 선호하는 것으로 알아”

LG 트윈스는 과연 ‘거물 3루수’ 황재균 영입에 성공할까

LG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야구 관계자는 ‘엠스플뉴스’에 “황재균이 최근 LG 관계자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안다. 계약 관련 이야기도 한 것으로 안다”며 “LG가 그 자리에서 황재균에게 영입 여부를 확실히 답하진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미팅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고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 관계자는 “황재균이 무리한 금액을 부르진 않은 것으로 안다”며 “황재균이 미국으로 떠나기 전, 몇몇 구단이 제시했던 조건을 협상 기준으로 삼고 있다”고 귀띔했다.

2016년 스토브리그에서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 나왔던 황재균은 몇몇 구단으로부터 80~90억 원 수준의 제안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과연 이 관계자의 발언은 어디까지 사실일까.

LG, “황재균 만난 건 사실. 그러나 구체적 계약 논의는 하지 않았다.”

황재균은 미국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 그 좋은 경험을 바탕으로 황재균은 KBO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사진=엠스플뉴스)
황재균은 미국에서 좋은 경험을 했다. 그 좋은 경험을 바탕으로 황재균은 KBO리그에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사진=엠스플뉴스)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9월 1일(한국 시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이 끝난 후, 황재균을 지명할당(DFA)하면서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했다.

‘더 큰 꿈’을 향해 도전한 황재균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154/ OPS(출루율+장타율) 0.459/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빅리그 성적은 좋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KBO리그에서의 황재균 가치까지 영향을 받은 건 아니었다.

한 구단 운영팀장은 “많은 ‘국외파 유턴 선수’가 그랬듯 황재균 역시 높은 몸값을 예상한다”며 “LG, kt 위즈, 롯데 자이언츠 등이 황재균에게 관심을 보이는 만큼 황재균의 가치가 오르면 오르지 떨어지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황재균이 본격적으로 야구계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건 12일부터였다. 이날 황재균은 롯데-LG전이 열리는 잠실구장을 찾았다. 황재균은 환한 표정으로 “전준우, 강민호 선배의 초대를 받아 잠실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질문엔 최대한 말을 아꼈다.

엠스플뉴스 취재 결과 황재균이 이날 잠실구장을 찾은 덴 다른 이유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바로 LG 관계자와의 만남이었다.

LG 측은 “구단 고위 관계자가 12일 잠실구장을 찾은 황재균을 만난 게 사실”이라며 양측의 만남을 인정했다.

LG의 한 관계자는 “황재균이 KBO리그 복귀를 공식적으로 밝힌 상태고, 프로구단은 항상 좋은 선수 영입을 위해 레이더를 돌려야 한다”며 “황재균이 잠실구장을 찾으면서 자연스럽게 만남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양측이 계약과 관련해 구체적인 협상을 진행하진 않았다”며 “서로 안부를 묻는 차원의 가벼운 대화를 나눴을 뿐”이라고 전했다. 그러니까 황재균과 LG 고위 관계자의 만남이 ‘개인적인 만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는 뜻이다.

다른 LG 내부 관계자 역시 “FA 영입을 위해 구단이 움직이기엔 다소 시기가 이르다”고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우리 팀이 황재균에 대한 관심이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영입하면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말로 황재균 영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LG가 황재균 영입에 큰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는 이유

황재균은 항상 건강했다. 그게 그의 가장 큰 장점이다(사진=엠스플뉴스)
황재균은 항상 건강했다. 그게 그의 가장 큰 장점이다(사진=엠스플뉴스)

LG가 황재균을 영입해야 할 필요성은 충분하다.

우선 LG는 ‘핫코너’와 중심 타선 보강이 시급한 팀이다. 외국인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가 시즌 중 퇴단하면서 3루에 구멍이 생겼다. 히메네스 이후 주전 3루수를 맡은 양석환이 성장하고 있지만, 군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게 문제다. 여기다 포수 유강남이 9월 20일 기준 13홈런으로 팀 홈런 1위를 달리고 있다는 건 심각한 문제다.

황재균은 2016시즌 롯데에서 뛸 때 타율 0.335/ 167안타/ 27홈런/ 113타점/ OPS 0.964를 기록했다. 1년의 공백기가 있지만, 이번 스토브리그에 나올 FA 타자 가운데 황재균만큼 확실한 중심타자도 없는 게 사실이다.

황재균 영입을 면밀히 검토했던 한 구단 운영팀장은 “황재균이 수도권 구단을 선호하는 것으로 안다. 원래 황재균 연고가 서울이고, 가족도 서울에 산다”며 “‘롯데’라는 최고 인기구단에서도 뛴 만큼 황재균이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야구를 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다른 구단들 "LG의 기민한 움직임, 칭찬받을 일"

2018시즌 황재균은 어느 팀 유니폼을 입을까(사진=엠스플뉴스)
2018시즌 황재균은 어느 팀 유니폼을 입을까(사진=엠스플뉴스)

현재 LG는 실낱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계속 ‘가을야구’ 경쟁을 펼치고 있다. LG가 ‘황재균 영입설’을 두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LG 관계자는 “지금 가을야구 진출을 위해 선수단 전체가 하나로 힘을 모은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 FA 영입 이야기가 돌면 자칫 팀 워크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시기적으로 FA 영입과 관련해 이런저런 언급을 하는 게 부담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FA 계약’에 변수가 많은 것도 LG가 조심스러워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LG와 황재균 모두 계약이 불발됐을 때 의도하지 않은 ‘곤란함’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LG가 좋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기민하게 움직이는 것에 대해선 칭찬받아 마땅하다는 평이 많다.

모 구단 단장은 “LG가 황재균 영입에 성공한다면 칭찬해야할 일이다. 지난해 LG가 영입한 ‘FA’ 차우찬도 올 시즌 승수는 8승이지만, 평균자책과 투구이닝은 커리어 하이 수준”이라며 “우리도 여력만 된다면 LG처럼 기민하게 움직이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오프 시즌 중 ‘대형 FA 선수’ 영입을 계획 중인 한 구단의 프런트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전력보강은 프런트의 의무이자 최대 과제다. 그런 면에서 LG가 할 일을 제대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LG와 황재균이 호의적인 관계를 유지 중’이란 이야기를 지난해부터 들었다. 솔직히 그런 좋은 관계를 유지해온 LG가 부럽기만 하다. 이 역시 LG가 자기 업무를 잘해온 덕분으로 생각한다. 선수단이야 가을야구를 위해 올인하겠지만, 프런트는 항상 내일을 준비해야 하는 위치다. 난 그 점에서 LG 프런트를 더 칭찬하고 싶다.”

현시기 황재균 영입 시도는 절차상 아무 문제가 없다.

KBO 관계자는 “FA 자격으로 국외 리그에 진출한 선수는 해당 팀에서 방출된 즉시 FA 권리를 다시 얻는다”라며 “황재균의 경우, KBO리그로 유턴한다면 국내 어느 팀과도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수년간의 FA 시장 결과가 증명한 바 있다. ‘발 빠르게 움직여 원하는 목표를 쟁취한 구단이 승자가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김원익 기자 one2@mbcplus.com

저작권자 © 스포츠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 후원하기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