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좌완 외국인 투수 스캇 다이아몬드(사진=엠스플뉴스)
SK 좌완 외국인 투수 스캇 다이아몬드(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l 9월 15일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무사사구 완봉승’을 거둔 SK 좌완 외국인 투수 스캇 다이아몬드가 20일 ‘호랑이 사냥’에 나선다. 끊임없는 노력을 바탕으로 환골탈태한 다이아몬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란 SK의 숙제를 풀어줄 '보석'이 될 수 있을까.

가을이 되면서, ‘인천의 금강석’이 더욱 환한 빛을 내뿜고 있다. 바로 SK 좌완 외국인 투수 스캇 다이아몬드 이야기다.

다이아몬드는 시즌 초반 2번의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된 일정을 소화하지 못하며,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7월까지 '5승 3패 평균자책 4.76'. 다이아몬드 개인적으로도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이었다.

그랬던 다이아몬드가 후반기 들어, 번데기가 나비가 돼 훨훨 날아가듯 환골탈태했다. 다이아몬드는 8월부터 4승 3패 평균자책 3.33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투구의 정석’을 선보였다.

다이아몬드의 극적인 변화의 밑바탕엔 더 나은 투수가 되고자 하는 ‘뜨거운 열정’과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다.

투박했던 원석, 빛나는 보석이 되다

7월 19일 경기 전, 힐만 감독에게 '좌타자 공략법'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다이아몬드(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7월 19일 경기 전, 힐만 감독에게 '좌타자 공략법'에 대한 조언을 구하는 다이아몬드(사진=엠스플뉴스 이동섭 기자)

“좌타자를 상대로 더 효율적인 투구를 하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7월 1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 스캇 다이아몬드가 경기 전 훈련을 마치고 SK 트레이 힐만 감독을 붙잡았다.

이날 힐만 감독은 진지한 표정으로 다이아몬드를 향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때론 몸동작을 써가면서 진심 어린 ‘개인 교습’을 이어간 힐만 감독이다.

힐만 감독은 “다이아몬드 본인이 더 좋은 투수가 되고자 하는 열망이 강하다. 오늘도 '더 좋은 투구를 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 끝에, 내게 면담을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이아몬드는 7월 11일 LG 트윈스를 상대로 8이닝 1실점, 18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7.1이닝 3실점을 기록하며 호투를 이어가던 상황이었다. 이런 결과에 만족하지 않고, 더 나은 투수가 되고자 한 다이아몬드의 열정은 더욱 돋보였다.

시즌중 다이아몬드는 끊임없이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려 애썼다. 이와 같은 끊임없는 ‘자기 계발’은 자연스레 '기량 상승'으로 이어졌다.

하체 무게중심을 뒤로 교정하는 데 성공한 다이아몬드는 손 끝의 힘을 투구 동작 끝까지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전반기 다이아몬드의 투구 동작과 후반기 투구 동작(사진=엠스플뉴스)
하체 무게중심을 뒤로 교정하는 데 성공한 다이아몬드는 손 끝의 힘을 투구 동작 끝까지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전반기 다이아몬드의 투구 동작과 후반기 투구 동작(사진=엠스플뉴스)

SK 데이브 존스 투수코치는 “다이아몬드가 가장 중점을 두고 바꾸려 했던 부분은 하체 중심이동”이라며 다이아몬드가 극적인 변화를 끌어낼 수 있었던 비결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엔 더 강한 공을 던지고자, 왼발을 최대한 먼 곳에 내디뎠다. 이런 동작으로 인해 상체가팔보다 먼저 넘어오면서 손을 끝까지 뻗으며 투구를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하체 무게중심을 뒤로 옮겨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존스 코치의 설명이다.

존스 코치는 “엄청난 노력을 바탕으로 다이아몬드는 변화했다. 공을 던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손끝에 힘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시즌 막판 ‘완성형 투수’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이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한 단계 성장한 다이아몬드는 9월 15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두산전에서 ‘무사사구 완봉승’이란 값진 열매를 따내며 ‘완성형 투수’의 위용을 뽐냈다.

다이아몬드는 SK에 가을을 선물할 수 있을까

SK 구단 역사상 3번째 '무사사구 완봉승' 기록을 세운 다이아몬드(사진=엠스플뉴스)
SK 구단 역사상 3번째 '무사사구 완봉승' 기록을 세운 다이아몬드(사진=엠스플뉴스)

스캇 다이아몬드가 일궈낸 두산전 ‘무사사구 완봉승’은 그야말로 압권이었다.

다이아몬드는 7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이어갔다. 8회 두산 김재환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퍼펙트 행진을 멈춘 다이아몬드는 후속 타자 오재일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무사 2, 3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다이아몬드는 다음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괴력’을 과시했다. 9회 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다이아몬드는 두산 타선을 상대로 아웃 카운트 3개를 침착하게 잡아내며 무사사구 완봉승을 완성했다.

다이아몬드는 “팀 승리에만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공을 던졌다. 후반기에 볼넷을 주지 않으려 많은 노력을 했는데, ‘무사사구 완봉승’이란 결과를 내서 기분이 정말 좋다”며 활짝 웃었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 역시 “다이아몬드가 타자들을 상대로 유리한 볼 카운트를 잡아 나간 것이 좋았다.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도 커브, 슬라이더등 변화구를 통해 카운트 싸움을 해나간 것이 인상깊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SK 정예 선발 삼각편대 켈리-박종훈-다이아몬드(사진=엠스플뉴스)
SK 정예 선발 삼각편대 켈리-박종훈-다이아몬드(사진=엠스플뉴스)

다이아몬드는 메릴 켈리, 박종훈과 함께 SK 선발진을 이끄는 ‘삼각편대’의 한 축이 됐다. 팀이 가장 중요한 시기를 맞은 순간 ‘믿음직스런 선발 카드’로 거듭난 다이아몬드다.

이제 SK에게 남은 정규시즌 일정은 단 4경기뿐이다. ‘리그 5위’ SK는 아직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을 확정짓지 못한 상황이다.

SK 구단 관계자는 “다이아몬드가 남은 4경기 가운데, 2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다이아몬드의 역할이 정말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과연, 시즌 종반 다이아몬드가 화려한 빛을 뿜어내는 ‘SK 승리의 보석’이 될 수 있을지 많은 이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다이아몬드는 20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지는 ‘리그 선두’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이동섭 기자 dinoegg509@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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