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5강 경쟁에서 사실상 최후의 승자가 된 SK 힐만 감독  (사진=엠스플 뉴스)
뜨거운 5강 경쟁에서 사실상 최후의 승자가 된 SK 힐만 감독 (사진=엠스플 뉴스)

[엠스플 뉴스]

공 하나에, 한 타석에, 한 이닝에 숫자와 기록이 가득하다. 숫자 하나하나가 쌓여 기록이 되고, 기록이 모여 역사가 된다. 그래서 오로지 숫자와 기록만으로 야구를 바라보고자 한다. 야구를 분석하는 ‘Key넘버’, 숫자와 기록으로 선수의 오늘과 팀의 미래를 예측하는 날카로운 시선이다.
SK가 KIA를 상대로 2연승에 성공하며 시즌 73승째를 기록했다. 이 두 번의 경기로 SK는 4위 롯데와 3.5경기 차, 6위 넥센, 7위 LG와 3.5경기 차를 유지하게 됐다. 롯데와의 승차는 둘째 치고, 거센 추격을 해오던 넥센, LG를 멀찌감치 따돌린 것이 SK로썬 큰 수확이다.

SK는 21일 현재까지 모두 141경기를 치러 잔여경기가 3경기뿐이다. 29일 롯데전, 30일 한화전, 10월 3일 두산전 밖에 남질 않았다. 10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남은 정규시즌에선 체력 안배와 감각유지에 신경만 쓰면 된다. 사실상, SK는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지었기 때문이다. LG가 남은 경기 전승을 거두지 않는 이상 가을야구는 SK의 차지다.

2015년 후 2년 만에 다시 가을행 열차에 탑승하게 된 SK. ‘반전 성적’을 만들어낸 SK의 저력과 앞으로의 전망을 기록을 통해 분석해봤다.
113 : SK, 개막 후 113경기 기간 ‘승률 .491’ 7위

2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결코 쉬웠던 것은 아니다. SK는 시즌 중반만 하더라도 롯데, 넥센, LG 등과 더불어 5강 후보 팀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었다. 지난 8월 16일 시즌 113경기를 치를 때까지만 하더라도 55승 1무 57패 승률 .491을 기록하면서 당시 5위였던 넥센과 4경기차까지 벌어졌었다. 더구나 당시에도 SK는 113경기를 치르면서 10구단 중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팀이었다. LG의 경우 105경기밖에 치르지 않았던 시점이었기에 가장 많은 경기를 소화한 SK가 불리해보일 수밖에 없었다.

또한, 당시 SK의 팀 평균자책점은 5.11로 7위, 팀 타율은 .264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었다. 팀 홈런만 184개로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었지, 홈런을 제외한 거의 모든 타격 지표에선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었다. 따라서 올해 SK의 가을야구는 조금 힘들지 않을까, 예상이 나왔던 것도 사실이다.
28 : SK, 최근 28경기 18승 10패 ‘승률 .643’ 3위

그러나 개막 후 113경기와 달리, 최근 28경기에서 SK는 반전 드라마를 써내려갔다. 최근 28경기에서만 18승 10패 승률 .643을 기록하면서 순위가 7위에서 5위로 급상승한 것이다. 최근 28경기의 시작이었던 8월 17일 LG전 당시, SK는 2연전을 모두 잡으며 승률을 .500에 맞췄다. 최근 28경기 동안 연승은 최대 4연승까지 기록했고, 연패는 모두 4번을 기록했으나 그마저도 2연패에서 모두 끊어냈다. 결국 최근 승률을 .521까지 끌어올리면서 5위 자리를 굳힌 것이다.

물론 SK가 승승장구하는 동안 5위를 놓고 다퉜던 넥센이 10승 17패 승률 .370을 기록했고, LG 역시 10승 1무 17패를 기록하면서 승률 .370으로 부진했던 것도 한 몫 했다고 볼 수 있다.

8월 17일부터 반전의 모습을 보여준 SK  (사진=엠스플 뉴스)
8월 17일부터 반전의 모습을 보여준 SK (사진=엠스플 뉴스)

.320 : SK, 최근 28경기 하위타선 타율 .320

최근 28경기, SK가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타선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전 113경기에서 SK는 팀 타율이 .264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었으나, 최근 28경기에선 팀 타율이 .305까지 올라갔다. NC의 팀 타율 .307에 이은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이 기간 SK는 팀 홈런 47개(1위)를 비롯해, 장타율 .510(1위), 출루율 .356(3위), OPS .866(1위)를 기록했다.

SK가 타율, 타격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하위타선의 역할이 컸다. 이 기간 SK 1번 타자의 타율은 .301로 4위, 중심 타선은 .313으로 역시 4위를 기록했지만, 하위 타선의 경우 .320으로, 리그에서 유일하게 3할 대를 기록했을 정도다. 특히 김성현이 24경기에서 20안타로 .328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이재원이 22경기 15안타로 .306, 최항이 26경기 24안타로 .304를 기록하는 등 하위 타선의 활발한 공격이 뒷받침 됐기에 SK의 성적까지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19 : 로맥과 최정, 9월 한 달 홈런 19개 기록

9월 한 달에만 SK는 16경기에서 10승 6패 승률 .625를 기록했다. 리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이다. 또한 팀 타율이 .311로 NC .322에 이은 2위를 기록했고, 팀 홈런은 30개로 역시 독보적인 수치를 이어갔다. 팀 홈런 30개는 SK 선수 가운데 로맥과 최정이 양분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9월 한 달에만 로맥이 홈런 11개, 최정이 8개로 두 선수가 기록한 홈런만 19개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 기간 로맥은 16경기에 출장해 22안타(11홈런) 17타점 14득점을 기록했다. 22안타 중 홈런이 절반이었으니, 장타율이 .983에 이르렀고, 출루율 역시 .439나 됐다. OPS가 1.422로 이 기간 리그 전체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냈다. 최정 역시 만만치 않은 성적을 거뒀다. 모두 15경기에 출장해 24안타 19타점 17득점으로 타율 .407을 기록했고, 장타율이 .915로 로맥에 이어 2위, 출루율 .470, OPS가 1.385로 역시 로맥에 이어 2위를 기록했을 정도다.
37 : 켈리, 박종훈, 다이아몬드 37승 합작

타선에서 로맥과 최정의 활약이 눈부셨다면, 올 시즌 SK 마운드는 켈리와 박종훈, 그리고 다이아몬드가 다했다고 볼 수 있다. 올 시즌 SK는 김광현의 이탈로 시즌 초부터 마운드가 불안했다. 그러나 시즌 종료를 앞둔 이 시점에, 켈리는 15승을, 박종훈은 12승을 다이아몬드는 10승을 거뒀다. 특히 켈리는 시즌 15승으로 다승 부문에서 양현종, 헥터의 18승에 이어 단독 3위에 올라 있고, 평균자책점 역시 3.65로 전체 7위에 올라 있다. 켈리, 박종훈, 그리고 다이아몬드까지 선발 세 선수는 37승을 합작했는데, 결과적으로 SK가 올 시즌 거둔 73승 중 절반을 책임졌다. 마운드가 불안하다고, 혹은 약하다고 평가했던 것과 달리 기대 이상의 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SK가 선발 두 자릿수 승을 올린 선수를 세 명이나 배출한 건, 지난 2007년 이후 10년 만의 일이다. 지난 2007년 당시 SK는 레이번이 17승, 로마노가 12승(선발 11승), 채병용이 11승을 올리면서 세 명의 선발이 두 자릿수 승리를 올린 바 있다. 당시 SK는 73승 5무 48패로 승률 .603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었다.

올 시즌 SK에게 남은 경기는 3경기뿐이다. 큰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5위로 가을야구에 진출 할 전망이다. 켈리, 박종훈, 다이아몬드까지 안정적인 선발진에 후반기 불타오르고 있는 로맥과 최정이 있는 한 가을야구 전망도 밝아 보인다.
타구장 Key 넘버

➀ LG vs 삼성 : 전자 라이벌 8년 만에 PS 동반 탈락 위기
사실상, LG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렵게 됐다. 꼭 잡아야 했던 경기에서 패하면서 앞으로 전 경기 승리가 아닌 이상 가을야구를 기대하긴 힘든 상황이다. 삼성 역시 진즉에 가을야구를 접은 상태다. 이대로라면 두 팀은 지난 2009년 이후 8년 만에 PS 동반 탈락을 하게 된다. 오늘 경기로 LG는 가을야구에 대한 한 줄기 희망을 이어갈지, 탈락을 확정지을지 결정하게 된다.
➁ 넥센 vs kt : kt, 고춧가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시즌 막판 kt의 기세가 무섭다. kt와의 경기 결과에 따라 5강이 가능한지 불가능한지, KIA가 우승할 수 있을지 결정될 정도다. 오늘 경기 역시 kt는 넥센의 포스트시즌행 캐스팅 보드를 쥐고 있다. 끝나지 않은 고춧가루, 남은 경기 kt의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박종현 애널리스트 (blogpjh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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