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외국인 선수 재계약을 두고 고심 중이다. 알렉시 오간도(사진 왼쪽부터), 윌린 로사리오(오른쪽), 카를로스 비야누에바 3명과의 재계약을 두고 장고에 들어간 상태다(사진=한화)
한화 이글스가 외국인 선수 재계약을 두고 고심 중이다. 알렉시 오간도(사진 왼쪽부터), 윌린 로사리오(오른쪽), 카를로스 비야누에바 3명과의 재계약을 두고 장고에 들어간 상태다(사진=한화)

[엠스플뉴스]

한화 이글스, 외국인 선수 3명과 재계약 두고 고심. 한화 “다른 나라 리그 진출, 은퇴 변수 등이 있어 재계약 결정 내리기 쉽지 않다.”

한화 이글스가 외국인 선수 3명과의 재계약을 두고서 딜레마에 빠졌다. 올 시즌 한화는 윌린 로사리오, 카를로스 비야누에바, 알렉시 오간도 등 3명의 ‘도미니칸 트리오’가 활약했다.

‘도미니칸 트리오’는 구장 안팎에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한화는 이들과의 재계약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뭘까.

한화, “로사리오 국외팀이 관심, 재계약은 미지수”

윌린 로사리오(사진=엠스플뉴스)
윌린 로사리오(사진=엠스플뉴스)

로사리오는 계약 첫 시즌이던 지난해 타율 0.321/ 33홈런/ 12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60을 기록했다. 한화가 재계약 카드를 든 건 당연했다.

올 시즌에도 로사리오는 9월 21일 기준 타율 0.341/ 37홈런/ 111타점/ OPS 1.081의 특급 성적을 내고 있다. 외국인 타자 대부분이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로사리오는 지난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한화 이상군 감독대행은 “로사리오는 올 시즌 자기 역할을 충분히 했다. 2번째 시즌을 보내면서 한국야구에 확실하게 적응한 것 같다”는 말로 로사리오를 칭찬했다.

문제는 로사리오를 원하는 팀이 너무 많다는 데 있다. 한화 관계자는 “미국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 몇몇 팀에서 로사리오 영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안다"며 "로사리오와의 재계약은 다른 리그 진출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로사리오의 메이저리그 유턴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에릭 테임즈(밀워키)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실패한 유망주'였던 테임즈는 2014년 NC 다이노스에 입단해 2016년까지 한국에서 3시즌을 뛰었다. 테임즈는 KBO리그에서 맹활약하고서 메이저리그로 ‘금의환향’ 했다. 2016년 겨울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 3년 1600만 달러(약 180억 원)의 ‘대박 계약’을 맺은 것. 테임즈는 올 시즌 빅리그에서 30홈런을 돌파하며 미국 복귀 첫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한국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큰 관심을 두는 것도 '제2의 테임즈'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로사리오는 다소 거칠어 보이는 외면과 달리 굉장히 얌전한 선수다. 훈련 태도가 성실하고, 사생활도 매우 모범적이다. 무엇보다 이만한 성적을 내는 외국인 타자를 찾기가 정말 어렵다. 우리 입장에선 꼭 재계약하고 싶지만, 다른 나라 리그 팀들이 로사리오 영입전에 뛰어든다면 현실적으로 우리 바람이 실현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한화 관계자의 말이다.

‘겨울 준비만 잘한다면...' 오간도, 결국엔 조건이 관건

알렉시 오간도는 협상 조건이 변수다(사진=엠스플뉴스)
알렉시 오간도는 협상 조건이 변수다(사진=엠스플뉴스)

“시즌 전체로 봤을 때, 오간도가 많은 경기에 뛰지 못한 게 아쉽다.” 이상군 감독대행은 오간도의 ‘시즌 아웃’ 소식을 전하며 안타까워했다. 오간도는 9월 20일 ‘손목 골절상'으로 팀 전력에서 제외됐다.

올 시즌 오간도는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19경기에만 등판했다.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60일이나 빠졌다. 내구성에서 문제를 노출한 것. 이닝 소화에서도 아쉬움이 크긴 마찬가지였다.

오간도는 선발투수로 등판했을 때 평균 5.2이닝을 소화했다. 오간도에게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한화로선 다소 아쉬운 투구이닝일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한화가 오간도를 부정적으로 보는 건 아니다.

한화 관계자는 “오간도의 올 시즌 성적이 아쉬운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시즌 준비를 철저히 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냈을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오간도와 비야누에바는 지난해까지 주로 구원투수를 맡았던 선수들이다. 그러다 뒤늦게 한화행이 결정된 후 급히 ‘선발 준비’를 해야 했다. 시즌 초 빡빡한 일정 속에 계속 경기에 등판하다 보니 좀 무리가 온 것 같다. 올 시즌이 끝나고, 겨우내 두 선수가 제대로만 준비한다면 내년 시즌 더 좋은 성적을 내리라 판단한다.”

한화 실무 관계자는 “오간도와의 재계약은 결국 '재계약액이 얼마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화는 오간도에게 ‘도미니칸 트리오’ 가운데 가장 많은 180만 달러(약 20억 원)를 투자했다. 미국에선 '오간도 연봉이 200만 달러(23억 원)가 넘는다'란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오간도가 한화에 남으려면 연봉을 ‘스스로 낮출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쟁쟁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자랑하는 오간도가 과연 이를 받아들일지가 가장 큰 관건인 셈이다.

‘은퇴 고려’ 비야누에바, 잡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는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는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사진=엠스플뉴스)

비야누에바는 ‘은퇴 결정’이 재계약의 최대 변수다. 한화 관계자는 “비야누에바가 올 시즌 종료 후 은퇴를 고심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만 34세인 비야누에바는 아직 현역에서 충분히 뛸 수 있는 나이다. 그러나 인생의 새로운 진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비야누에바가 메이저리그에서 뛸 때 선수노조 임원이었을 정도로 야구행정에 관심이 많다. 또 지도자 변신도 고민하는 것 같다. 비야누에바가 한화 젊은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노하우를 전수하고, 조언하는 걸 보면 코치로 변신해도 잘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쨌거나 시즌 종료 후 미국으로 돌아가 가족과 ‘현역 지속 여부’를 두고 상의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 한화 관계자의 설명이다.

비야누에바는 “현재로선 은퇴와 현역 지속 가능성이 50대 50”이라며 “진지하게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한화는 “비야누에바가 현역으로 계속 뛴다면 재계약을 고려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외국인 선수 재계약에 앞서 한화가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할 스토브리그 핵심 과제가 있다. 바로 ‘차기 감독 결정’이다. 한화는 “우선 이 문제를 매듭지은 후 외국인 선수 재계약에 들어가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김원익 기자 one2@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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