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비야누에바'(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굿바이 비야누에바'(사진=엠스플뉴스 전수은 기자)

[엠스플뉴스=대전]

마운드를 내려오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의 표정엔 아쉬움이 가득했다. 시즌 마지막 등판을 멋지게 장식하고 싶었지만, 마음처럼 쉽진 않았다.

하지만, 이내 밝은 표정을 되찾았다. 그는 모자를 벗어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넸다. 팬들도 이에 박수로 화답했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비야누에바가 올 시즌 마지막 등판을 호투로 장식했다. 9월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한 비야누에바는 6.2이닝 3피안타 1볼넷 3실점(2자책)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비야누에바는 3회까지 '퍼펙트 투구'를 이어갔다. 한화 타자들도 이에 화답하듯 2회 4점을 뽑아 비야누에바를 지원했다. 4회엔 김주찬에게 2루타를 맞고 첫 실점을 내줬지만, 로저 버나디나-최형우-나지완을 연속으로 범타 처리했다. 시종일관 공격적인 투구로 KIA 타자들을 밀어붙였다.

메이저리그(MLB) 11년 차의 관록은 6회까지 계속 됐다. 비야누에바는 6회를 삼자범퇴로 막았다. 그러나 문제는 7회였다. 선두타자 버나디나와 최형우를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쉽게 끝내는 듯했지만, 후속타자 나지완(볼넷)과 안치홍(안타)을 내보내며 2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이어진 상황에서 이범호와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지만,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로 2점을 추가 헌납했다. 비야누에바는 이후 김경태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시즌 마지막 등판을 마쳤다.

올 시즌 150만 달러에 한화 유니폼을 입은 비야누에바. 오랜 MLB 경력으로 영입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잦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애초 기대치엔 미치지 못했다. 비야누에바는 이전까지 19경기에 등판해 5승 7패, 평균자책 4.27을 기록했다.

비야누에바는 사실상 올 시즌을 끝냈다. 이후 재계약 확률도 그리 높지 않다. 이 문제를 놓고 구단과 선수가 어느 정도 교감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올 시즌 자신의 임무를 마친 비야누에바는 29일 인천공항을 통해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출국한다.

경기 후 비야누에바는 "(그동안) 많은 배려 해주신 구단,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주신 팬. 모두 잊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적만 놓고 보면 대단한 활약은 아니었다. 그러나 비야누에바가 보여준 프로 선수로서의 자세는 한화 선수들에게 큰 메시지를 남겼다.

전수은 기자 gurajeny@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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