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사진=LG)
LG 트윈스 양상문 감독(사진=LG)

[엠스플뉴스=부산]

LG 트윈스에게 10월 3일은 쉽지 않은 하루였다. 감독, 단장 선임건으로 오전내 시끄러웠던 까닭이다. 여기다 하필이면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최종전을 앞둔 상황이었다.

이날은 감독, 단장 선임 여부와는 상관없이 LG 양상문 감독에겐 특별한 날이었다.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서는 마지막 날이었기 때문이다. 경기를 앞두고 만난 양 감독은 “아직은 어떤 말도 할 수 없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취했다.

선수단 분위기도 말이 아니었다. 대부분 선수들이 다소 굳은 표정으로 더그아웃을 오갔다. LG 한 코치는 “최종전을 앞두고 이런 기사가 나와서 정말 답답하다. 팀에 악영향이 갈 것을 알았을 것 아닌가. 하루만 참아줬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한 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LG는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이미 가을 야구 진출이 무산된 상황이지만, 어느 때보다 열심히 경기에 임했다. 0대 2로 뒤진 7회엔 유강남의 홈런과 문선재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추가점을 뽑지 못해 2대 4으로 패했다.

양 감독은 오히려 밝게 웃었다. LG 감독 부임 이후 줄곧 진행해 온 리빌딩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나타냈다.

경기 전 양 감독은 “리빌딩은 그 자체만으로 참 어렵다”며 운을 뗀 뒤, “올 해 ‘수확’을 거뒀다고 표현하긴 힘들지만, 악조건 속에서도 선수들이 끝까지 5강 싸움을 해줬단 점은 팀이 어느 정도 만들어졌단 반증이 아닐까 싶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가장 발전한 선수론 ‘안방마닝’ 포수 유강남을 꼽았다.

“(유)강남이가 기록적으로 많이 성장했다. 올 시즌 팀 평균자책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강남이가 중간에서 많이 도와준 덕분이다. 투수들에게 분명 좋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본다.” 양 감독의 말이다.

물론 모든 일엔 아쉬움이 남게 마련이다. 양 감독은 “이제 와서 아쉬움을 말해봐야 뭐하겠나. 그저 떠나는 마당에 조용히 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전수은 기자 gurajeny@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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