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퍼트의 포스트시즌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이 깨졌다(사진=두산)

니퍼트의 포스트시즌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이 깨졌다(사진=두산)

[엠스플뉴스(잠실)]

두산 베어스는 ‘가을 무적’을 믿었다.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는 곧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 78.8%(33차례 가운데 26차례)를 뜻했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내세운 두산 마운드는 빈틈이 없어 보였다.
10월 17일 잠실구장 마운드에 오른 니퍼트의 위압감은 그 어느 때보다 컸다. 최근 2년간 가을 야구에서 니퍼트는 무결점의 사나이였기 때문이다.
니퍼트는 2015년 10월 10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7회부터 2016년 10월 29일 NC 다이노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 8회까지 포스트시즌 34.1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종전 KBO리그 기록인 현대 유니콘스 투수 김수경의 포스트시즌 27.2이닝 연속 무실점 기록(1998년 10월 24일~2000년 11월 4일)을 훌쩍 뛰어넘은 숫자였다.
게다가 니퍼트의 포스트시즌 대기록의 희생양이 바로 이날 플레이오프 1차전 상대인 NC였다. 2015년과 2016년 포스트시즌에서 니퍼트는 NC와 세 차례 만나 총 24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펼쳤다. 가을 마운드에 선 니퍼트는 NC 타선엔 공포 그 자체였다.
두산의 기대만큼 니퍼트의 포스트시즌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은 이날 경기에서 계속 이어졌다. 2회 초까지 NC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은 니퍼트는 팀이 1-0으로 앞선 3회 초 유격수 류지혁의 송구 실책으로 1사 2루 위기를 맞았다. 이어진 김준완의 안타와 2루 도루로 2사 2, 3루 위기가 계속됐다.
결국, 박민우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으면서 니퍼트의 포스트시즌 연속 이닝 무실점 대기록 행진은 37이닝에서 중단됐다. 다행히 두산은 4회 말 공격에서 3득점으로 다시 경기를 4-2로 뒤집었다.
문제는 또다시 흔들린 니퍼트였다. 이번에도 수비 실책이 불씨가 됐다. 니퍼트는 4-2로 앞선 5회 초 1사 1, 2루에서 박민우를 1루 땅볼로 유도했다. 이를 잡은 1루수 오재일이 2루로 공을 던졌지만, 이 송구는 1루 주자 나성범을 맞고 1루수 실책으로 연결됐다. 니퍼트는 1사 만루에서 결국 재비어 스크럭스에게 역전 만루 홈런을 맞고 고갤 숙였다.
니퍼트의 이날 최종 기록은 5.1이닝 8피안타(1홈런) 9탈삼진 2볼넷 6실점(5자책)이었다. 가을 무적의 신화가 한순간에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두산 입장에선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 결과였다.
이날 두산 불펜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두산 불펜진은 8회 초에만 무려 7실점 하는 부진으로 승기를 완전히 넘겼다. 특히 2015년과 2016년 포스트시즌에서 12경기 등판 평균자책 0으로 ‘가을 남자’로 불린 이현승도 0.1이닝 2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무너졌다. 결국,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은 13실점이라는 마운드 대붕괴로 뼈아픈 5-13 역전패를 당했다. 가을 무적 마운드의 신화가 허망하게 무너졌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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