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포수 양의지(왼쪽)와 투수 장원준(오른쪽)이 2차전 승리를 위해 호흡을 맞춘다(사진=두산)
두산 포수 양의지(왼쪽)와 투수 장원준(오른쪽)이 2차전 승리를 위해 호흡을 맞춘다(사진=두산)

[엠스플뉴스]

두산 베어스가 잠실에서 2패를 안고 마산으로 내려가는 건 상상할 수 없다. 빅게임 배터리인 장원준과 양의지의 찰떡궁합 호흡에 2차전 승리를 기대하는 두산이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를 내고도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패한 두산 베어스가 반격을 노린다. 최근 2년간 큰 경기에서 완벽한 호흡을 보여준 ‘빅게임 배터리’인 투수 장원준과 포수 양의지가 NC 다이노스의 변칙 전술을 막아야 한다.

두산은 10월 18일 잠실구장에서 NC를 상대로 플레이오프 2차전을 치른다. 17일 열린 1차전에서 5-13으로 충격적인 대패를 당한 두산이다. ‘가을 무적’ 니퍼트가 5.1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게 두산엔 치명타였다. 팀 불펜진도 8회 초에만 7실점 하는 부진으로 승기를 완전히 NC에 넘겼다.

KBO리그에서 플레이오프 1차전 승리는 곧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 78.8%(33차례 가운데 26차례)를 뜻한다. 정말 중요한 일전에서 허망하게 패한 두산은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1차전이 끝난 뒤 “작은 실점 하나가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 따라붙는 분위기에서 이현승이 막아줘야 했었는데 점수를 허용했다. 이어 젊은 투수들이 압박감을 못 이긴 게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며 진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렇다고 지나간 것에 미련을 두고 있을 수만은 없다. 2차전에서 어떻게든 승리한 다음 마산행 버스를 타야 할 두산이다. 다행히 ‘빅게임 배터리’인 장원준과 양의지가 2차전 승리를 위해 호흡을 맞춘다.

장원준은 두산으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한 2015년부터 가을 야구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최근 2년간 장원준은 포스트시즌 총 5경기에 선발 등판해 4승 평균자책 2.03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장원준의 가을 역투가 있었기에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이 가능했던 두산이다. 장원준은 “두산으로 이적한 뒤 잘 풀리기 시작했다. 특히 2015년 포스트시즌 호투로 큰 경기에 강하단 좋은 이미지가 나에게 생긴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렇게 성공적이었던 장원준의 가을 야구엔 항상 양의지가 함께했다. 두산 선발 투수라면 “양의지의 사인만 믿고 던졌다”라는 말을 밥 먹듯 얘기한다. 이런 훌륭한 포수의 존재는 단기전을 대비하는 팀의 부담감을 한층 덜어준다.

1차전에서 양의지의 활약은 단연 빛났다. 양의지는 17일 경기에서 2회 말 선제 좌월 솔로 홈런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3회 말 무사 만루 기회에서도 양의지는 1타점 우전 적시타로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했다. 수비에서도 양의지는 4회 초 권희동의 2루 도루 시도를 깔끔한 송구로 저지했다. 3회 초 양의지가 허용한 김준완의 2루 도루도 사실상 아웃 타이밍이었지만, 유격수 류지혁이 포구가 아쉬웠다.

NC의 변칙을 막아야 할 두산 양의지의 정석

1차전에서 13실점으로 무너진 팀 마운드를 지켜본 양의지의 마음은 쓰라렸다(사진=두산)
1차전에서 13실점으로 무너진 팀 마운드를 지켜본 양의지의 마음은 쓰라렸다(사진=두산)

2패를 떠안고 마산으로 떠나는 두산의 시나리오는 상상할 수 없다. 장원준과 양의지가 함께 1차전에서 나온 NC의 변칙 전술을 무력화해야 한다. NC 김경문 감독은 1차전에서 제프 맨쉽의 불펜 투입과 김준완·나성범의 테이블 세터 기용 등 파격적인 변칙 전술을 선보였다. 2차전 선발도 사이드암 투수인 이재학이 낙점됐다.

김 감독은 1차전 승리 뒤 “가을 야구에서 두산에 많이 졌기에 꼭 이기고 싶었다”고 힘줘 말했다. 1차전 직전 니퍼트의 포스트시즌 연속 이닝 무실점 기록을 깨기 위해 스퀴즈 작전도 불사하겠단 김 감독의 말에서 두산을 꺾기 위해 정석대로 가지 않겠단 NC의 의지가 엿보였다. 좌완 투수인 장원준을 상대로도 색다른 변화의 카드를 꺼낼 수 있는 NC의 분위기다.

장원준과 양의지가 이런 NC의 변칙 전술에 얼마나 흔들리지 않느냐가 2차전 승부의 관건이다. 양의지는 1차전 직전 “큰 경기에서 투수 리드는 너무 역으로 가는 것보단 정석대로 가는 게 낫다. 실투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1차전에선 니퍼트의 속구 제구가 경기 중반부터 흔들리면서 변화구 비중을 늘렸지만, 결과적으로 이 선택은 실패가 됐다. 재비어 스크럭스에게 결정적인 역전 만루 홈런을 내준 공은 바깥쪽 높은 코스로 밋밋하게 들어간 슬라이더였다.

장원준이 정규시즌과 같이 우타자 상대로 몸쪽 스트라이크 존 구석을 파고드는 속구와 바깥쪽에서 절묘하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문제없이 구사한다면 2차전에서 양의지의 머릿속은 1차전과 같이 복잡해질 필요가 없다. NC의 변칙을 이겨내기 위해선 양의지의 정석이 빛나야 한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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