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베리'의 위력을 다시 한번 보여줘야 할 이재학(사진=엠스플뉴스)
'스트롱베리'의 위력을 다시 한번 보여줘야 할 이재학(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 플레이오프 2차전 선발투수로 NC는 이재학을 예고했다. 정규시즌과 지난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부진했던 이재학, 하지만 가을야구는 그간의 부진을 만회할 좋은 기회다.

“가을야구는 그동안 못 한 걸 한 방에 뒤집을 기회다.”

NC 다이노스 최고참 이호준은 포스트시즌이 ‘대역전’의 기회라고 강조한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이호준은 “후배 중에 정규시즌에서 잘 못 했다고 의기소침한 친구들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연봉 고과 때문에 한숨쉬고 걱정하는 친구들에게는 ‘가을야구에서 한 방에 뒤집으라고’ 이야기를 해 준다. 시즌 내내 못한 거, 여기서 네가 잘 하면 한꺼번에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 슬럼프라고 걱정하는 선수에게도 ‘큰 경기 앞두고 슬럼프였던 선수 중에 막상 경기 시작하면 ‘미치는’ 선수가 많더라’고 격려한다. 가을야구는 그간의 부진을 뒤집을 좋은 기회다.” 이호준의 말이다.

10월 1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17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NC 선발로 나설 이재학도 ‘대역전’을 노리는 선수 가운데 하나다.

이재학은 올 시즌 NC 이적 후 가장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2013년부터 이어온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28경기 5승 7패에 5.67의 평균자책. 승수도, 이닝도, 평균자책도 풀타임 1군 선수가 된 이후 가장 좋지 않은 기록을 남겼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아예 자리를 잃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1경기 등판해 아웃카운트 없이 안타 하나를 맞은 뒤 교체된 게 전부다. 팀이 7경기를 치를 동안 1타자 상대하는 데 그쳤다.

올해뿐만이 아니다. 이재학에게 가을야구는 언제나 씁쓸한 실패와 후회로 남았다. 2014년 10월 19일. 팀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경기이자 개인 통산 첫 포스트시즌 경기인 준플레이오프 LG 트윈스와 1차전에 선발로 등판했지만 0.2이닝 만에 안타 4개와 볼넷 하나로 5실점 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2015년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에선 정규시즌 10승을 거두고도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나섰다. 2경기에 등판해 1.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승패와는 무관한 상황에 기용됐다. 그리고 지난 시즌엔 ‘승부 조작 연루’ 의혹으로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팀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까지 진출을 먼발치에서 TV로 지켜봐야 했다.

이재학의 통산 포스트시즌 기록은 5경기 1선발 승리 없이 1패에 평균자책 17.18이 전부다. 통산 48승에 4년 연속 10승 이상, 평균자책 4.24를 기록한 정규시즌 성적과는 차이가 크다. 이번 2차전 선발등판은, 올해 정규시즌과 그간 포스트시즌에서 겪은 설움과 아쉬움을 ‘한 방에’ 날릴 기회다.

이재학 호투, NC의 가을 시나리오 결말 바꾼다

두 눈을 질끈 감고 역투하는 이재학(사진=엠스플뉴스)
두 눈을 질끈 감고 역투하는 이재학(사진=엠스플뉴스)

이재학의 투구내용은 NC의 남은 포스트시즌 행보에도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NC는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외국인 투수 제프 맨쉽을 불펜으로 돌렸다. 맨쉽은 최근 등판에서 좀처럼 5이닝 이상을 버티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주로 불펜투수로 활약한 맨쉽이다. 작년 월드시리즈 무대에도 불펜투수로 나선 바 있다.

NC는 맨쉽이 선발로는 경쟁력이 없다는 자체 진단을 내렸다. 그보단 짧은 이닝 동안 ‘강하게’ 던지는 편이 낫다는 게 NC의 판단이다. 최근 김진성, 원종현 등 불펜 투수진의 난조와 남은 포스트시즌 불펜 과부하 우려도 맨쉽을 불펜에 추가하는 계기가 됐다.

외국인 선발을 불펜으로 돌린 만큼, 국내 선발투수가 그만큼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 NC 관계자는 “최소한 팀이 싸울 수 있는 여건은 만들어 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준플레이오프 4차전 선발로 등판한 최금강은 이런 역할을 해줬다. 이날 최금강은 깜짝 선발로 나서 4.1이닝 2실점으로 준수한 피칭을 선보였다. 비록 팀이 패하긴 했지만, 4회까지 1점만 내줄 정도로 좋은 투구를 펼친 최금강이다.

팀이 이재학에게 2차전에서 기대하는 역할도 비슷하다. 최소 두산 타선이 한 바퀴 돌기 전까지는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NC가 자랑하는 불펜을 가동해 경기 중반 이후 승부를 걸 수 있다. 그리고 만약 NC가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할 경우, 좀 더 큰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도, 팀을 위해서도 아주 중요한 이재학의 2차전 선발등판이다. 과연 이재학은 기대 이상의 호투로 정규시즌과 지난 4년의 가을 악몽을 날릴 수 있을까.

배지헌 기자 jhpae117@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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