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헌이 플레이오프 3차전 승부의 추를 기울게 한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다(사진=두산)
민병헌이 플레이오프 3차전 승부의 추를 기울게 한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다(사진=두산)

[엠스플뉴스(창원)]

또 만루 홈런이다.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 간의 플레이오프는 그랜드 슬램 시리즈다. 1차전부터 3차전까지 만루 홈런을 때린 팀이 모두 승리를 따냈다. 홈런이 쏟아지는 타격전 양상이 벌어지는 이번 플레이오프다.

두산은 10월 20일 마산 NC전에서 14-3으로 대승을 거뒀다. 시리즈 전적 2승 1패를 기록한 두산은 21일 4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날 경기 초반 흐름은 두산으로 쏠렸다. 두산은 2회 초 1사 1, 2루에서 오재원의 병살타성 타구를 투수 에릭 해커가 2루로 악송구하는 행운이 따르면서 선취점을 기록했다. 이어진 1사 만루 기회에서 민병헌이 해커의 초구 133km/h 체인지업을 통타해 비거리 105m 우월 만루 홈런을 쏘아 올렸다.

앞선 두 경기와 같이 만루 홈런을 때린 팀이 승리하는 흐름은 똑같이 이어졌다. 두산은 3회 초 오재일의 솔로 홈런과 4회 초 오재일의 1타점 적시타로 7-3까지 달아났다. 승부를 결정지은 순간은 6회 말이었다. 두산은 6회 말에만 안타 5개와 사사구 4개를 묶어 7득점의 빅 이닝을 만들었다. 승기를 잡은 두산은 불펜진을 여유롭게 가동하면서 경기를 매듭지었다.

이번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3차전까지 모두 만루 홈런이 결정적인 순간 나왔다. 1차전에선 재비어 스크럭스의 만루 홈런, 2차전에선 최주환의 만루 홈런이 경기 흐름을 뒤바꾸면서 승리를 가져왔다. 3차전에서도 민병헌의 만루 홈런이 승부의 추를 기울게 한 장면이다.

단일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만루 홈런이 3개나 나온 것은 진귀한 상황이다. 이번 시리즈 직전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만루 홈런이 나온 사례는 겨우 두 차례였다. LG 트윈스 유지현의 1997년 10월 11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 만루 홈런과 한화 이글스 장종훈의 1999년 10월 13일 대전 두산전 만루 홈런이 그 사례였다. 무려 20세기의 기록이었던 플레이오프 만루 홈런이 2017년에만 세 차례나 나온 셈이다.

게다가 18일 2차전에서 나온 양 팀의 8홈런도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홈런 신기록(종전 7개·1999년 10월 20일 시민 롯데 자이언츠-삼성 라이온즈 플레이오프 7차전·2009년 10월 14일 문학 두산 베어스-SK 와이번스 플레이오프 5차전)이다. 공교롭게도 이 기록이 국내에서 가장 큰 야구장인 잠실구장에서 탄생했다. 2017년 플레이오프는 말 그대로 홈런이 지배하고 있다.

김근한 기자 kimgernhan@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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