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냐 KBO냐’의 갈림길에 선 손아섭(사진=엠스플뉴스)
‘MLB냐 KBO냐’의 갈림길에 선 손아섭(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 다시 한번 기회가 찾아왔다. 메이저리그(MLB)가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손아섭을 신분 조회했다. 올 시즌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손아섭의 MLB 진출 가능성을 엠스플뉴스가 취재했다.


2017년 10월 29일. KBO(한국야구위원회)는 “26일 MLB 사무국으로부터 손아섭 신분 조회 요청을 받아 28일 해당 선수가 롯데 자이언츠 소속임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손아섭은 올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취득했다. 물론 신분 조회가 당장 손아섭의 MLB행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MLB 사무국의 신분 조회 요청은 연례행사와 같다.

지난 시즌엔 최형우, 양현종(이상 KIA 타이거즈), 김광현(SK 와이번스), 차우찬(LG 트윈스), 우규민(삼성 라이온즈), 황재균(전 롯데 자이언츠) 등이 MLB로부터 신분 조회 요청을 받았다. 그러나 실제로 MLB에 진출한 건 황재균뿐이었다.

참고로 손아섭은 2015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MLB 진출을 시도한 바 있다. 그땐 단 한 구단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2년이 흐른 지금은 어떨까.

MLB 복수의 스카우트 "손아섭, MLB 여러 구단에서 관심 보이고 있다."

손아섭에 대한 MLB의 평가는 2년 전보다 좋다. 확실한 외야수가 없는 팀이라면 충분히 노려볼 만 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사진=엠스플뉴스)
손아섭에 대한 MLB의 평가는 2년 전보다 좋다. 확실한 외야수가 없는 팀이라면 충분히 노려볼 만 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사진=엠스플뉴스)

MLB 내셔널리그 소속팀의 한 스카우트는 “여러 MLB 구단이 손아섭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타격에선 합격점을 받을 만하다. 빠른 배트 스피드와 콘택트 능력이 돋보인다. 루상에 나가면 언제든지 뛸 수 있는 ‘빠른 발’도 장점이다. 김현수는 수비 포지션이 좌익수로 한정돼 있는 반면, 손아섭은 우익수 수비가 가능하고, 어깨도 좋다는 장점 또한 갖추고 있다.”

국내·외에서 고루 활동 중인 한 에이전트는 “손아섭의 의지만 확실하다면 MLB 진출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실제 MLB 구단들은 손아섭을 나쁘지 않게 평가한다”고 귀뜸했다.

“손아섭은 2년 전에도 김현수보다 좋은 평가를 받았다. 외야수 확보가 급한 팀엔 나쁘지 않은 카드가 될 것이다. MLB 몇몇 스카우트는 손아섭을 일본인 메이저리거 아오키 노리치카와 비교하곤 한다. 손아섭은 한국야구계가 생각하는 것보다 높은 경쟁력을 갖춘 선수다.” 이 에이전트의 설명이다.

MLB 아메리칸리그 소속팀의 한 스카우트는 “MLB 구단마다 평가가 다르겠지만, 몇몇 구단은 손아섭을 ‘제4의 외야수’감으로 평가한다. 타격엔 장점이 많지만, 수비에선 여전히 의문표가 붙기 때문"이라며 "개인적으로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 계약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따로 맺는 것)’ 정도를 받아낼 선수라고 본다"며 다소 냉정하게 손아섭을 평가했다.

손아섭 에이전트, “손아섭의 목표는 ‘어떤 팀에 갈 것이냐’ 보단 '앞으로 어떤 선수로 발전하느냐’다.”

‘타격이면 타격, 주루면 주루’, 못하는 게 없는 만능 타자 손아섭(사진=엠스플뉴스)
‘타격이면 타격, 주루면 주루’, 못하는 게 없는 만능 타자 손아섭(사진=엠스플뉴스)

갑작스러운 MLB의 신분 조회 요청에 손아섭 측은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아직 선수가 향후 거취를 결정하지 않았다. 생각이 정리되면 이후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며 차분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손아섭은 현재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몸을 만들고 있다.

만약 'MLB 도전'을 결심하고, 협상에 들어간다면 그 시기는 언제쯤 될까.

“아직 결정된 건 아무것도 없다. 월드시리즈가 끝나지 않은 상태다. MLB 구단들이 선수 로스터를 정리하고, 보강해야할 포지션이 어디인지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 손아섭 선수를 ‘영입 목록’에 올려놨더라도 구체적인 계약은 윈터미팅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많은 코리안리거가 스프링캠프를 전, 후로 계약을 마무리했다.” 손아섭 에이전트의 말이다.

그러면서 손아섭의 에이전트는 “손아섭은 지금 당장 이적할 팀과 많은 연봉에 집중하기보단 다음 시즌 더 나은 선수로 성장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손아섭 영입 전쟁’, 이미 시작됐다.

과연 다음 시즌 손아섭의 포효는 어느 팀에서 볼 수 있을까(사진=롯데)
과연 다음 시즌 손아섭의 포효는 어느 팀에서 볼 수 있을까(사진=롯데)

손아섭을 향한 관심은 국외뿐만이 아니다. 이미 국내 몇몇 구단이 손아섭 영입에 뛰어든 상태다. 야구계 일부에선 ‘수도권과 서울 연고 구단들이 손아섭 영입에 큰 관심을 보인다’고 평하고 있다.

원소속팀 롯데는 손아섭 잔류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롯데 관계자는 “손아섭은 우리 팀을 대표하는 타자다. 반드시 잡아야 할 선수”라고 강조하고서 “일단 비시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팀 내에만 FA 자격을 얻는 선수가 6명이다. 구단 내부적으로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손아섭은 KBO리그 비시즌 ‘FA 최대어’로 꼽힌다. KBO리그 통산 타율 0.325가 말해주듯 타격에선 흠잡을 데가 없다. 타격 정확도와 꾸준함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올 시즌엔 20홈런에 성공하며 장타력마저 입증했다.

지방구단 스카우트 팀장은 “아섭이는 ‘멈추는 법’을 모르는 선수다. 매 시즌 발전을 거듭해왔다”며 “나이도 아직 만 29세다. 이제 막 전성기에 접어들었다. FA 시장에 나온다면 치열한 영입 전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변의 관심에 손아섭은 오히려 담담하다. “아직 어떤 선택을 내릴 시기가 아니다”라며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손아섭 영입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손아섭의 최종 종착지는 어디일까.

전수은 기자 gurajeny@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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