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가 2017 KBO리그 신인왕에 올랐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엠스플뉴스=서울]

l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 압도적인 득표로 2017 KBO 리그 신인왕 수상, 역사적인 첫 발 내딛다.

‘전설의 탄생’이었다.

이정후(넥센 히어로즈)가 10년 만의 ‘순수 신인왕’에 오르며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딛었다.

이정후는 11월 6일 오후 서울시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하모니볼룸에서 열린 ‘2017 KBO 어워즈’에서 신인왕 수상자로 결정됐다.

이정후는 총 535점 만점에 503점을 획득해 신인왕에 올랐다.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득표였는데 점수합산을 시작한 2016년 넥센 신재영의 453점을 또 한 번 뛰어넘었다.

이정후 "팀 동료들과 코칭스태프에게 감사하다"

넥센 이정후는 10년 만에 순수 신인왕에 올랐다(사진=엠스플뉴스 김원익 기자)
넥센 이정후는 10년 만에 순수 신인왕에 올랐다(사진=엠스플뉴스 김원익 기자)

이정후는 “먼저 많이 부족한데 경기에 뛰게 해주셔서 장정석 넥센 감독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라며 “또 항상 칭찬과 격려로 다독여준 코치님께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일찌감치 수상이 예상됐다. 이정후는 올 시즌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1994년 유지현이 가지고 있었던 신인 최다득점(109득점)을 뛰어넘는 111득점을 기록했다. 또 179안타 타율 0.324를 기록, 넥센의 공격을 견인했다.

신인상은 KBO 리그규정 자격 요건에 따라 올 시즌을 제외한 최근 5년(2012년 현역선수 최초 등록 기준)간 기록이 투수는 30이닝, 타자는 60타석 이내이면서 해외 프로야구 기구에 소속되지 않았던 선수들을 대상으로 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런 자격 요건을 따질 필요가 없었다. 이정후의 신인왕 수상은 2007년 임태훈(두산)이후 10년 만에 프로 데뷔 1년차 선수의 순수 신인왕 계보를 이은 것이기도 했다.

이정후는 “선배들이 항상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고, 경험을 토대로 해준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라며 “좋은 선배, 형들과 경기를 하면서 정말 많은 걸 느낀 한해였다. 내년 시즌엔 넥센 히어로즈팬 여러분들이 야구장에 오시는데 조금 더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올 수 있도록 제가 더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정후, 부모님께 전한 뜨거운 감사

이정후(사진=엠스플뉴스)
이정후(사진=엠스플뉴스)

사실 이정후는 데뷔 전부터 ‘이종범의 아들’로 알려졌다. 한국야구의 역사적인 선수인 이종범 MBC SPORTS+ 해설위원에 그늘에 늘 가려졌던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날만큼은 아버지 이종범도 받지 못한 신인왕에 오르며 환하게 빛났다.

‘타이틀 목표’를 묻는 질문에 이정후는 “아직 타이틀은 전혀 생각 안 하고 있어서 잘 모르겠지만 열심히 하다보면 언젠간 하나는 타지 않을까 싶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이어 이정후는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 대표팀에 함께 승선한 아버지와의 호흡을 묻는 질문이 나오자 어머니에 대한 감사를 먼저 언급했다.

이정후는 “아버지가 선수셔서 어렸을 땐 많은 추억이 없었다. 그 시간을 엄마가 채워줘서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라고 했다.

장내에서 이 이야기를 들은 이정후의 어머니 정정민 씨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이정후는 “많은 분들이 제게 ‘아버지 무섭지 않으시냐? 엄하지 않으시냐?’고 물어보는데 난 태어나서 한 번도 혼난 적이 없다. 항상 친구같이 좋은 분이어서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정후는 이내 ‘엉뚱한 20대 초반’다운 면모도 보였다. 오는 11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2017 아시아프로야구 챔피언십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출 ‘이종범 코치’에 대해서 ‘엄살 섞인 당부’를 건넨 것이다.

“국가대표팀에 소집돼서 (이종범 코치님과 함께)훈련을 했다. 그런데 형들한테 항의가 많이 들어왔다. ‘이종범 코치님 펑고 템포가 너무 빨라서 스프링캠프인줄 알았다’고, ‘조금만 천천히 쳐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했다.” 말을 마친 이정후는 쑥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지만 당당하게 얘기를 마쳤다.

김원익 기자 one2@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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