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계약선수' 손아섭, 국외 진출과 국내 잔류 두고 “하늘의 뜻에 맡기겠다.”

롯데 잔류 여부엔 “‘롯데 레전드’로 남고 싶지만, 보상받고 싶다.”

손아섭이 자신의 거취를 두고 입장을 밝혔다(사진=엠스플뉴스)
손아섭이 자신의 거취를 두고 입장을 밝혔다(사진=엠스플뉴스)

[엠스플뉴스]

“아직 미국 진출과 한국 잔류를 두고 하나를 결정하지 못했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의 ‘뜨거운 감자’ 손아섭(롯데 자이언츠)이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11월 6일 손아섭은 “국내 잔류 가능성을 높게 보지만, 메이저리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다”며 “롯데에 남고 싶으나, 현실적인 보상을 받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손아섭 “내년에 트로피 더 많이 들고 싶어.”

손아섭은 아직 배가 고프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손아섭은 아직 배가 고프다(사진=엠스플뉴스 김근한 기자)

손아섭은 2017시즌 193안타를 기록, 11월 6일 열린 ‘2017 KBO 어워즈’에서 최다안타상을 받았다. 밝은 표정으로 단상에 선 손아섭은 특유의 자신감 있는 태도로 다음 시즌 포부를 밝혔다.

“오랜만에 이 자리에 올라오니 떨리기도 한다. 올 시즌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아직도 배가 많이 고프다. 내년 시즌 준비 잘 해서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내년엔 트로피 1개가 아니라, 더 많이 들 수 있도록 초심을 잃지 않겠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은 손아섭은 ‘FA 시장 최대어’로 꼽힌다. 10월 28일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신분 조회를 받으며 손아섭은 ‘메이저리그 진출’과 ‘국내 잔류’ 사이에서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손아섭은 일단 메이저리그 신분 조회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주위에선 신분 조회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데, 신분 조회 자체는 지난해도 많았다. 그렇기에 신분조회 자체는 큰 의미가 없는 것 같다.”

그렇다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한 열망 자체가 없는 건 아니다.

손아섭은 “솔직히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메이저리그 진출이) 어렸을 때부터의 꿈은 맞다”고 밝혔다. 하지만, 손아섭은 이내 “지금 상황에선 미국으로 떠날지, 한국에 남을지 결정된 게 전혀 없다. 하늘의 뜻에 맡겨야 할 것 같다”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손아섭, 롯데 잔류 가능성은?

손아섭은 롯데에 남고 싶은 바람을 밝히면서도 '실리추구'에 대한 의지도 분명히 밝혔다(사진=엠스플뉴스)
손아섭은 롯데에 남고 싶은 바람을 밝히면서도 '실리추구'에 대한 의지도 분명히 밝혔다(사진=엠스플뉴스)

손아섭의 ‘롯데 잔류 여부’야말로 야구팬들의 최대 관심사다.

손아섭은 ‘2007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29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2010년 주전 선수로 올라선 손아섭은 그해부터 '8년 연속 타율 3할'과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며 롯데 팬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손아섭은 올 시즌에도 타율 0.335/ 193안타/ 20홈런/ 113득점/ 80타점/ 25도루의 좋은 성적을 냈다. 성적뿐만 아니라 손아섭은 현재 거인 군단을 상징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이런 상황을 잘 아는 손아섭이기에 더 신중할 수밖에 없다.

“부산은 내가 태어나 30년 간 자란 곳이다. 또 롯데는 ‘손아섭’이란 선수가 많이 부족할 때부터 기회를 줬고, FA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준 팀이다.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어 손아섭은 “선배들이 한 팀에 남아 레전드로 은퇴하는 걸 보면서 ‘정말 멋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 은퇴식을 보면서 나 또한 ‘저런 길을 걷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게 사실”이라며 ‘롯데 레전드’로 남고 싶은 속내를 전했다.

하지만 ‘충분하지 않은 조건을 수용하면서까지 롯데에 남아야 하느냐'와 관련해선 여전히 고민임을 나타냈다.

“롯데에서 좋은 대우를 해주는 게 나로선 가장 좋은 결과다. 나 역시 보상 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하지만 롯데 구단의 사정도 있을 것이고. 롯데에서 잘 신경 써주리라 기대한다.” 손아섭의 얘기다.

롯데는 '무슨 일이 있어도 손아섭의 잔류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크다. 롯데엔 강민호·최준석·문규현·이우민 등 FA가 많아 ‘집안 단속’에 100% 성공하기 힘든 실정이다. 전력보강을 노리는 복수의 팀도 손아섭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몸값은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다.

손아섭의 거취가 이른 시일 안에 결정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원익 기자 one2@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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