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신인 고우석, “올 시즌 난 강한 공만 던진 투수였어.” 최고구속 153km/h 속구 장점 지키며 제구력 보완 중점. 고우석의 당찬 포부 “선발과 구원 모두 잘 하고 싶다.”

LG 트윈스 고우석은 스무살이란 나이에 어룰리지 않게 야구이야기만 나오만 늘 진지해진다. 동시에 꿈과 포부가 원대한 '야망남'이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LG 트윈스 고우석은 스무살이란 나이에 어룰리지 않게 야구이야기만 나오만 늘 진지해진다. 동시에 꿈과 포부가 원대한 '야망남'이다(사진=엠스플뉴스 배지헌 기자)

[엠스플뉴스]

LG 트윈스 신인 투수 고우석은 데뷔해인 올 시즌 1군에서 활약했다.

특히, 고우석은 최고구속 153km/h의 강속구를 뽐내며 팀 평균자책 1위 LG 마운드에서도 존재감을 나타냈다.

성적은 25경기 26이닝 1홀드 평균자책 4.50으로 특별하진 않았다. 하지만 고우석의 장래를 의심하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되레 찬란한 미래에 기대를 거는 이들만 더 늘었다.

고우석 “강한 공 보여줬지만, 프로는 달랐다.”

LG 고우석은 데뷔해인 올 시즌 곧바로 1군 무대서 뛰며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사진=LG)
LG 고우석은 데뷔해인 올 시즌 곧바로 1군 무대서 뛰며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사진=LG)

첫 시즌을 마친 소감은 어떤가.

아마추어 시절엔 나를 잘 몰랐다. 그래 올해 목표로 ‘내가 어떤 선수인지만 알고, 큰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자’고 생각했었다. 그 계획만큼은 이뤄진 것 같아 만족스럽다.

데뷔 첫해 곧바로 1군 무대에서 뛰었다.

사실 올핸 욕심부릴 것도 없었던 해였다. 그런데 기대보다 빨리 1군에 콜업이 됐고, 성적이 잘 나나오니까 ‘더 잘 하고 싶은 욕심’이 들고 그것 때문에 무리했다. 그런 영향으로 차츰 성적도 떨어졌던 것 같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이 워낙 강렬했다.

주위에서 큰 기대를 보였고 그런 이유로 나 자신도 들떠서 체계적인 준비를 하지 못했던 것 같다. 또 준비방법을 몰랐다. 올 시즌 전 스프링캠프로 시계를 거꾸로 돌릴 수 있다면(웃음) 체계적으로 운동을 하고 싶다. 모든 게 부족했었다.

1군 엔트리에 오랜 기간(100일) 있었던 게 얼마나 도움이 됐나.

여러 상황에 등판하면서 참 배운 게 많았다. 점수 차가 크게 벌어져 있거나 뒤지고 있었을 때 등판한 경우가 많았는데 그때도 내 장점을 보여주려 애썼다.

장점?

‘강한 공을 뿌릴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시즌을 잘 마치면서 건강함도 보여준 게 올해 소득이다. 하지만 올 시즌을 ‘경험이었고, 좋은 시즌을 보냈다’라고 말하기 위해선 내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다. 아직 평가는 이르다.

올해 젊은 투수들의 강세가 돋보였는데, 경쟁의식은 없었나.

시즌 땐 정말 다른 사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웃음). 나 챙기기 바빠서 잘 몰랐는데 시즌이 끝나고 다른 팀이 가을야구를 하는 걸 지켜보니까, 부럽더라. 무엇보다 ‘큰 무대에서 한번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힘들 건 안다.

음.

아마추어 때 TV를 보면서 생각한 프로야구는 ‘나도 그냥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프로에 와보니 ‘정말 철저하게 준비해야 하는 곳’이란 걸 뼈저리게 느꼈다. 또 목표의식을 가지고 체계적으로 준비하지 않으면 어느 수준에만 머문다는 걸 배웠다.

신인 투수의 깨달음, '투수는 결국엔 제구력이 기본이다.'

고우석은 올 겨울 스프링캠프 최대 목표로 제구력 향상을 꼽았다(사진=LG)
고우석은 올 겨울 스프링캠프 최대 목표로 제구력 향상을 꼽았다(사진=LG)

‘프로에서 알게 된 고우석’은 어떤 투수던가.

빠른 공은 던질 수 있지만 여러 면에서 아쉬움이 많은 투수? 시즌 치르면서 좋은 얘길 많이 들었는데, ‘내가 해야 하는 야구’가 뭔지를 느꼈다. 여러 유형의 투수가 있을 텐데 나는 결국엔 ‘힘으로 타자를 제압해야 하는 유형’이란 걸 느꼈다. 올해 SK 손혁 투수코치님이 쓰신 칼럼에 쓰신 어떤 문구를 보고 머리에 벼락이 쳤다.

그게 뭐였나.

‘투수는 타자가 알아도 치지 못 하는 공을 던져야 한다’는 문구였다. 그걸 보면서 ‘타자가 충분히 예상을 한 공을 오히려 주무기로 잘 던지고 싶다’는 생각이 커졌다.

결국엔 강점인 속구를 더 살리겠다는 뜻인가.

물론이다. 그런데 ‘완성된 투수’가 되려면 변화구 구사 능력도 중요하더라. 동시에 스트라이크를 던지기 위해서 제구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타자를 압도하기 위해선 좋은 제구가 필수적’이란 걸 정말 많이 느낀 한해였다.

속구엔 확실히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

제구만 잘 된다면 프로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걸 확인했다. 공 속도나 구위는 자신감이 있으니 장점을 더 집중적으로 키우겠다.

고우석의 당찬 포부 “선발과 구원 모두 매력적, 다 잘 하고 싶다.”

고우석(사진=LG)
고우석(사진=LG)

팀 평균자책 1위에 오를 정도로 LG 투수력이 탄탄해 기회를 얻지 못한 감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진 않는다. 올 시즌 많이 보여주지 못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도 팀을 위해 뛰는 게 좋은 일이며, 작은 힘이라도 팀에 도움을 주는 게 ‘정말 기쁜 일’이란 걸 느꼈다.

기쁘다?

등판 상황은 중요하지 않더라. 내가 늘 최선을 다 해야 정말 중요한 때 나가는 선배들이 팀을 위해 최상의 상태로 던질 수 있다는 걸 느끼게 됐다. ‘팀을 아낀다’는 즐거움을 가장 많이 배운 해였다.

시즌 전엔 선발 투수를 꿈꿨는데 2017시즌엔 구원 투수로 많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금은 구원 투수에 마음이 쏠린다. 매일 준비하는 즐거움이 있더라(웃음). 그래도 선발과 구원투수 모두 중요한 보직이고 매력이 있으니까, 다 잘 하고 싶다.

역시 야망이 큰 남자다.

(쑥스럽게 웃으며) 어떤 자리에 가더라도 최고가 돼야 하니까, 준비하고 기회가 왔을 때 놓치고 싶지 않다.

‘최고’까지 가려면 무엇이 가장 부족한 것 같나.

올 시즌 영상들을 쭉 봤다. 내가 봐도 난 ‘중요한 상황엔 믿음이 안 가는 투수’더라. 구위는 좋지만 불안한 상황이 많았다. 제구를 더 보완해서 신뢰를 주는 투수가 되고 싶다.

겨울 동안 ‘스트라이크’가 또 과제겠다.

단순히 ‘그냥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게 아니라 ‘최고로 강한 공을 원하는 곳에 던져 더 위력적으로 만드는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게 최종 목표다. 퓨처스에서 최고구속이 153km/h까지 나왔는데, '더 강한 공을 효과적으로 던질 수 있다'고 믿는다.

당신의 ‘찬란한 미래’를 기대하는 이들이 참 많다.

내년 시즌엔 ‘팀이 힘들 때 필요한 선수’가 되는 게 최대 목표다. 캠프에서도 단순히 내년 시즌만 바라보는 게 아니라, 5년, 10년을 목표로 잡고 운동을 할 생각이다. 최고가 될 수 있게, 또 정말 좋은 투수가 될 때까지 만족하지 않고 노력하겠다.

김원익 기자 one2@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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