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가 새 외국인 투수 키버스 샘슨을 영입했다. 샘슨은 우완 정통파로 메이저리그(MLB)에서 2시즌을 뛰었다. 샘슨은 장점과 단점이 확실한 투수로 평가받고 있다.


키버스 샘슨은 한화의 리빌딩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을까(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키버스 샘슨은 한화의 리빌딩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을까(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엠스플뉴스]

한화는 11월 12일 “새 외국인 선수 샘슨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샘슨의 연봉은 총액 70만 달러(한화 7억8,372만 원). 세부 조항을 살펴보면 계약금 30만 달러에 연봉 40만 달러다. 올 시즌 한화에서 뛴 외국인 투수 카를로스 비야누에바의 연봉에 절반 수준이다.

애초 알려진 대로 ‘이름값’이 아닌 내실있는 외국인 선수를 영입했다는 게 야구계의 중평이다. 특히 한화가 그토록 찾던 ‘건강하고 젊은 선발투수’란 점에선 이견이 없어 보인다.

여기다 ‘영입 시기’도 적절했다. MLB의 한 스카우트는 “외국인 선수 영입은 지금이 최고 적기다. MLB 구단들이 FA(자유계약선수)와 40인 로스터를 확정하고, 발표하는 시기다. 이 시기를 놓치면 선수들 몸값이 치솟는다. 한화가 재빨리 잘 움직인 것 같다”고 평했다.

금액적인 측면에서도 '저비용은 아니'라는 게 많은 야구 관계자의 얘기다. 한 구단 관계자는 “70만 달러는 그리 적은 금액이 아니다. SK 와이번스 외국인 투수 메릴 켈리가 KBO리그 데뷔 첫해 받은 연봉이 35만 달러였다. 그걸 고려하면 샘슨은 적절한 몸값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MLB 전문가들 “샘슨, 속구와 커브 구위는 장점, 단점은 불안한 제구”

샘슨은 장단점이 확실한 투수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샘슨은 장단점이 확실한 투수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1991년생 샘슨은 우리 나이로 27살이다.

2009년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3순위로 샌디에고 파드레스에 지명된 샘슨은 신시내티 레즈에서 MLB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빅리그에선 이렇다 할 활약 없이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마이애미 말린스 마이너리그를 전전했다.

샘슨은 지명 당시 ‘MLB 광속구 투수 에드윈 잭슨을 떠오르게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패스트볼과 ‘파워 커브’가 장점으로 꼽혔다. 체인지업에 대한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유연하게 공을 던지는 투구폼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단, 팔 스윙이 필요 이상으로 커 컨트롤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단 평가도 뒤따랐다. 실제로 샘슨은 투구 기복이 심해 컨디션이 좋은 날과 그렇지 못한 날의 차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MLB 경력은 많지 않다. 신시내티 소속으로 2시즌(2015, 16시즌)을 뛰었고 31경기(14선발)에 등판해 2승 7패 평균자책 5.60을 거뒀다. 2017시즌엔 마이애미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AAA)팀에선 5승 5패 평균자책 5.92 탈삼진 84, 볼넷 60개를 기록했다.

구위면에선 KBO리그에 충분히 통할만한 투수다. 문제는 불안정한 제구다. MLB 시절 91.2이닝을 소화하며 탈삼진 84개를 기록했지만, 볼넷도 53개로 많았다. 9이닝 당 볼넷 개수(BB/9)가 6.18개에 이른다.

MLB 내셔널리그의 한 스카우트는 “빠른 속구와 커브엔 확실히 장점이 있다. 하지만, 샘슨의 제구력엔 의문이 남는다. 제구력 없인 KBO리그에서 살아남을 수 없음이 증명됐다. 샘슨 스타일상 KBO리그 타자들의 수 싸움에 말리기 시작하면 의외로 쉽게 무너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샘슨은 어두운 과거사와 그 과거사를 극복하고, 빅리그 마운드에 섰던 투수다.

샘슨은 2006년 친구들과 함께 자신의 어머니 차를 타고 이동하다 총기 사고에 휘말렸다. 동승했던 친구 가운데 한 명이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고, 다른 차량에 있던 동승자를 위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샘슨은 주 법원에 기소됐다. 다행히 형사 처벌은 피했지만 2주간 구금된 후, 자신이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퇴학 조치당했다. 2007년엔 어머니의 죽음으로 심각한 공황 상태에 빠졌다.

그로부터 10년이 흐른 지금. 샘슨은 구금과 퇴학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을 극복하고서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고 있다.

한화, 조만간 나머지 외국인 선수와 계약할 수도 있을 듯

180만 달러에 영입한 알렉시 오간도. 그는 10승 달성에 성공했지만, 잦은 부상과 들쑥날쑥한 성적으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사진=엠스플뉴스)
180만 달러에 영입한 알렉시 오간도. 그는 10승 달성에 성공했지만, 잦은 부상과 들쑥날쑥한 성적으로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사진=엠스플뉴스)

샘슨은 지난 시즌까지 MLB 구단들의 관심을 받았던 선수다. 마이너리그 시절 내내 관계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국내 구단들의 영입 후보 리스트에도 꾸준히 이름을 올렸던 선수다.

제구 불안과 부상 우려만 극복한다면 한화의 재빠른 계약이 좋은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참고로 샘슨은 2010년 샌디에고 파드레스 산하 마이너리그 시절 오른쪽 어깨 부상을 당한 바 있다. 팔꿈치 통증으로 적지 않은 경기에 결장하기도 했다. 구단의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대목이다.


한화는 나머지 외국인 선수 영입에도 속도를 올리고 있다.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와 계약 직전까지 왔다는 소식이 들린다.

‘확실한 원·투 펀치’ 대신 ‘가성비’에 초점을 맞춘 한화의 외국인 투수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지켜볼 일이다.

전수은 기자 gurajeny@mbcplu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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